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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무숲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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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be honest..


끝 모르는 추운 겨울, 길고 긴 어두운 터널을 지나 터널 끝 한줄기 빛에 닿을 수 있길 기도한다.


추위와 칼바람에 베인 내 상처를 돌볼 힘도 없어 주저 앉은 채, 터널에서 만난 강아지와 손을 잡고 한발 씩 걸음을 떼려하는 중.


터널 밖이 보이는 창문으로 다가간다. 터널 밖에 보이는 아름다운 요정은 여정길에서 만난 꼬마 요정과 함께 비에 젖은 채, 날지 못하고 떨고 있었다.


요정은 터널에 들어오기 한참 전, 퍽이나 잘 어울리던 사이였다. 나는 그때 요정을 따라가고 싶었지만, 날지 못하는


나는 요정을 따라갈 수 없었고, 그렇게 요정은 혼자 먼저 날아가 버렸다. 허나 지금 창문 앞에 떡 하니 보이질 않는가. 나무 위 


까마귀 2마리는 익숙한 듯 요정의 날개를 쪼아 먹고 선, 날개와 빗물을 동시에 얻어 만족하다는 듯 다시 나무로 돌아가 요정을 노려본다.


그런 요정에게 다시 연민이 생겨 창문 밖을 지긋이 바라보고 있었다. 창문을 깨고 떠나자니, 정들었던 강아지가 다쳐 창문을 넘지 못할까 두려웠다. 


나 또한 상처가 깊었지만, 두 요정을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다고 생각하며 주저하고 있을때,


요정은 뒤돌아 나와 눈이 마주쳤다. 우리는 창문을 사이에 두고 눈을 긴 시간 마주치며 서로의 눈빛을 보고 마음을 읽기 시작했다.


요정은 나와 함께 하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그 마음을 읽은 후, 나는 마음이 조급해졌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내 상황이 날 더 옥죄여 오는것 같았다.


하지만 모든것을 포기했던 내가, 감히 욕심부려 본다. 한번만.. 한번만.. 나도 가지고 싶은 걸 가질 수 있게, 하늘에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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