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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리얼엔진으로 만들어보는 스타워즈 팬픽션 - 홀로크론 동굴

뒤집기교주 18 404 11 0

은하계의 끄트머리 어딘가의 황무지 행성을 배경으로 공중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제국 함대의 총공격으로 게릴라 부대를 몰아내고 있던 그 때, 검은 망토를 쓴 인물이 신비한 파란색으로 빛나는 동굴에 도착합니다. 동굴의 불가사의한 자연의 힘에 의해 작동되고 있는 홀로크론에는 저항군의 마지막 희망을 무너뜨릴 비밀이 간직되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만든게 소설이나 영화가 아니라 3D 환경이라 글 제목을 팬픽션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억지스러운것 같지만, 뭔가 스타워즈 이야기에 있을 법한 배경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황무지 외계 행성에 있는 입구가 큰 동굴 환경입니다. 처음에는 딱히 스타워즈랑 연관 시킬 생각은 없었고 그냥 공상과학 삘로 외계행성 환경 한번 만들어보자 해서 시작했는데 작업 하다 보니 점점 스타워즈 OST 틀어놓고 따라부르고 있더라는....  새삼 다시 느끼지만 스타워즈 시리즈는 OST가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아무리 시리즈에서 제일 구린 영화라도 음악 덕분에 뭔가 있어보이는 효과는 기본적으로 가져가는 것 같습니다. 



과정 설명 전에 결과물이 미리 보시고픈 분들이나 언리얼엔진을 배워보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궁금하신 분들은 이 글 맨 마지막으로 스크롤하시면 됩니다. 만드는 과정 영상으로도 정리해두었습니다. 


 

언리얼엔진에서 기본 랜드스케입(땅 기능)을 만들고 돌, 흙, 자갈 이렇게 재질을 세가지 섞었습니다. 각 재질이 땅의 각도나 높이에 따라 자동으로 나타나게 할 수도 있고 원하는 곳에 재질을 수동으로 브러쉬로 칠해 줄수도 있습니다. 재질 색 밸런스도 조절해서 서로 잘 어우러지게 합니다. 


 

랜드스케입 툴로 땅의 높낮이, 평평함, 험준함 등등을 누르고 깎고 잡아당기고 해서 만드는 과정입니다. 찰흙 쪼물딱거리듯 조각? 조소? 하는 재미가 있어서 꽤나 시간을 투자했는데 결과물에서는 어차피 돌덩이 같은걸로 다 가려져서 땅이 잘 보이지 않아서 사실상 필요없는 과정이었습니다. 탁트인 환경을 만들거나 할 때에는 신경을 많이 써야합니다. 


 

레벨에 쓰일 절벽 모델들을 메가스캔 라이브러리에서 다운 받아서 하나씩 불러옵니다. 다운 받은 절벽모델들 기본색이 그랜드 캐년 느낌이라 제가 생각한 컨셉과는 어울리지 않아서 하나씩 불러와서 재질의 색을 보정하고 채도를 낮추었습니다. 뭔가 한방에 여러개를 다 조절하고 싶었는데 그럴 방법을 모르겠어서 그냥 하나하나 다 했습니다. 


 

매번 구조물이 들어가는 레벨을 만들 때마다 거쳐가는 과정인데 기본도형으로 기본적이 뼈대와 틀을 잡아줍니다. 이렇게 구조물의 뼈대를 미리 잡아주면 컴퓨터에 무리가 거의 안가는 상태에서 큰 틀의 수정도 빠르게 가능하고, 카메라 앵글, 조명 세팅, 구조물의 위치 등등을 이리저리 조절해보면서 컨셉에 맞는 밑그림을 그려볼 수 있습니다. 페인팅의 스케치와 비슷한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주의 할 것은 제가 쓴 기본도형처럼 흰색은 빛을 많이 반사시키기 때문에 나중에 다른 색으로 바꾸었을 때 조명의 차이가 클 것이라 이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이렇게 빛이 들어오는 방향이라던가 그림자가 어디에 어떻게 생기는지, 실내조명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등등을 미리 계획 해 볼 수 있습니다. 원칙적이고 뻔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환경제작도 몇번 해보다 보니 이 스케칭 과정이 많은것을 좌지우지 한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을 대충 넘기지 않고 카메라 앵글, 구조물의 배치, 움직이는 것들이 있다면 이 물체들의 동선 등, 다각도로 고민해보는 시간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됩니다. 


 

대강의 틀과 밑그림이 잡혔으니 바닥부터 공사 들어갑니다. 기본도형을 아까 색보정 해두었던 절벽, 바위 모델 들로 바꿔줍니다. 바닥에는 세가지의 3D 모형을 써서 각도와 크기를 각기 다르게 해서 서로 달라보이게 만들었습니다. 


 

스케치로 쓴 기본 도형을 껏다켰다 위치를 확인 하면서 작업합니다. 


 

바닥에 쓴 모델들 전체를 복제하고 휙 뒤집어 돌려서 천장으로 씁니다. 천장은 어짜피 실루엣만 살짝 보일 예정이라 크게 구멍나있거나 이상한 부분만 잡아주고 넘어갑니다. 


 

아직 기둥은 없지만 이제 좀 그럴듯 하죠? 



옆면의 벽들은 큰 절벽 모델들로 채워줍니다. 


 

기둥들은 길쭉한 3D 모델들 몇개랑 바위들을 조합해서 만들었습니다. 이제 기본 구조는 거의 다 온 것 같습니다. 하얀 기본 도형을 없애고 시커먼 돌들로 바꿔놓으니 동굴 안이 아주 어두워졌네요.  


 

동굴을 만들고 입구쪽으로 밖을 내다봤더니 배경이 휑하니 너무 어색합니다. 건너편에도 절벽면을 세워주고 계곡처럼 만들어 보았습니다. 


 

이제 좀 크게 어색한 부분 없이 그럴싸 해지고 있습니다. 


 

언리얼의 안개 기능(exponential height fog) 중에 second fog 라는 옵션이 있는데, 이걸 이용하면 레벨 전체의 옅은 안개 말고도 또다른 좀 더 짙은 안개를 레벨 아래 부분에 깔 수 있습니다. 계곡 아래쪽에서 스믈스믈 올라오는 느낌으로 두번째 안개를 깔았습니다. 


 

행성을 띄울 차례입니다. 이 전에 올린 글에서 행성을 만들어서 하늘에 띄우는 내용 정리해서 올렸었는데, 그 방법 그대로 만들어서 띄웠습니다. 그 글 댓글에서 행성이 저렇게 가까이 있으면 중력은 어떻하냐, 인터스텔라 첫번째 행성 처럼 산만한 해일이 계속 닥칠 거다라는 등등의 과학적인 사실에 기반하신 말씀들이 좀 계셨는데, 그런 타당한 지적은 가볍게 무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심지어 한개도 아니고 두개 띄우겠습니다 ㅎㅎ. 왠지 이번에는 저건 목성 아니냐 스타워즈가 우리 태양계 이야기냐 등등의 지적이 있을 것 같습니다. 훗 


 

행성 띄우고 하늘과 대기 색 가지고 이리 저리 바꿔보며 놀았습니다. 외계 행성들은 하늘이 무슨 색일까, 외계문명에도 미세먼지는 존재할까 등등 쓸데없는 상상들을 해보며 색을 조절해봅니다. 녹색, 보라색, 진한 황색 등등 지구에서는 절대 볼수 없을 것 같은 희한한 색도 외계행성이니 괜찮을 것 같았지만 결국에는 적당히 무난한 연핑크? 연보라? 색으로 정했습니다. 동굴은 푸르스름하게 빛을 비춰줄 예정이라 서로 너무 안어울리거나 튀지 않게 하려고 했습니다. 


 

다시 동굴 안으로 돌아오니 너무 어둡습니다. 무드 조명을 여기저기 띄워줍니다. 그냥 조명만 떠다니면 어색하니까 반딧불 같이 날아다닐 입자들도 많이 많이 띄워줍니다. 대책없이 많이 띄운것 같지만 제 컴퓨터 한계를 감안해서 최대한 자제한겁니다. 저는 자제력이 뛰어나니까요 훗. 사실 반딧불 효과 너무 많이 넣었다가 컴퓨터가 장난하냐고 저한테 쌍욕하고 농성 들어가길래 황급히 반 정도 지웠습니다. 제 컴퓨터가 아마 사람이었으면 저한테 최적화 공부 안하냐고 뒤통수를 때렸을 것 같습니다. 


 

스타워즈에서 자주 나오는, 중요우편함(?) 정도로 사용되는 홀로크론입니다. 각종 스타워즈 시리즈물에서 여기에 담긴 비밀정보를 회수하거나 뺏는게 주요 플롯 포인트로 자주 등장하죠. 홀로크론 옆에는 검은 망토를 쓴 캐릭터를 세워뒀습니다. 네? 스타워즈가 아니라 어새신 크리드 캐릭터 아니냐고요? 에이~ 기분탓입니다 허허허 그럴리가요 허허허. 홀로크론을 비롯한 우주선 등의 3D 모델 에셋들은 스케치팹이라는 웹사이트에서 구해서 썼습니다. 웹사이트에서 모델들을 다운로드 받아서 언리얼로 불러와도 되지만 스케치팹 언리얼엔진 플러그인을 사용하면 언리얼엔진 내에서 검색하고 불러오고 다 해결 가능합니다. 단, 모든 스케치팹 모델들이 무료인건 아닙니다. 각 3D 모델 정보와 크레딧은 영상 설명란에 있습니다. 



머어얼리 노오오옾은 하늘에 띄워놓은 우주선입니다. 베나터급 스타 디스트로이어입니다. 제가 쓴 이 모델은 아주 디테일이 뛰어나다거나 그런건 아니지만 레벨의 중심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전혀 상관없습니다. 


 

조금 덜 멀리 놔둔 타이파이터입니다. 스타 디스트로이어 보다는 좀 더 가까운 곳에 여러대를 배경에 배치했습니다. 우주선과 타이 파이터들은 시퀸서에서 멀리 날아가고 있는 것처럼 애니매이팅 해줄 예정입니다. 


 

동굴 앞 돌밭에 불시착 한 컨셉인 E윙 입니다. 불시착한 컨셉에 맞게 연기도 피어나오게 합니다. 


완성한 결과물입니다. 언리얼에서 시퀸스 제작하고 렌더 뽑아서 색보정하고 편집합니다. 사운드는 유튜브에서 무료로 배포하는 음악에 여러가지 음향효과를 조합해서 편집했습니다. 

 


홀로크론 동굴 제작 과정 코멘터리 (한글자막) 

 


언리얼엔진 처음 배우는 방법 정리 글

https://gezip.net/bbs/board.php?bo_table=free&wr_id=375093

18 Comments
고찡찡 2022.02.19 17:52  
형님 같은 분들이 대한민국 산업 역군으로 계시는거죠?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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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기교주 2022.02.19 20:50  
[@고찡찡] 한국에서 게임산업 종사하시는 분들은 날아다시니시겠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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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윤 2022.02.19 18:07  
와우 ㅋㅋㅋ 정독했습니다. 완전 멋져용! ㅋㅋㅋㅋㅋ
저는 분야가 달라서 제품은 다 라이노랑 트윈모션, 키샷으로만 해결하고있는데 굉장히 흥미롭고 재밌게 읽었네요 ㅋㅋㅋㅋ 영상관련해서도 에펙이나 프리미어프로 배우라고 지원해준다길래 저번주부터 속성으로 강의듣고있는데 어렵네요 ㅠㅠ 무튼 모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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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기교주 2022.02.19 20:53  
[@설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제품 디자인 쪽 일하시나봐요 아니면 건축? 저는 사실 원래는 영상제작자인데 일년전 쯤부터 언리얼 독학중입니다. 프리미어 먼저 적응하신 후에 에펙으로 넘어가시는 걸 추천드리는데, 사실 3D 소프트 쓰실 정도로 컴잘알이시면 둘다 금방 배우실거에요~ 프리미어는 그냥 타임라인 달린 포토샵 같은거라고 봅니다. 화이팅!
aespa카리나 2022.02.19 22:48  
그럼 님은 여기서 직접 캐릭터 만들고 혼자 뛰어 노는거 까지는 가능해요?? 아니면 그냥 아직은 맵에디터? 이런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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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기교주 2022.02.20 10:54  
[@aespa카리나] 제 상황은 좀 애매한게, 캐릭터 만들기는 쉬운데, 잘만들기는 어렵고, 움직이게 하는건 쉬운데 자연스럽게 움직이게 하는건 어렵네요. 각각이 전문분야라서 제가 다 잘하기에는 무리가 있긴 한것 같아요.
aespa카리나 2022.02.20 12:29  
[@뒤집기교주] 아 움직이는 것도 그래픽영역이 아니라 따로 영역이 있는거였어요?? 오오오오옹 몰랐는데 감시합니다!!
뒤집기교주 2022.02.20 16:07  
[@aespa카리나] 네 애니매이터라고 캐릭터나 사물 움직임만 담당하는 분들 있고, 모델러는 사물 만드는 것 담당하고 등등 아주 세부적으로 나뉘더라구요
aespa카리나 2022.02.20 16:11  
[@뒤집기교주] 오옹
포그 2022.02.20 03:17  
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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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기교주 2022.02.20 10:57  
[@포그] 감사합니다~
뷰티마스터 2022.02.20 05:40  
와 대박입니다. 다즈도 못건드리는데 이건 더 대박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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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기교주 2022.02.20 10:58  
[@뷰티마스터] 감사합니다~ 다즈나 블렌더 다룰수 있으면 직접 원하는 모델 만들어서 언리얼로 가져와서 작업할텐데 저도 아직 ㅎ
중지롯 2022.02.20 15:00  
얼마전에 디즈니 만달로리안 (The Volume VFX) 을 보고 감명받아서 언리얼엔진에서 제공해주는 강의 들으며 공부하고있습니다, 유툽 영상 보고 많이 배우고 갑니다. 저는 미국에서 그래픽디자인쪽 일하고있는데 이쪽세계는 완전 다른차원의 개념이더라고요 ㅠㅠ 쉽진않지만 하루에 1시간씩 틈틈히 공부하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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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기교주 2022.02.20 16:11  
[@중지롯] 반갑습니다~ 저도 한 1년전쯤에 만달로리안이랑 버츄얼 프로덕션 한참 미디어에 많이 나올때부터 관심이 생겨서 언리얼 홈페이지에 있는 자료로 배우고 있습니다. 저도 원래는 영상제작자입니다. 쉽지 않은거 제가 잘알죠, 너무 반갑고 응원합니다~
우주소녀정보봇 2022.02.21 09:08  
진짜 대박이네요... 혹시 취미로라도 배울만한 영역인가요???
독학하실때는 자료로 하루 몇시간쯤 공부하셨나요
좋은 자료 잘보고 갑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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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기교주 2022.02.21 09:28  
[@우주소녀정보봇] 옛날에는 프로그램도 비싸고, 교육자료도 거의 다 유료라서 취미로 하기 힘들었는데 요즘은 아닙니다. 일단 언리얼이 무료고,  공식 웹사이트에 교육용 자료도 많아요. 물론 유튜브에 강좌 같은 것도 많구요. 저 같은 경우에는 지난 1년동안 육퇴하고 하루 4~6시간 정도 작업/공부 한것 같습니다. 물론 매일매일 하지는 못했구요, 중간에 일이 바빠서 공백 있었던 때도 있었어요
우주소녀정보봇 2022.02.21 09:51  
[@뒤집기교주] 답변 감사드립니다. 저도 1시간씩이라도해서 멋진 해변가 한번 만들이보고 싶네요 이런글 자주올려주세용 넘 멋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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