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 9개월차 애기입니다...
올해 초 원하는 직업 관련해서 취업되었다고 개집에 글을 남겼습니다.
많은 사회 선배님들이 따뜻한말과 조언 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런데 직장생활 하다보니 힘든점이 많네용...
주말 제외하고 온전한 저의 시간이 없더라구요 해봤자 퇴근하고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시간??
평일에는 집 회사 헬스장 이거만 반복하니 돈만 버는 기계가 되는거 같더라구요 집은 인천인데 회사는 을지로 근방입니다 아침 6시30분에 일어나 출근준비하고 퇴근 한 다음 운동갔다가 집가면 9시ㅠㅠ
밥먹고 씻고 하다보면 10시가 되서 30분 동안 핸드폰 만지작 하다가 잠에 드네용
저 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이렇게 오랜 세월동안 사셨다니 진짜 존경스럽습니다... 제 몸 하나 가누기 힘든데 결혼하면 아기까지 어떻게 케어할지 막막하네용
부모님한테 말씀드리면 그래도 지금이 제일 좋은 시기라고 하셔서 지금을 즐기며 사려고 하는데 너무너무 피곤하네용ㅠㅠ
나이는 26살입니당... 개집 형님들도 남은 인생 화이팅합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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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부분은 성인이나 대학생이 되며 다 컸다고 생각하지만
직장인이라고 하는 세계는 어쩌면 결혼만큼이나 우리 삶 전체를 나누는 어떤 기점이 되기도 합니다
많은 부분에서 그러한데요, 하나만 꼽자면 '내 삶의 주도권'에 관한 부분에서 특히 그러합니다
하루의 가장 많은 시간, 1주일의 과반일 이상을 우리는 회사에서만 보내다보니
쉽게 말하면 '내 삶이 회사의 부속품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많이 느끼곤 해요
정신없이 바쁘면 바쁜대로, 바쁘지 않으면 바쁘지 않은대로
아 .. 퇴근하고 기력도 없고 걍 유튜브나 봐야지 ..
아 .. 진짜 너무 바쁘다 .. 일 집 일 집의 연속이네 ..
라는 마음가짐이 우리를 잠식하면서 실제로도 일에 끌려다니는 흔하디 흔한 직장인이 되곤 합니다
그러지 않기 위해, 일의 일부분이 내가 되는 게 아닌 내 일부분이 일이 되게 하기 위해선
'스스로의 존재감을 틈틈이 인식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아무리 바쁘더라도 일요일에 운동을 하고 집앞에서 샤브샤브를 먹는 루틴을 가져가곤 했습니다
점심시간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혼자 먹어요
가볍게 점심을 먹고 산책을 하며 좋아하는 음악을 듣습니다
'음악'은 제 직장과는 전혀 상관 없지만 제 삶에서 너무나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직장생활의 한가운데에서 음악을 듣는다고 하는 것은 제 존재감을 강하게 느끼게 하는 행위입니다
사람들과 시덥잖은 이야기들도 자주 나눕니다
얼마를 벌고 회사생활은 어떻고 상사한테 쪼인트를 어떻게 까였으며 애들은 잘 크고,
같은 얘기가 아니라
이 동네 뭐가 맛있다더라, 그 영화 봤냐, 오 10시방향 짧치 온다, 올해 최고의 앨범은 이거다,
같은 실용적이지 않은 얘기들을 나눕니다
사람들이 나이를 먹어가며 동창을 찾고 과거를 찾는 경향들은 어쩌면 인생의 주도권을 직장에 뺏겨서 희미해진 내 존재감을 인식하기 위함이지 않을까요
초년생에게 필요한 게 있다면 저는 이런 생각들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것들이 분명 더 건강하고 오래 회사생활을 할 수 있게 만들 것이라고도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