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장수생 9년차다 내 얘기좀 들어주라
갑자기 비오니까 어따 하소연할곳도 없고 그냥 나 살아온 얘기 갑자기 풀고 싶어짐
22살
전역 후 복학 or 당시 한창 인기였던 9급 준비를 할까 고민함
그렇게 노량진 입성.
23살
노량진에서 조그마한 고시원에서 공부 시작. 학원 등록 후 공부열의에 불타오름.
첫 강의 때 강사가 그러더라. 한달 지나면 여기 있는 사람 절반이 없어진다. 속으로 그런 나약한 사람들을 비웃음.
정확히 일주일 후 부터 고시원 대신 피시방으로 출근함.
피시방 다니며 생활비가 용돈으로는 너무 부족해서 알바를 시작함. 어쩌다 연애를 하게됨.
연애를 하다보니 너무 행복했고 알바,데이트 할 시간도 부족해서 그냥 딱 반년만 놀고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책 덮음.
24살
여자친구와 헤어짐. 멘탈이 너무 안좋을때라 하루가 멀다하고 술을마심. 이때 부터 술을 좋아하게되고 혼술하는 버릇이 생김.
그러다 클럽에서 눈맞아서 또 연애를 하게됨. 이 친구는 자기도 공부해보고 싶다고 같이 공부를 다시 하게됨.
나름 공부한지 1년 넘었다고 한터라 여자친구 가르쳐주고싶기도 해서 정말 빡쎄게 공부함.
이때까진 행복했음.
25살
여자친구와 이별함. 환승이별당함. 이 때부터 알바도 안하고 밖에도 안나가고 고시원에서 소주만 마심.
어느날 연락없이 부모님이 고시원으로 찾아오셨고 산처럼 쌓여있는 소주병들을 자다가 미처 못치운 나를 보심.
그날로 짐싸서 고향으로 내려가게됨.
26살
집에서 가까운 독서실을 등록함. 부모님이 용돈을 점심 한끼용 하루 만원만 주심.
이때 내 루틴이 독서실로 가서 오전에 잠 - 점심쯤 피시방 감(5000원) 나머지 돈은 담뱃값.
이 짓을 3년을 함.
29살
이 생활에 너무 익숙해져서 현실감이 없을 즈음. 오랜만에 고향 친구들을 만남(내가 공부한다고 연락 몇년 안한다했음)
친구들은 전부 자리잡고 사회구성원으로 열심히 살더라. 같이 소주마시는데 너무 자존감 떨어져서 집오는길에 울음...
진짜 내일부터 정신 부여잡고 노력하자 이 생각함.
그리고 다음날 해장하러 피시방 라면 먹으러감...
그리고 지금 31살까지 그냥 이렇게 쭉 살아서 뭐 쓸게없네. 한게 없어서 쓸게 없다.
지금은 멘탈적으로 행복하다. 아니 행복한건지 현실에 무감각해진건지.
친구들도 안만나고 가족들과도 대화를 안하니.
이십대 부터 지금까지 글로 써보니까 그래도 현실감각이 좀 돌아온다.
내일부터 공부한다. 개집도 안본다. 다들 화이팅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