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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속상해 형들

xjMsozCB 11 171 0
형아들 그냥 하소연으로 봐도 좋고, 철없는 21살 어린애가 뻘소리 하는걸로 봐도 좋으니까 너무 날카롭지 않게 상처받지 않게 현실적으로 얘기해줬음 좋겠어! 얘기할곳이 여기밖에 없네..ㅎㅎ

일단 이 고민은 금전적인 부분에서부터 비롯된 내 마음에 있는 병이야. 난 인간관계에 있어서 빈틈 보여주는걸 썩 좋아하지 않는 편이야. 부모님한테 그렇게 배워왔고(특히 친구관계에 있어서) 사소한것에서부터 트집잡히지 않게 살라고 하셨거든. 특히 금전적인 부분을 강조하셨어. 그래서인지 친구들한테 아이스크림 하나 얻어먹어 본적이 없어. 그러면서도 주기적으로 받는 용돈은 없었고, 친구들이랑 어디를 가서 뭘 하고 놀던 용돈은 2만 5천원이 상한선이었어. 그마저도 한달에 한두번정도나 놀 수 있었고...알바를 하지 그랬냐 라고 할 수 있지만 알바도 못하게하셨어.

투정을 부리고 싶어도 외식할때 4인가족 식비 5만원에 비싸다 돈아깝다 하는 아빠를 보면 그냥 조용히 하게 되더라고...여기까지만 읽으면 오해할수도 있는데 우리집 전혀 안가난해. 서울 한복판 좋은 아파트 산다 부자다 이런건 아니지만 경기도에 충분히 괜찮은 아파트에서 살고있어. 월세도 조금 받고있고. 그런데도 정말 속상할정도로 아끼셔 두분 다.

아주 나쁜부분이다 고쳐야한다 말하고싶은건 아니야! 물론 돈 아끼고 모으는거 좋지. 그런데 사람 마음이 간사한게, 갖지 못한데 대한 소유욕이 상당히 강해지더라고. 솔직히 내 최우선 가치는 돈이야. 세상 모든것중에 가족 다음으로 뭐가 소중하냐고 하면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돈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학창시절 내 자존감을 모조리 갉아먹은게 돈이거든. 친구들이랑 놀이공원 갈때도 할인가능한 조건이 있으면 겨우겨우 맞춰서 놀러가고, 정말 티켓만 겨우 끊어서 놀았어. 친구들이 놀자고 하면 그 말이 그렇게 듣기 싫더라. 매번 놀자고 할때마다 이런저런 핑계대니까 뒷얘기도 안좋게 나오고, 해명하고 싶어도 자존심이 상해서 못하겠고...ㅎㅎ 그래도 그와중에 연애도 여러번 했는데 얼마 못가더라. 돈이 없으니 기념일도 못챙겨주고, 그냥 데이트도 밥한끼먹고 영화보면 카페 갈 돈이 없어서. 뭐 친구관계도 쉽지 않았으니 당연한 수순이었으려나. 그래도 어찌저찌 알게된 친구들이 몇명 있어서 변호인 역할을 해준 모양이더라고. 이젠 다 풀고 가끔씩 공찰때 만나ㅎㅎ

아무튼 10대를 그렇게 보냈고. 20대는 뭐 대학교 한학기 다니고 휴학했으니 아직 별일 없네. 한학기동안도 딱히 추억은 없어. 동기들하고 술 한잔 못해봤으니ㅠㅠ

스물한살짜리가 벌써부터 돈돈 거리면서 은근히 부모탓하는게 뭐하는 새낀가 싶을수도 있어 형들. 그런데 조금만 투정부리고 갈게. 이런얘길 부모님께 하자니 진짜 나중에 부모님 보내드려야 할때 이런게 다 머릿속에 남아 괴로울거같아서 자신이 없어. 이마저도 익명에 숨어서 하는거지만 너무 날카롭게 말하지 말아주라.
 
이따 저녁 맛있게 먹고 남은시간 좋은 하루 보내!

11 Comments
bZTXBqnJ 2020.04.28 16:05  
고딩때 한번 놀러갈 때 2만5천원이면 충분한거 같은데...? 뭘 원하는거? 그게 니 돈이니?
야 4인 가족이 5만원이면 한명당 만원 이상인데 그 정도면 충분하지 뭘 얼마나 더 바라는거?
너 욕심이 개차반급이네.. 이제 20대니까 몰래 니가 알바를 하든 독립을 하든 그건 내 알바 아니고
나이도 21살인데 아직 생각하는게 어린걸 보니 부모님이 더 교육시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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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mXd6yR2 2020.04.28 21:00  
[@bZTXBqnJ] 음...일단 내 기준에 2만 5천원은 정말 동네에서 놀때만 조금 여유롭게 쓸 수 있다고 생각해! 그리고 4인가족 5만원은 나도 적다고는 생각 안해. 요즘 물가에 적당하다고 생각하지. 그런데 항상 가족들을 위해서나 꼭 필요한 일에 들어가는 돈도 항상 아까워하고 그걸 좀 많이 티내시는게 자식으로서 조금 힘들더라고 혹시 부담스러워하실까 돈달라고 하기도 어렵고. 기준의 차이겠지만 솔직히 욕심이 많다는말은 좀...섣부르지 않았을까 싶어. 단연코 휴대폰 요금, 버스비, 용돈 같이 학창시절 알바를 못함으로써 부모님께서 자연스럽게 부담하신 돈(학업 제외)하면 한달에 10만원도 넘긴적 없어. 이거 사달라 저거 사달라 먼저 말꺼낸적도 없고. 오히려 해주신다는걸 거절하는 모습이 더 익숙하다고 얘기하신적도 있고. 졸업한 뒤에도 손한번 안벌렸어. 첫달 알바하면서 필요했던 버스비 외엔 딱히 요구한것도 없고, 공무원 준비도 내가 하고싶은거니까 다 내 돈으로 내가 벌어서 하고있고. 생각하는게 어린건 인정할게...아직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안겪어본 티가 이런데서 많이 나나봐. 군대라도 다녀오면 좀 달라질까
rROuaUzg 2020.04.28 16:16  
지금도 알바 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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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mXd6yR2 2020.04.28 20:53  
[@rROuaUzg] 고등학교 졸업 뒤에 빡시게 해서 다 공무원준비에 투자하고있어!ㅎㅎ
VhXDa2Zn 2020.04.28 16:30  
나는 imf때 아버지 사업이 부도나서 중3때 이후로는 집에서 정말 최소한의 지원 빼고는 뭐 받아본적이 없었어

신발 옷 이런것도 설날 추석에 용돈 받아서 일년치 사고 돈이 없어서 늘 친구들이 도와주거나 공원에서 놀았어

그렇지만 나에게 우선순위는 돈이 아니야 조금 부족하게 살 수도 있어 근데 마음은 내가 먹는 거잖아

너의 가치가 틀렸다는건 아니지만 집이 가난하거나 돈이 없어도 다른게 가장 큰 가치가 될 수도 있어

좀 더 살아봐 그런 다음에 인생에 어떤 순간이 올 거야 그 때 선택을 잘 하면 될 거야 힘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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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mXd6yR2 2020.04.28 21:03  
[@VhXDa2Zn] 형이 댓글중에 가장 따뜻하게 말해준사람! 너무 고맙고 힘낼게 역시 세상은 나만 힘들고 속상한게 아니었나봐..ㅎ마음가짐이 너무 존경스럽다. 앞으로 더 살아나가다 보면 나도 조금은 마음을 여유롭게 가지게 되겠지! 고마워!!
XR3QOn6s 2020.04.28 16:54  
쓸 땐 쓰는 걸 원했나보네. 근데 그 쓸 때라는게 참 애매하다. 한번 해버리면 이정도야- 싶기도 하고, 그건 괜찮고 이건 안괜찮아? 가즈아! 하게 된다. 낭비와 사치의 시작이지.
요즘 보면 자식들한테 몇천원 몇만원에 쩔쩔매는 모습 보이지 말라고들 하던데, 그것도 여건이 될 때 얘기지... 아껴야할 땐 아끼는게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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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mXd6yR2 2020.04.28 20:53  
[@XR3QOn6s] 첫댓글 보니까 아직 내가 본격적인 직장생활을 안해봐서 어린마음에 서러워하는게 맞는거같아..집의 재정상황을 백퍼센트 정확하게 자녀가 파악하는 경우는 드무니까! 생각해보니 내가 모르는 사정이 또 있을거같네
AdwJcVAD 2020.04.28 17:20  
고등학교때 용돈같은건 조금 타이트 한거같긴 한데
지금도 알바 못하게 하시는거 아니면
배부른 소리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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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mXd6yR2 2020.04.28 20:51  
[@AdwJcVAD] 지금은 빡시게 알바해서 번거 다 공무원준비에 투자하고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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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UkvQ1DU 2020.04.29 04:47  
푼돈에 신경쓰다간 푼돈에 묶인다.
나중가면 몇만원 이런건 생각보다 쉽게 생겨
심적으로 집중하고 고민해야할걸 푼돈따위에 소모해버리면 나중에 큰돈 못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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