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존나게 무료하다.
나태함이 몸을 잠식해가는 게 느껴진다. 진짜 아무것도 하기 싫다.
내 나이 어느덧 벌써 28이다. 세월 진짜 빠르다.
원래부터 친구가 별로 없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많았으면 좋겠다고는 생각 안 한다. 지금 있는 딱 몇 명만 진짜 편하고 잘라낸 인연들은 언제부턴가 족쇄처럼 느껴졌었으니까
올해 대학원에 입학해서 열심히 공부해보려고 했는데 또 다시 그냥 잉여인간처럼 하루하루 허비하고 있다.
내일 당장 수업 발표 준비를 해야하는데 도저히 손에 잡히지가 않는다.
코로나 때문에 등하교 안 하고 공부할 시간 많으니까 또 지도교수님 잘 만나서 그 흔한 잡일 하나 안 시키시니까 공부할 시간 많다고 생각했지.
근데 공부는 존나 안 하고 맨날 유튜브 보고 개집이나 하고 앉았다.
뭔 놈의 하루는 왜 이렇게 금방금방 가버리는지 아침 먹고 잠 깬다고 커피마시면서 컴터 한 번 잡으면 점심 먹을 때 돼버리고 점심 먹고 또 컴터 한 번 잡으면 저녁 먹을 때 돼버리고 이제 또 저녁 먹고 야구 한 번 보면 잘 때 되겠지.
차라리 학부생 때가 나았던 거 같다. 그 때는 내 커리어에 도움은 안 되어도 돈 번답시고 일하고 또 그 와중에 학점관리는 해야되니까 공부도 조금 하고 하루 중에 내 미래를 위해 투자한 시간은 얼마 안돼도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것 같아서 보람도 있었고 뿌듯했었는데...
지금은 일도 안 하는데 공부할 시간도 많은데 도저히 공부를 안 해버리는 몸이 되어버렸다.
주구장창 누워서 넷플릭스 보고 유튜브 보고 질리면 개집, 디시하고 이러다가 하루가 가버린다.
어머니는 아들이 대학원 들어가서 나중에 교수 되겠다고 응원한다고 너 때문에 산다고 그러는데 정작 나는 하루하루 그냥 흘러보내고만 있네
운동도 싫어해서 안 하고 코로나 핑계로 밖에 안 나가고 집에 박혀서 허구헌날 컴퓨터나 하고 있고 내 20대가 이렇게 그냥 흘러버리는 건가...
인스타하고 여행다니고 정신 없이 사진찍어대는 애들 깔보는 쿨찐이었는데 내가 걔들보다 나은게 뭐 하나가 없었던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