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 오만에 대하여

어렸을 땐 참 야구를 좋아했었는데,

그들의 스티커를 모으고 공터에서 공을 던지고 배트를 휘두르며 투구폼도 타격폼도 따라하며 동경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야구에 대해 거부감이 들며 지금은 왜 야구가 싫을까를 이번 WBC를 계기삼아 생각해봄

결론적으론 야구보단 야구문화, 야구문화를 만드는 선수와 팬들에 대한 거부감에서 시작된 것이었는데

S에서 일본전 중계를 하던 이대호 전 선수가 '선배들이 이룬 업적을 후배들이 망쳐버렸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음

워딩이 정확하진 않지만, 또 말을 글로 옮기면 다소 그 힘이 강해지는 것도 있지만,

요지는 '선배의 위대한 업적, 후배들은 그걸 망침' 이라는 것이었다

나는 여기서 단순히 현재 야구선수들, 소위 후배들의 거만함만 생각했었는데 

한국의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명이었던 이대호 선수에게서도 이 오만이 느껴졌었다

선배들의 위대한 업적이라,

우리 선배들이 진짜 엄청나게 엄청난 걸 해냈었는데 너넨 지금 이게 뭐냐,

뭐 이런 느낌을 받았던 거임

마치 축구로 따지면 브라질 대표팀마냥,

2014 브라질 월드컵 준결승에서 독일에게 1-6으로 발린 브라질 축구 대표팀의 선배가 2014 대표팀에게 하는 것 같은 그런,

누가 들으면 우리나라가 진짜 엄청난 개쩌는 전세계 최고의 지구를 대표하는 업적을 내는 팀이었고

지금은 그 명성에 걸맞지 않은 성적을 낸 것 마냥,

월드컵 4강때의 2002 대표팀 선수들도 지금 선수들에 대해 이런 오만을 부리진 않을 것 같은디,

이대호 선수의 그 발언을 듣고 '아, 내가 이런 것 때문에 서서히 야구가 싫어진 거구나' 라고 생각했었음

위대하다는 말을 판 안에 있는 사람이 하면 그저 오만일뿐이구나

내 영웅이었던 사람들이 속한 곳이 오만함으로 가득차버린 걸 느끼고 야구 보기를 관뒀던 것 같음

야구가 싫어진 정확한 이유를 이제와서 알게 되었음

그리고 난 내가 속한 곳에 관한 거에선 겸손해야겠다고 다짐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