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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무숲

이런 느낌, 그런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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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그런 느낌이 들어. 뭔가... 내가 정말 누군가를 사귀고 그 사람과 같이 행복한 하루들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그런 느낌이 들면 이런 생각이 들어.
아침에 자고 일어나서 일어났다고 톡을 보내고 씻으러 갔는데 그 사람에게 톡이 와있는 거지. '나도 일어났는데 너무 피곤하다' 하고 샤워를 하고 나오면 나는 또 걱정해 그러면서 그 사람을 꾸짖지 왜 안 자고 있냐고 피곤하면 얼른 자라고. 하지만 난 알고 있어. 그 사람은 사실 일어난지 20분 쯤, 20분은 아니더라도 일어나서 잠이 깰만큼의 적당한 시간이 지난 후인 걸 말이야. 카톡 알림소리에 내가 깰까봐 일어나서 내가 톡할 때까지 그저 페이스북이나 인터넷을 하면서 기다렸을 거야. 그러면서 살짝 잠이 들었는데 일어났다는 내 카톡 알림소리 때문에 깨버린 거지. 알림소리가 울리자마자 벌떡 일어나 핸드폰을 보고 나한테 톡을 보내. 나는 씻으러 가느라 못 보고 그 사람은 또 잠깐 잠들어. 그러고서 나의 꾸짖는 톡에 깨고 그걸 보면서 그 사람을 걱정해주는 내 마음을 알아주고는 배시시 웃겠지. 그리고는 이제 정말 나와 함께 있는 기분이 들어 지금껏 참아왔던 졸음이 몰려올 거야. '피곤해, 졸려. 잘래.' 라는 마지막 톡을 남기며 잠이 들겠지. 나는 마지막까지 얼른 잘라며 그 사람을 꾸짖으며 사라지지 않는 1을 보고 그 사람에게 귀여움을 느껴. 그리고 서둘러 아르바이트를 위해 집을 나설 거야.
한창 아르바이트를 하며 바쁠 시간에 그 사람에게 카톡이 와.
'일어났어.'
나는 울리는 카톡 알림 소리를 들었지만 너무 바빠서 확인할 겨를도 없어. 그 사람도 그걸 알고는 더 보채지 않고 가게에 사람들이 빨리 빠지기를 바라며 페이스북이나 인터넷을 하며 나를 기다리겠지. 두 시간이 지났을까. 이제야 여유가 생긴 나는 그 사람에게 전화를 해. 한창 핸드폰 게임을 하던 그 사람은 게임을 끝마치지 못한 짜증보다 나에게 전화가 왔다는 기쁨이 더 커서 밝은 목소리로 전화를 받을 거야. 그리고 순간 들었던 짜증도 대화가 계속되면서 점차 사라지겠지.
나는 너무 바빴다고 말할 거고, 그 사람은 많이 힘들었냐고 물어볼 거야. 나는 나를 걱정해주는 그 사람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느끼며 미안하다고 말해. 정말 진심에서 올라오는 미안하다는 말이야. 그 사람은 아니라고, 혼자서도 잘 놀고 있었다고 말하며 잠깐 내 전화로 인해 껐던 그 게임을 생각하겠지만 금새 잊고 괜찮다고 말하겠지. 그 말에 나는 더 큰 고마움과 미안함을 느끼고 그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거야. 그 사람은 갑작스런 사랑고백에 활짝 웃지. 그러고는 혹여나 자신의 진심이 웃음에 가려질까 걱정하며 웃음을 가다듬고는 '나도 사랑해.'라고 대답해. 그 때 이런 우리의 달달한 대화가 싫었는지 손님이 찾아와서 서둘러 통화가 마무리 돼. 그 사람은 '왜 하필 지금!' 이라는 생각에 그 손님이 얄밉겠지만 금방 있던 대화를 곱씹으며 다시 또 배시시 웃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 웃음 말이야.

드디어 일이 끝났어. 그 사람은 그 동안 중간 중간 나와의 통화를 쉬는시간 삼아 공부를 하고 있었겠지. 나는 가게를 나오자마자
그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나와의 통화는 꽤 오래 흐르고 그 사람의 집으로 향하고 있다는 내 말에 그 사람은 오늘 하루 집 밖으로 나간 적이 없어 추레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 나에게 짜증을 내며 서둘러 화장품 파우치를 찾을 거야. 허둥지둥 나와의 만남을 준비하는 소리를 들으며 난 또 귀여움을 느끼고 크게 웃음이 터지겠지. 이내 그 사람의 집 앞에 도착해. 빨리 나오라는 내 말에 그 사람은 기다리라고 소리치겠지. 나는 혼자 추운데서 기다리겠다며 그 사람의 동정심을 자극시킬 거야. 그러면 그
사람은 나에게 잘 보이고 싶다는 욕망보다, 추운 데 서는 나에 대한 걱정이 더 커져 어쩔 수 없이 추레하게 모자를 푹 눌러 쓰고 집 밖으로 나올 거야. 나는 그게 참... 에뻐보일 거고. 눈을 마주친 우린 말 없이 웃기만 하며 포옹해 둘이 아무 말도 없이 계속. 그러면 난 머리를 안 감아서 냄새가 난다고 장난 칠거고 그 사람은 그러게 왜 미리 말을 안 해줬느냐고 짜증을 낼 거야. 나는 그걸 보며 참을 수 없는 귀여움을 느낄 거고 그 사람에게 키스할 거야. 처음에 그 사람은 짜증이 나서 밀어내려다가 내가 보고 싶었던 마음이 너무 컸는지 밀어낼 수 없는 거지. 그렇게 몇 분이 지났을까. 너무 늦은 시간에 밖에 나온 그 사람을 걱정하는 그 사람의 부모님을 생각하며 나는 그 사람을 빨리 들여보내려 하지만 그 사람은 괜찮다고 떼를 써. 그러면 난 또 그 사람의 귀여움에 배시시 웃겠지. 그러나 그 사람의 바람과는 달리 내 에상이 들어맞고 부모님에게 연락이 오지. 그 사람은 서둘러 집으로 향해. '집 가서 전화해'라는 입 모양과 전화를 받는 듯한 수신호를 남기며 그 사람은 집으로 들어가. 나는 크게 끄덕이며 얼른 들어가라고 소리치지.
나는 집에 도착해. 집으로 돌아오며 그 사람과 톡도 하고 전화도 했지만 우리 모두 내가 빨리 씻고 침대에 눕는 걸 기다리고 있지. 그래야 오늘 하루 중 가장 편한 대화를 할 수 있으니까. 사실 별로 할 얘기는 없지만 서둘러 출근할 필요도, 손님이 안 오길 빌 필요도, 부모님에게 핑계댈 필요도 없는 가장 편한 순간의 대화라서 우리 모두 기다리고 있는 거야.
그렇게 서로의 침대에 누워 통화를 하는 거야. 오늘 손님이 어땠는지, 아까 본 페북에서 나온 재밌는 걸들, 다음 데이트 약속까지. 그러다가 피로에 밀려 내가 먼저 잠이 들고 그 사람은 고생한 날 생각하며 얌전히 전화를 끊어. 그래, 이런 생각이 들어.

그리고 이런 생각이 끝나고 나면 다시 이런 느낌이 들어.


아직 미완

3 Comments
9dcGstAa 2018.01.09 21:06  
지어낸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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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20Cu4g 2018.01.09 22:40  
길어서 읽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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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hlypq8U 2018.01.09 23:36  
길다

럭키포인트 218 개이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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