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멕시코 써준김에 쿠바도 쓴다.

밤이 깊엇고 졸립고 하니 그냥 의식의 흐름대로 두서없이 써쥼.

자연 좋아하고 느긋한거 좋아하면 가라. 꼭 가라.
거긴 인터넷도 없고(호텔엔 있음) 와이파이도 없고 그냥 딱 1960년대에서 멈춘 세상임.

라디오도 카세트도 없고 그냥 올 생음악이다.
부에노비스타 알지? 그거 그냥 거리에서 막 들림. 생음악으로.

바쁘게 쫏기듯 살던 내가 참 멍청했구나...싶을 정도로 여유롭다.

공산국가라서 막 무서운데 아닌가 걱정하는 사람도 있던데, 공산권이든 민주권이든 사람 사는데라 그닥 차이도 없엉...
오히려 우리쪽에서 느끼기 힘든 삶의 여유를 엿볼 수 있는 구석도 많음.

나는 아바나-비냘레스-산타클라라-트리니나드 코스를 일주일 돌았는데
아바나와 트리니나드가 백미임.
특히 트리니나드에서 진심 느긋한 마음으로 편안하게 쉴 수 있다.
심심하면 병아리오토바이 타고 앙콘해변 가서 카리브해를 즐기는거 추천.
우리나라 해운대같은 사람 바글바글한 목욕탕이 아니라 진ㅉ 사람들이 머릿속으로 꿈꾸는 '해변'이야.
1킬로정도 되는 해변에 나 포함 30명정도뿐이 없어서 정말 즐겁게 놀 수 있다.
아쉬우면 30분마다 출발하는 보트 타고 스쿠버다이빙도 가능함(산소통같은 럭셔리한건 없엉ㅋ)

아바나(하바나)는 그냥 거리구경하는 재미+음악과 술-쿠바 럼주는 세계제일- 그리고 담배(쿠바시가)를 즐기고
사람들 어울려서 노는거 구경하는 맛이 있음.
단, 거기 노인네들이 신기해한다고 폰이나 지포라이타나 그런거 빌려주지 마라. 존나 안돌려줄려고 꼼수부림 망할영감탱이들...
아바나는 그냥 낮엔 거리 구경좀 하고 말레꼰(방파제)좀 구경하고 그러다가
밤 되면 클럽(우리가 아는 클럽 말고 서양식의)가서 음악듣고 술마시고 놀러온 외국여자들이랑 놀고 그러기 딱 좋음.
음악이 아주그냥 예술임. 나같은 막귀도 라이브로 듣고 있다 보면 가슴이 두근두근 울리는게 괜히 흑형들이 아니구나 싶음.

산타클라라는 그냥 체게바라 무덤이나 좀 보고 나와도 무관함.
그냥 깡시골이라 볼 거 없다.

비냘레스는 원시림같은 자연경관 보러만 가라.
거기 무슨 농민들이 그린 거대벽화 그런거 있는데 보는 순간 아 시발 내가 여길 왜 아까운 시간 들여서 왓나 후회할 정도임.
그시간이면 차라리 정의닦이나 자살닦이를 봐라.





아바나에서 말 통하는 사람(일본인이나 한국인) 만나면 무지 편함.
난 진짜 아무생각 없이 무작정 갔었는데 공항에서 일본인들 만나서 같이 다니고 까사(민박집)에서 한국인들 만나서 같이 다니고 아주좋았음.
아바나에 숙소는 호텔같은거 잡을거 아니면 까삐똘리오 옆에 호아키나 할머니가 하는 까사에 묵는게 좋다.
거기가 일본인/한국인들이 모이는 곳이고 할머니 부부가 워낙 인심이 좋아서 물건같은것도 믿고 맡길 수 있는곳임.
더군다나 그 할매가 은근 그 지역 유지...라서 주변에 어디 놀러갈때나 뭐 필요할 때에 그 할머니한테 부탁하면 진짜 왠만한건 다 가능함.
공산권 국가에서 그정도 능력이 있다는건 대단한 실세라는 이야기거든 ㅇㅇ.
그리고 돌아다닐 때에는 쿡말고 모네다도 들고다녀야함.
쿡이란건 관광객 전용 화폐고 모네다는 현지화폐인데, 1쿡 = 1달러이고 1모네다 = 1/24 달러임.
대부분 쿡을 받는데 모네다 받는 곳 잇으면 진심 미칠듯이 싸게 물건을 살 수 있다.

뭐 암튼 쿠바는 느긋하게 휴식하듯 즐기는거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천국같은 곳이니깐
그런거 좋아하는 친구들은 평생에 꼭 한번은 가보는게 좋아.

절대로 1주일만 머무를 생각은 하지 말아라.
존나 후회함. 최소 보름 생각해. 무조건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