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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무숲

꿈을 꾸고 있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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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를것 없던 어느 날 친구들끼리 술을 한 잔 마신다는 얘기를 들었다. 놀고싶었던 나의 욕망을 풀고 싶었을까? 일이 끝나고 샤워를 한 뒤 한껏 치장을 하고나서 집을 나섰다. 시간은 22시. 술을 두어잔 곁들인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디야?" "어 자기야 이태원" "알았어 버스 타면 연락할게". 버스정류장까지 걸어가는 시간이 적적해 입에 담배를 한 대 물었다. 생각없이 담배를 태우며 지나가다 저 멀리 사람이 보인다. 그 자리에 멈춰서 몇 모금 남지 않은 담배를 마저 태운 뒤 빨간버스에 올라탔다. 오늘도 판교의 창문은 빛이 난다. 기사님은 속도를 올려 서울을 향해 진입했다. 이어폰이 꽂힌 내 두 귀에선 유행하는 팝송이 흘러나온다. 신났다 ,적적했다 음악에 맞춰 내 기분은 뒤바뀐다.
어느덧 버스는 반포동을 지나 한남대교에 입성했다. 낮에도, 밤에도, 새벽에도 어김없이 너는 예쁘구나 한강아. 고마워.

차창밖을 하염없이 보라보다보니 환승역에 도착하여 내렸다. 술 한잔 곁들인 뒤 기분이 좋아진 사내놈들. 지친 몸을 이끌고 퇴근하는 아버지. 자식들 김치찌개를 끓여주기 위한 어머니의 장바구니. 좁은 공간. 한 곳에 다양한 감정들이 뒤섞인다.

설레는 분위기에 버스 안. 나도 한껏 설레임에 취해본다. 정류장 하나, 하나, 하나, 지나다보니 어느덧 해밀턴 앞. 내려서 친구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어디야?" "저번에 갔던 맥주집!" "몰라 주소 찍어 보내 찾아갈게." 툭 전화가 끊기고 카톡이 왔다. 이태원 어딘가 2층에 있는 맥주집. 지도 어플을 켜고 걸어갔다.

금요일에 이태원은 항상 흥이 있다. 그래서 좋다. 나도 그 흥에 취한 것 같은 기분. 어찌어찌 친구가 있다는 맥주집을 찾아갔다. 1시간이 걸린 긴 대중교통여행에 피로를 날려보내듯 담배를 한 대 태웠다. 맨정신의 나와 살짝 술이 섞인 친구와 반가운 인사를 나눈 뒤 가게로 들어가 맥주 한 잔을 시켰다. 외국인 점원이 주문을 받아주었고 난 당연히 한국말로 주문을 했는데 옆에 있던 친구가 말을 꺼낸다. 자긴 외국인이길래 부족한 영어실력을 뽐내며 주문을 했단다. 얼마나 귀엽던지.

1 Comments
t8GMuHZs 2019.11.01 03:29  
홍아..

럭키포인트 10,817 개이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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