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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살인데 사는게 너무 힘들어 형들

FkxaJTvi 9 616 13

익게에 처음글써봐 어디다 터놓고 말하고싶은데 그럴수가 없네...


18살이고 희귀병을 가지고있어 ​망막색소변성증이라고 시각세포가 점점 손상되면서 나중에가면 시력을 잃는데


치료법같은건 없고 약으로 진행을 늦출수는있다고해서 약만 꾸준히 먹고있어


16살때 그저 눈이 나쁜줄만알았는데 우연히 자주가는 안경점 주인 아저씨께서 시력이 너무 자주떨어지는게 이상하다고 검사한번 받아보자고


해서 안과가서 발견했어 이게 유전병인데 가끔 나처럼 가족력이 없어도 발병하는경우도 있다네 


발병시기가 다양한데 난좀 일찍 발병했데 사람에따라선 60세까지도 시력을 보존하는경우도있다곤했지만 대부분은 시력을 잃는데


약을먹은 이후로는 시력이 떨어지는게 줄어든게 느껴지긴해 안경을 바꾸는 주기가 늘어났거든 


그래도 점점 눈이 나빠지는게 느껴진다? 


이게 너무 무서운거있지? 


어느날 갑자기 아무것도 볼수없을까봐 너무 무섭다 


아무것도 할수없게 될까봐 너무 무섭다


나 정말 공부도열심히 했고 착하게 살았는데 왜 나한테 이런일이 생긴건지 모르겠다


내가 왜 살아야하는지도 모르겠고 살아갈수있을지도 모르겠다


하루하루 시간이지나면서 눈이 나빠지는게 너무 무섭고 고통스럽다 차라리 죽을까라는 생각을 몇번 해본거 있지


내가 지금 약을먹고 병원에다니고 관리를 하는게 치료가아니라는게...


시력상실이라는 최악의 미래로 가는 시간이 뎌뎌지는것뿐이라는게 너무 좌절감이 든다 


내가 그릴 수 있는 미래가 없는 것 같아서... 뭘해도 의미가 없는것 같아서... 살아갈 의욕이 생기지않아 


그리고 내가 가족에게 민폐가 되는것같아서 너무 힘들어


약을먹기 시작한이후론 공부도 하지말라시며 학원 과외도 다끊어버리시고 하고싶은대로 하라그러는데 좀 부담스럽다.. 하고싶은것도 없는데 


그냥 예전보단 덜하겠지만 집에서 공부 조금씩한다..


그리고 주말마다 꼭 가족끼리 시간을 보내는데


맞벌이 하시는 부모님이 주말마다 나때문에 시간을내서 여기저기 놀러다니고 외식하고 그러는데


가끔 너무나 피곤해보이시는 모습이 나에게 죄책감을 준다 이렇게 까지 안해줘도되는데.... 그냥 둬도 되는데


내가 그냥 쉬고싶다고 해도 근처 공원에라도 같이가고 카페라도 가서 같이 차나 커피를 마시면서 시간을 꼭 함께하신다


힘들고 지친 모습이 보이는데 내가 계속 거절하기도 뭐하고... 내가 무뚝뚝하게 있거나 풀죽어있으면 더 상심하실까봐


나도 좀더 밝은척 괜찮은척 즐거운척 한다.. 


실은... 나같은건 두고 편히 쉬고싶지않을까?  차라리 내가 사라지면 두분이 조금더 편할까 그런 생각도 가끔든다


가끔은 피곤한데 억지로 밝은척하시는것 같아서 나와 시간을 보내는게 가식처럼 느껴지기도 해서 마음이 복잡하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이유없이 그저 죽어가고 있는 느낌이야 내가 앞으로 뭘할수나 있을까?


무언가 하더라도 시력을 잃으면 어차피 다 의미없지 않을까..? 


진짜 그냥 죽어서 사라지는게 우리 가족도 편해지고 나도편해지는게아닐까?


나라는 존재가 미래가 없는 그저 큰 짐덩이가 된 것같아서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다

9 Comments
sAo04mHE 2022.05.28 06:18  
본인의 상황이 아니라 그 기분까지 완전히 알 수는 없지만 글에서 너무나 느껴지네요 그대의 심정이 어떤지
그래도 나쁜 마음은 안먹었으면 좋겟어요 .. 부모님에게 그대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이니까요
당신의 존재만으로도 부모님이 힘이나는 원천이니까요
그리고 공부가 전부가 아니에요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말고 무기력하게 살아가라는건 아니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답니다
위로가 되는지는 모르겟지만 힘내셨으면 좋겟습니다. 그대는 아직 할 수 있는게 너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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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SXf2V 2022.05.28 07:16  
뭐라 말해줘야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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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rIqiij 2022.05.28 08:02  
사람의 고민이라는건 모두 자기자신한테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어떤이의 따뜻한 위로도 결국에는 자기가 마음먹기를 달리하지 않는 이상 고민은 사라지지 해결되지 않습니다.
 힘들 때 게시글을 적어서라도 마음의 위안을 얻으려는 태도는 정말 좋은 태도입니다. 털어 놓을 사람 없이 혼자 끙끙 앓아서 마음의 병이 되는게 가장 위험한 순간이거든요. 이기적인 태도일 수도 있지만 나보다 더 힘든 사람도 있지 않을까하며 마음의 위안을 가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다른 좋은 행운이 있을 것이라고 희망합니다. 부모님도 물론 힘들겠지만 당신이 없어지는거야말로 제일 최악이 아닐까요. 열심히 공부하셨으니 다른 어떤 고난들도 열심히 극복하실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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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jZaA3UN 2022.05.28 08:48  
우선 첫번째로 본인의 고민을 잘 읽히게 풀어준거에대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저에게는 암으로 친구를 보낸 경험이 있어습니다.
그때 그 친구 아무렇지 않게 웃어주며 참 나를 많이 위로해줬습니다. 별거아니라고, 금방털어내고 밥이나 맛있는거 먹자고, 그렇게 거짓말처럼 두달뒤 친구를 떠나보냈습니다. 그래서 글을 읽으면서 그 친구도 글쓴이처럼 괜찮은척했던건 아닐까? 생각이 들어 더 고맙고 미안했습니다. 18살이라는 나이에 글에서 성숙함이 묻어져 나온다는건 그만큼 아프고 생각이 많았다는걸 방증하는거겠지요. 그래서 더욱 안타깝습니다. 시력을 잃어간다는 공포, 본인이 사랑하고 좋아하는 것들을 하루아침에 볼수 없게 될거라는 공포 역시 저는 느껴본적이 없어서 글쓴이의 두려움을 온전히 이해할수조차 없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의 사랑이 대단하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을거같습니다. 본인들이 피곤하고 힘듦에도 불구하고 글쓴이의 아픔에 공감해주시고 글쓴이가 좋은세상 조금이라도 더 멀리 넓게 보시라고 노력하시는 부모님의 사랑은 정말 존경스럽기까지합니다. 그게 '부모'라는거겠지요. 무서우면 무섭다, 힘들면힘들다 표현하세요 아직 그래도 될 나이고 글쓴이가 모든짐을 다 안고갈 필요는 없습니다. 주변에 좋은사람이 있으니까요 특히 부모님은 글쓴이의 존재만으로 행복해하시고 감사해하시니까요.

18살나이에 큰 어려움을 마주한거 다시한번 위로의 말을 올립니다. 약으로 병의 진전을 늦출 수 있다고 하셨는데 계속 늦추다가 생이 다할때까지 병을 늦출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조금 해봤습니다. 제가 읽은 책에서 나오는 말이 있는데 글쓸이에게도 충분한 위로가 되면 좋겠습니다.
"주여 저를 평온하게 하셔서
바꿀수 없는 일은 받아들이게 하시고
바꿀수 있는 일은 바꾸는 용기를 주시고
이 둘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저는 불자이지만 이 문구가 불교에서 얘기하는 마음속평화와 뜻이 같다라 생각하여 소개해드렸습니다.
글쓴이는 또래에 다른 친구들보다 성숙하니 이 문장을 잘 이해하실수 있을거라 믿습니다.
받아들일건 받아들이고 그속에서도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마음에 평온이 깃들길바라겠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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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MpVfst 2022.05.28 10:22  
힘내라! 다른말은 해줄게읍네 ㅠ 힘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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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ZOpmQq 2022.05.28 13:05  
나는 이런고민을 혼자 극복하려하지말고

너가 쓴 이글을 부모님께 보여드리고 셋이서 해결하려 하지말고 제3자인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는게 좋을거같다.

감히 글쓴이의 상황을 이해할수없어서 힘내라고 함부로못하겠지만
본인의 상황을 이렇게 쓸 용기를 내준건 정말잘한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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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PQig926 2022.05.28 13:33  
죽는건 아니지만 같이 편하게 돌아다닐수 있을때 열심히 돌아다녀라 너를 위한게 아니라 부모를 위해 돌아다니면 너 맘도 좀 편하지않을까.. 또... 갑작스런 사고가 아니라서 대비 할 시간이 있다.. 시각장애를 가진 사람이 어떻게 일하고 사는지 배워보길.. 너의 감정을 온전히 공감할 수 없기에 말처럼 쉽지 않을 말을 남겨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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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3GauZDL 2022.05.28 19:01  
팩트 죽으면 부모님이 편해질거라 생각하지만 님을 맞벌이신데도 그렇게 아끼시는거 보며는 정말 사랑하시는거다. 근데 너 죽으면 부모님들이 편할거라 생각하지만 더 고통받는다. 내가 못나서 너를 그렇게 낳았어 라며 자책하거나 몰라줘서 미안해 하고 그저 멍만 때리신다.
내 친척형이 자살로 죽었는데 고모와 고모부는 매일 힘들어 하셨고, 친척들끼리 매일 번갈아가며 고모댁에서 잤음, 죽은지 이제 1년 되가는데도 계속 자책하며 고통 받는 생활을 지내시고 계신다..
고모들이 매주 챙기러 가고 .. 진짜 남아있는 사람은 계속 널 그리워하면서 자책하고 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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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4KnRT5a 2022.05.28 20:02  
별거있나
답 하나밖에없음
너 하고싶은거 하는거
게임하고 티비보고 이런 의미없는것보다는
정말 시력이 다하기 전까지 의미있는 무언갈 남기고 갈 수 있기를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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