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찐 아닌 일찐 썰
난 어렸을 때 부터 겁이 없었음. 성격도 완만해서 누구와 싸우거나 감정 상한 기억이 없음.
다툰 경우야 있지만 금방 풀었고, 금방 다가갔음.
그러다 보니 동네 형들과도 엄청 잘 다니고, 잘 따라다녔음
취미가 엄청 많았고, 관심사도 다양했음.
기타치는 형 따라다니면서 기타도 치고
축구하는 형 따라다니면서 골기퍼나 볼보이짓도 하고
음악듣는 형 따라다니면서 카세트 정리하고 음악 듣고
비디오방 형 따라다니면서 비디오 보고
자전거 타는 형 따라 산길 자전거 타고
그림그리는 형 따라 그림 그리고
초등학생 시절부터 중,고딩 형들이랑 놀았고, 반말하고 다녔음
"형 축구하자." "형 oo형이 오래." 이런 식으로 동네에서 나름 인싸였음
그러다 중학생이 되던 날, 동네에서 버스타고 30분 이상 가야하는 곳으로 다녔음
형들 따라 남중 가고싶었는데, 공학으로 배정 받아서 별로 좋아하지 않았음
(그 남중은 남고도 같이 있었고 동네 형들이 거기 다녔음)
평범하게 학교 다니고, 친구들 생기고 나름 잘 지내고 있었는데
반에 일진무리가 있었음. 1학년 꿇은 애도 있었고 반 분위기는 그 애들이 좀 흐리긴 했음.
그러다 학교 뒷편 작은 공터에서 축구를 했는데, 내가 찬 공이 담을 넘어갔고
일진 중 한 명이 담 넘어서 공을 가져왔음.
그런데 하필 선도부에 걸려서 벌점 먹음.
난 자리에서 "미안하다"라고 하고 분명 그 놈도 "괜찮다"라고 했는데
점심시간에 나한테 와서 무릎 꿇고 사과하라 함. 안 그러면 날 때리겠다고 했음
당시 나도 일진은 무서워 했으나 무릎은 꿇고싶지 않았고
"그냥 떄려."라고 했는데 뒤로 물러나더니 달려 오면서 나를 발로 참.
그런데
생각보다 하나도 안 아팠음.
평소 중,고딩 형들이랑 장난쳐서 그런지 진심 '이게 뭐지?'싶을 정도로 하나도 안 아팠음
그래도 약속은 했으니, "이제 가라"라고 한 말이 그 애의 자존심을 긁었나 봄
갑자기 내 뺨을 때림.
주변 친구들이 비명질렀는데, 그 순간 나도 흥분해서 때렸음.
형들과 몸싸움을 많이 해서 어떻게 때려야 아픈지, 어떻게 떄려야 일어나기 힘든지를 알고 있어서
명치를 주먹으로 때리고 팔 꺽으니까 바로 바닦에 기면서 울음
그 순간에도 형들이 말한 얘기가 기억났음
'이래야 상처랑 때린 티가 안나'
질질 짜는 애 밀치고 "다신 우리 교실로 오지 마"라고 말하고 보냄
친구들이 그때부터 날 우러러보기 시작했음
그런데 문제는 그 일 있고, 2,3학년 몇 명이 나를 보러 옴
"너가 oo이냐?"라고 물어보면 "어 내가 oo인데 왜?" 라고 답함.
난 이 때 까지도 선배들에게 존칭해야된다는 걸 몰랐었음.
진심으로 몰랐음. 저 애들보다 큰 형들이랑도 반말하면서 놀았으니까.
그런데 문제는 이런 반말이 소문이 났고, 당시 중학교 진짜 일진이 날 불렀음.
지금 생각하면 우수웠겠지만, 당시 그 일진은 키가 183이었고 덩치도 컸음.
그리고 나 중1때 키는 고작 160정도 였으니까.
아직도 기억남 1층 탈의실에 들어갔는데 불 다 꺼놓고 그 형 혼자 가운데 앉아있고
양 옆에 여자 선배랑 남자선배들 있고 구석에 나한테 맞았던 새끼가 있었음.
유일하게 나랑 같은 학년이고 싸웠지만, 악감정은 없었기에 나도 모르게 아는척 했음
"뭐냐 병.신아, 여기 왜있어?" 라고 말하니까 갑자기 나한테 욕을 ㅈㄴ하면서 일진한테 이간질을 함
일진은 날 보고 "뭘 믿고 나대냐? 아는 형 있어?"라고 말했던 거 같음
근데 내가 꽂힌 건 "아는 형 있어?"라는 말이었고
난 그냥 옆 학교 다니던 형 이름 몇 명 말했음.
기타치는 형, 축구하는 형, 나랑 자전거타고 산 타는 형
그 중 아는 이름이 있었는지 "앞으로 나대지 마라"라면서 보냈고, 난 "응" 이라고 하고 나옴
그렇게 일진들이랑 이제 엮이지 않을 줄 알았는데
나한테 나대지 말라던 3학년 형이 거의 매일 우리반에 와서 날 데리고 갔음
원래 1학년은 점심시간에 학교 뒤 공터만 이용 가능했음.
넓은 운동장은 3학년과 2학년만 사용 가능했음.
그런데 날 데리고 운동장에서 축구 같이하고 농구 같이했음
알고보니 그 일진형의 형, 그리고 그 형의 친구가 기타치는 형이었음. 이 형도 일진이었음
(참고로 이 형도 인생 ㅈㄴ 파란만장했는데 고딩 때 사귀던 고딩 밴드부 누나 임신시켜서 그 누나는 퇴학당했고, 그 형은 졸업함)
기타치는형, 축구하는 형, 자전거타는 형은 남고에서 유명한 형들이었고, 그 형들은 나를 계기로 또 친해졌던거임
내가 시간되면 oo형이랑 만나러 갈거야 이러면서 이름을 익히고, 오가면서 내가 인사 시켰던 기억이 있음
그러면서 형들끼리 친해졌나 봄
여튼 그건 별개로 중딩 일진 형이 술마시러 가자, 담배피러 가자 해도 난 안 마시고 안 폈음
근데 담배피는 거 옆에서 같이 떠들긴 했음. 무리지을 생각 없이 오라그래서 가면 자연스럽게 무리에 속했고
난 일진이 아닌데 일진이 되어 있었음
2학년 때 까지 그 무리에 있었지만, 난 형들은 잘 따라다녔지 동년배는 잘 안 따라다녔음.
그러다보니 2학년 2학기 때 부터 슬슬 무리에서 나왔고
중 3학년 부터 기타랑 그림에 빠져서 옆에 여고 밴드부랑, 남고 밴드부 왔다갔다 하면서 기타 치고 그림그리고 놀았음
난 정말 누굴 괴롭히거나 떄리거나 뺏은 적은 단 한번도 없지만 내 이름은 유명했고
친척동생이 사는 동네에도 가끔 내 이름이 거론될 정도였다 함.
(친척동생과 술 마실때마다 그 얘기를 지겹게 들었음)
결정적으로 내가 이런 일진같은 짓을 안 한 계기가 있는데
초등학교 때 정말 친했던 친구놈이 있었음
그 친구는 내가 가고싶던 남고로 갔고, 난 공학으로 갈렸음.
중간고사인지, 기말인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시험이 끝난 후 날 따라다니는 놈과 남고 밴드부 가는 길이었는데
초딩 때 친했던 친구를 만남.
반갑게 인사하고 시험 잘 봤냐 이런식으로 얘기 했음
나 따라다니던 친구가 "성적표 함 보자"라고 했는데, 친했던 친구가 정색하면서 싫다고 했음.
난 무안할까봐 "뭐 그런 걸 가지고 숨기냐, 함 보자~" 라고 했는데
갑자기 가방에서 성적표를 꺼내서 나한테 건내줌.
근데 난 그 친구의 표정에서 어릴 적 날 친구로서 바라본 표정이 아닌
무서운 일진을 바라보는, 돈 뺏길 때의 표정을 짓는 애들의 표정을 봤음.
아이러니하게 오히려 난 그 친구의 행동에 상처받았고 그 눈빛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았음
날 따라온 친구는 날 무시하냐 면서 위협하는거 제재시키고, 성적표 보지도 않고 건내 줌
그리고 잘가 라고 하고 그냥 지나갔음
여튼 그 뒤로 3학년이 되서 난 일진들이랑 몰려다니지도 않고 얌전히 지냈음
이런 똥글을 왜 쓰냐면, 그 친구가 결혼을 한다 함.
당연히 난 청첩장을 못 받았고, 안 갈 생각임.
그 때 이후로 연락을 한 번도 안 했으니까.
결혼 축하한다 병철이 병.신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