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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01] 낙서

키차투재히어해녀 1 50 0

의경인데 매주 주말에 외출하고 이제 매일 2시간씩 핸드폰 쓸 수 있게 되서 


하루에 한 시간씩 초단편으로 글 쓰려고 하는데


어제 친구들이 '낙서'라는 단어 던져줘서 써봤어 평가 좀


많이 짧아




낙서
넌 내가 낙서라고 했다.
수성펜, 유성매직, 중성펜, 만년필, 뭐든 상관없이 휘갈긴 네 마음 위에 나는 지긋지긋한 낙서가 됐다고 했다.
그것만은 확실하다. 언제고, 어디서고, 내가 너무 세게 그려놔서, 네 마음에 너무 자주 그려놔서 이젠 지울 수도 없다고 했다.

“미안해, 고마웠어.”

별 생각없이 보고 있던 핸드폰에서 너에게로 눈길을 돌렸을 때 가장 먼저 보인 건 너의 눈물이었다.

“그냥, 갑자기 미안하고 고마워져서.”

 너의 목소리를 더 듣기 전에 화장실로 향했다.
왠지 모를 두근거림과 내가 미쳤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씻어내기 위해 세수를 했다.

“아니, 자리에 아무도 없으니까 당연히...”

모르는 남자에게 화를 내면서도 내 얼굴에서는 물이 둑둑 떨어지고 있었다.
주인 있는 자리에 앉은 그 남자보다, 맞은편에 모르는 남자가 앉는데도 아무 말도 않고 눈만 꿈뻑이는 너에게 화가 났다.

카페에서 나와 걸었다. 뒤는 돌아보지 않았다. 웬지 익숙한 두려움을 마주할까 겁나서는 아니었다.
걸음을 멈추고 뒤돌면 너는 분명 미안하다는 듯 조금 고개를 숙이고 동그랗게 나를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이미 알고 있다. 매번 그렇게 내 마음에 그려진 너니까. 그런데 아니다. 너가 없다. 돌아섰을 때, 너는 온데간데 없었다.

“나 왔어.”

물에 젖은 머리를 다 닦아내기도 전에 너에게 달려가 품에 안았다.
하지만 내 품에 있어야할 따뜻한 네 피부보다 내 피부의 축축함이 먼저 느껴졌다.

“미안해, 만질 수는 없나봐.”

너는 그렇게 언제 그리고 어디서 나타질지 모르는 내 일상의 낙서가 됐다.






아이폰 메모장에 있는 걸 복붙하니까 문단이 너무 이상해져서 조금 수정했어 문단 정도는



1 Comments
하그너슈해서드에 2018.06.28 20:08  
채굴중입니다 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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