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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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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류가 만들어낸 베스트셀러. 하도 언급이 많이 되니 도서관에서 읽어봤다.


82년생의 여성들에게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거니 싶었다.


대다수의 여성들이 상당부분 공감하는 내용이겠지.


일반화의 오류도, 억지로 꿰어낸 피해사례모음집도 아니었다.


나도 여자친구를 만날 때나, 여사친들이 겪는 고충들을 듣고 접할 때면 


정말 내 속이 철렁하고 화가 났다. 그리고 내가 여자가 아니라 완전한 공감까지는 못하리라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한 번 생각해보자.


한 인간의 생애를 거꾸로 훑어 부정적인 순간들을 차례로 엮어 이야기를 만든다면


그것 참 가관이지 않겠는가?


만약에 내 이야기가 같은 방식으로 쓰였다면, 남들에게 나는 한국사회의 피해자로 읽힐 것이다.


나 뿐만아니라 삼성 이재용이도 피해자로 읽히게끔 할 수 있다.


내 이야기를 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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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대학교 2학년 1학기 때 cc였다. 나는 아직 미필이었고 아마도 그 해 연말 쯤에는


군대를 가야만 했다. 그래서 상대방에게 미안함과 불안함이 섞인 감정을 가진 채로 연애를 시작했다.


여자친구가 있어 외출에 외박까지 있는 의경으로 지원을 하게 됐고, 대여섯번의 추첨 탈락을 거쳐 겨우 합격했다.


가기 전까지 누구보다 애틋했다. 그리고 기다려준다는 말이 말뿐이라도 정말 고마웠다.


가지 않으면 범죄자가 되는 나라이니, 나는 차선책을 선택한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자대배치 직후 큰 시위들이 일주일에 6-7번씩 터졌고 나는 아침부터 밤까지 한 겨울 추위에 바들바들 떨며


시위현장을 지켜야만 했다. 신체적 고통보다도 나를 힘들게 한 것은 시위 현장의 정서였다.


당시 나는 심리적으로 힘들었고, 의지할 데가 필요헀지만 여자친구에게 내색은 안했다. 그저 통화로 괜찮다고 말하면


없는 일이 되는거니까, 나만 불편하면 되니까 참았다. 돌이켜보면 내가 잘못한 부분일지도 모르겠다.


어찌보면 당연지사의 절차로 여자친구는 내게서 멀어져갔다. 아무리 통화를 자주해도 외출을 나가도 상대방이


만족스럽지 못한데 어찌할 수 없었다. 그무렵 나는 시위현장, 내무생활, 심리적 보루였던 연애생활에서까지 삼중의 스트레스를 받다보니


우울증과 공황장애가 생겼다. 더 이상 견디기 힘들다고 느낀 나는 현역부적합심사 절차를 밟고 약 6~7개월간의 지루한


기다림을 거쳐 공익근무요원으로 재배치가 됐다.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기 시작한 그 때, 여자친구는 이별을 고했고, 


내 상태는 걷잡을 수 없이 망가져만 갔다. 난 그저 남들처럼 평범하게 연애하고 청춘을 보내고 싶었는데, 


소위 지껄이는 자랑스러운 병역의 의무를 다하려다가 내 젊은 날은 산산조각이 났다. 


사랑하는 사람도 잃었지만 내 머리 위에는 낙인도 찍혔다. '군대 하나 못버텨 도망친 겁쟁이 놈' 이라고.


사회적 낙인과 더불어 전산에도 기록이 남아 취업시장에서 또한 패널티를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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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행복하게 살아온 내 인생의 한 부분을 있는 그대로 적어봤다.


누구나 인생의 굴곡이 있듯이 내 심리에 있는 골짜기의 일부이다. 물론 최악이었던 부분도 아니다.


이게 과연 내가 남자라서 피해를 본 걸까?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만약에 맞다면 나는 피해자가 될텐데, 가해자는 누구인가? 내 여자친구인가, 시위자들인가, 이 사회인가?


난 모두가 원망스러웠지만 모두를 탓하지는 않았다.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이고 결국엔 모두가 상처받을 뿐이다. 


각자 인생의 굴곡을 극복하는 자기만의 방식이 있을 것이다.


다들 알겠지만 장담하건데, 그 방식이 누군가를 깎아내리는 방식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다.


미투 운동의 칼날이 개인들을 향하고 있지만 크게 보면 사회에 던지는 종언일 것이다.


하지만 칼날만으로는 상생할 수 없다. 칼날은 승자와 패자를 나누고 결국엔 피를 흘리게 한다.


이 시대 페미니즘이 진정성 있는 사상이라면, 흉기로 쓰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고뇌 없이 짧게 써내려봤는네 공감을 갈구하지는 않는다.


개인적으로 그놈의 공감이 언더독을 만들어내고 不正을 합리화시키는게 꼴보기가 싫더라.








4 Comments
푸셔구헤루지퍼여 2018.04.10 16:42  
색스색스색스 앙 개꿀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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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느커주유쿄퍼규 2018.04.10 17:15  
누구나 겪는 인생의 굴곡이 있다. 자기가 잘못해서일수도 있고 잘못은 없지만 재수도 없는경우도 있고 원인은 다양하다. 페미의 문제는 그런 다양한 원인은 깡그리 무시하고 단일한 원인으로 환원시킨다는거다. 바로 여자라 당했다. 업무능력이 후져서 상사한테 혼나도 여자라 당한거고 길가다 미친놈이 소리질러도 여자라 당한거다. 원인을 따져보자는 시도는 젠더감수성, 공감능력이 부족하다고 공격받는다. 저긴 종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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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태르허즈피가케 2018.04.10 18:36  
언더독이라는 단어 배우고 갑니다 ^^
아스날언더독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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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쿠게아카개후지 2018.04.10 19:40  
페미가 등장하면서 실질적으로 성별의 차이로 인한 부당한 대우나 악습의 관행을 건드려 폐지하는 것과 같은 많은 사회적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것은 좋으나 정확한 기준이 없어 인간의 이성적 사고에서 벗어난 이기심의 표출이 제한되지 않아 많은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것도 맞다고 생각함 페미가 공리주의적인 사고를 겸비하게 된다면 굉장히 좋은 방향으로 발전을 할듯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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