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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라 삐져서 장모님집에 갔다.

owIx4gq1 39 811 13

뭐랄까, 아는 척은 많이 하는 편인데 실속없는 스타일이랄까


며칠 전에 아내가 무당한테서 돈주고 들은 이야기랍시고 자기 공무원 준비를 해야겠다고 하더라.


농담인 줄 알고 애기보살 직렬 9급이냐고 했다가 정색하는 거 보고 분위기 파악했다.


진지하게 자긴 더 큰사람이었는데 스스로 몰랐다고 이야길 하더라.


20만원 주고 들은 이야기고 5급은 때가 늦어서 힘들 거고 7급을 준비하라고 했단다.


더 웃긴 게 아내는 기독교인이다, 그래서 농반진반으로 "예수님은 뭐래?" 라고 했다.


그랬더니 정색도 정색도 그런 개정색이 없었다 "아 뭐래 " 이러더라 


분위기는 싸해졌고, 나는 저녁에 맥주 한 잔의 여유를 계획했던 터라 괜히 싸워서 물거품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


"농담이야 농담~ 그래서?" 하고 대화를 이어갔다.


그래서 자긴 내일부터 공무원 학원을 다닐 거고 부적을 또 사야 돼서 돈을 달라고 하더라.


먼저 생각했다.


이런 문제는 아내의 이야기에 공감을 해야 하는 걸까, 이성적인 대안을 말해야 하는 걸까.


평소 아내가 어디서 속상한 일을 겪고 왔을 때 공감이 아닌 이성적인 대안을 제시했을 때


우리는 아니 나는 부부싸움을 당한다.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나는 여보가 공무원 준비하는 건 긍정적으로 생각해, 근데 그 계기가 무당의 말이라는 게 조금 걱정이야.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까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하고 다시 대화해보는 게 어떨까?"


아내는 듣더니 방긋 웃었다, 그 웃음은 내게 납득되지 않는 웃음이었고...불안했다.


"그치? 자기가 생각해도 나 공무원하고 잘 어울리지? " 라고 대답했다.


아내는 아마 '여보가 공무원 준비하는 거 긍정적으로 생각해' 로만 들었고 그렇게 이해한 것 같다.


그러더니 갑자기 "여보 오늘 밤에 뭐 해?" 라고 물어왔다.


의무방어전의 날은 아니기에 안심하고 이야기했다, "오늘 저녁에 그냥 쉬면서 맥주 한 잔하려고 했지 왜?"


그러자 내게 교회를 가자고 이야기를 한다.


이번 주가 무슨 기간이라서 교회를 가야 된다고 그런다.


내 삶의 낙인 맥주타임을 놓칠까 봐 급해진 나는 성급하게 말을 내뱉었다.


"아니 여보 낮엔 아기보살님 보고 밤엔 예수님 만나? 종교도 투잡이 돼?"


아...며칠 뒤 만날 친구에게나 할 법한 뒷담화스러운 이야기를 면전에 대고 해버렸다.


"지금 그게 말이야? " 라며 날 노려본다.


지금이라도 수습을 하자며 생각하는 순간, 내 입은 뇌와 다르게 말을 하기 시작한다.


"예수는 희대의 사기꾼이고 무당은 동네사기꾼이잖아"


....


아내가 아랫 입술을 잘근 깨문다, 둘 중 하나다 즙을 짜거나, 사자후를 날리 거나.


한숨을 크게 내뱉더니 "평소에 내 종교적 이념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했어?" 라며 예상 외의 발언을 한다.


어차피 이렇게 된 거 할말은 해야겠다는 용기가 생겼다.


"응, 당신은 보이지도 않는 보살과 예수의 말은 잘 듣고 옆에서 실질적으로 너랑 평생을 함께 할 사람의 말은 안 듣잖아."


그랬더니 나한테 하는 말


"네가 신이야?, 아니 네가 신이면 네 말을 듣지."


도대체 저 말에 어떤 논리로 대답할 수가 있을까...한참을 고민했다.


.

.

.


정적을 깬 건 아내다.


"나 엄마한테 갈게, 며칠...있을 거니까 그렇게 알아."





아내가 떠난 지 이틀 째다.


장모님한테서 카톡이 온다, 유명한 목사의 말씀이라며 동영상 링크를 보내기 시작한다.


아무래도 아내가 장모님 께 이야기를 한 것 같다.



이 글이 띄는 성격이 어떤 건지는 쓰는 나도 잘 모른다.


하나의 웃음을 유발하기 위한 건지, 교훈을 주기 위한 건지, 깨달음을 얻을 고뇌를 할 기회를 주는 건지.


그러나 이건 분명한 것 같다.



실재하는 나보다, 실제할 것 같은 것을 더 존중하는 배우자는 불행에 안주하게 되는 삶을 선사하는 것 같다.

Best Comment

BEST 1 owIx4gq1  
[@ufvBl8Rl] 뭐가 됐든 박는 건 안 된다.
39 Comments
ufvBl8Rl 2019.04.16 10:48  
마누라라니까 중립박을게
내 여자였아면 십자가에 부적붙여서 빠따칠텐데

형 힘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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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Ix4gq1 2019.04.16 10:50  
[@ufvBl8Rl] 뭐가 됐든 박는 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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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MBUHbyd 2019.04.16 10:49  
친정갔다고 하면 될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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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Ix4gq1 2019.04.16 10:51  
[@fMBUHbyd] 내 마누라랑 비슷한 타입이구나.
X4g0Xcot 2019.04.16 10:50  
나는 친구건 애인이건 종교를 좀 심하게 믿는 사람들이랑은 연을 끊는다.. 종교를 믿는건 잘못이아니지만 너무빠지게되면 정신병이라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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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Ix4gq1 2019.04.16 10:51  
[@X4g0Xcot] 나는 그걸 결혼하고 깨달았다.
5g0WJ9Rr 2019.04.16 11:00  
[@owIx4gq1] 너무 늦었네 이형님....

자기가 믿는건 괜찮은데, 강요하는건 진짜 아니야. 그런건 진짜 배려가 없는 거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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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MXN9nK 2019.04.16 10:53  
뭐든 과몰입은 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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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2kOyoaY 2019.04.16 10:55  
아니 ㅆㅂ 무당을 믿는다고??? ㅋㅋㅋㅋㅋ
뭐 말도 안되는 악재가 껴서 너무 답답한 마음에 찾아간다거나 이런것도 아니고

그냥 가서 믿고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심지어 기독교 ㅋㅋㅋㅋㅋㅋㅋㅋ 개웃기네

이래서 종교 믿는 사람 별로 안좋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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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J2NhY0 2019.04.16 10:59  
[@i2kOyoaY] 나도 개독교는 거른다
woJ2NhY0 2019.04.16 10:58  
참나...줏대없는 인생이네...무당말듣고 공무원준비라니...계기가 되어서 공부시작할순 있는데 부적까지...공부부터 시작해보고 학원을 다닌다고 하던가....남의 돈이라고 펑펑쓰는느낌인데
안타깝습니다 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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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mmLyfPc 2019.04.16 11:06  
어후 답답
저래서 종교에 빠진사람은 만나는게 아니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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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78hL9m 2019.04.16 11:09  
이 기회에 안잡으면 평생 피곤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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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B6ohQq 2019.04.16 11:09  
다 니 업보 아이갠나 ㅡ.ㅡ
짜피 개속 갛이 살아야대믄 ㅡ.ㅡ
싸개싸개 하해 하믄 댄다 ㅡ.ㅡ
그라고 여편내 공무언은 그만 대엏다 ㅡ.ㅡ
무당년 앞이빨 부수는개 낫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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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ghvfL0i 2019.04.16 11:1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존나 웃기네
부적쓰라고 하는거보니 사이비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당이든 뭐든 뭐 이거 해라 저러 해라 딱 집어서 얘기해주면 사기꾼이라 봄ㅋㅋ
그냥 두루뭉술하게 말해주지 않냐? 너는 공적인 일이 맞다 이런식으로?
나이 많으니깐 5급은 힘들고 7급 하라고 딱 정해주는건 뭐냐ㅋㅋㅋ
공무원 학원도 아니고ㅋㅋㅋ

결혼 생활 존나 힘들겠네 힘내라 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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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F672OH 2019.04.16 11:16  
연애는 얼마나함? 별로 안하고 결혼한거 같고, 부부사이에 아직 친구같은 그런게 없는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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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YXVE8Re 2019.04.16 11:17  
아....형....힘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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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Xhacje 2019.04.16 11:22  
힘내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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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1HzO2jo 2019.04.16 11:24  
소설 아니고 사실이야?
내용이 충격적이기보다 글을 참 잘써서 충격이네
편하게 잘읽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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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H5zSmLg 2019.04.16 11:29  
현실에서 벗어나고싶을 때 흔히 보이는 모습이라고 생각하고싶다. 부적이 있어야 공부가 잘 될 것 같다는 말을 믿을 수 없으니. 우선 학원 끊고 공무원 준비를 해보라고 해. 그리고 잘 안된다고 부적이 있어야겠다고 하면 부적 같이 가서 받아봐. 그런데도 안되면 이제 종교 관련 얘기 꺼내면 이혼이라고 해.

주변에 귀기울이지 못하고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며 너의 기준에서는 구실좋은 핑계를 찾는걸로 보이니까 교회 다니면서 기도하고 하는건 좋은데 도를 넘지 말라고해 도 닦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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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oUl2Gdu 2019.04.16 11:40  
씨 발새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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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hvPmWE 2019.04.16 11:44  
뭔가 이상한데ㅋㅋ
친정이 독실한 기독교 집안인것 같은데 기독교 유일신 사상 아니냐? 근데 왠 무당에 부적이래?
기독교 맞어? 사이비 아님?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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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6HpUaF 2019.04.16 11:48  
하...시발 대가리에 논리라는게 있는년이면 무당이아니라 기독교도 안믿어
그냥 멍청한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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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HHkgsm 2019.04.16 11:54  
애없으면 깨라 ㅋㅋㅋㅋㅋㅋㅋ씹노답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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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j9ZIoib 2019.04.16 11:58  
기독교가 무당을 믿는다곸ㅋㅋㅋㅋㅋ교회다니는게 무당은 쳐 믿고 또 제사는 안지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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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87cZMF5 2019.04.16 12:21  
신이 아니라 남편말을 안 듣는다 ?ㄷㄷ 언젠간 사고 크게 치겠네 사이비 말은 철썩같이 들을 거 아냐 ...
뭘 많이 알지만 실속이 없다는게 그거네 와이프가 가진 지식은 다 자기 종교신념이 그나마 논리적으로 보이게 하고 합리화하기 위한 껍데기인거야 앝은 지식으로 아는 척 하는사람도 피곤하고 위험한데 그마저도 종교를 위한 지식이라면 그런 혼종이 따로 없다 ㄷㄷ 부디 돈관리 잘하시고 아내를 버릴 수 없다면 목사로 전직을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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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Cnwspa 2019.04.16 12:26  
진짜 개좆됐네 다시 한번 결혼을 깨닫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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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ZsegsXP 2019.04.16 12:28  
글 잘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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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92XokMl 2019.04.16 12:31  
형 글을 왤케잘써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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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xJSEeen 2019.04.16 12:55  
모르는 사람 말에는 쉽게 돈주면서 자기랑 가장 가까운 사람한테는 화내면서 돈 뜯어내는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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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NOTG3eM 2019.04.16 13:40  
힘...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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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Ka2PNd4 2019.04.16 13:50  
진짜 내가 긴 삶을 산건 아니지만 확실하게 거르는 두가지 타입이 종교미치광이,개새끼미치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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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ZN9m0Qi 2019.04.16 14:03  
기독교 신잔데 무당말을 듣는다는것부터가 난센스 본인부터가 기독교인으로서의 최소한의 신념도 없는데 그걸 왜 남편한테 ㅋㅋㅋ
며칠 없는 동안 신나게 맥주파티나 하셈
공뭔준비 한다는건 직장 없다는건데 솔까 쌩까고 지원 안해주면 되는 부분이잖음 ㅋㅋㅋ
장모님한테 무당이 추천해서 공무원 준비한다는 말은 했는지 궁금하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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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qobOv6n 2019.04.16 14:05  
힘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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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JBN4Z6s 2019.04.16 14:06  
나중에  사이비한테 집재산 다털릴 관상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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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quMO36O 2019.04.16 14:19  
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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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nblCTs8 2019.04.16 14:35  
제발 거짓맣이라고 해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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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SUdIeVd 2019.04.16 15:38  
나도 기독교지만 개독은 진짜 답없음 타인에게 강요하는 종교가 어디있냐 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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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1Shny1 2019.04.16 15:40  
기독교 + 무당 콜라보가 가능함? 불가능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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