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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무숲

탈피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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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무서워졌다
나는 부주의성 adhd 이상한 병있어서 정신병원에서 약을 먹으며 살았다
병 때문에 아주 단순한것부터 모든게 실수투성이 인생이었다
군대도 정신이상 때문에 공익나왔다

회사일 때문에 개같이 돈만버는 기계짓거리 그만하고싶고
정신병 때문에 맨날 실수해서 한심한 눈빛받는거 힘들어서 다 때려쳤다
약을 먹어도 본래의 내 모습은 항상 공존했다
그냥 내게 일어나는 모든것들은 숨쉬는것도 불편하게 만들었다

난 오래전부터 음악을 하고싶은 마음에 내방엔
녹음용 마이크를 비롯해서 괜찮은 장비들을 오래전부터 갖고있었다
난 내 생각과 내가 표현할수있는 모습을 누군가와 공유하고 싶었지만
정작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은 내 주변에서 찾을수없었다

그렇게 몇달을 아무런것도 하지않고 비싼 장비들은 가만히 먼지만 쌓여갔다
그러다가 오랜만에 서울에 아는형과 식사를 하며
대화를 하다가 내게 좋아하는것이 뭐냐는말에 나는 음악이 좋다 말했다
어느정도로 얼만큼 좋아하는지 설명을 해주자
이 형은 여기에 가보라면서 어떤 모임을 소개해주었다

이곳에는 실용음악과 학생들도 있었고 버클리 음대를
다니는 사람도 있었고 보컬리스트 라던지 국악하는사람 싱어송라이터 등등
음악에 나처럼 아주 많이 빠져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전문적으로 배우거나 많은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지만
난 어디서도 배워본적 없었다 하지만 난 작사와 감정표현 능력이
그 누구보다 자신 있었기 때문에 난 주눅들지 않았다

그런데 난 애초부터 이곳에 온 첫번째 이유는
수많은 사람들앞에 나서지 못하는 나를 깨부수고싶은 마음이 가장컷다
난 태생부터 수많은 사람들앞에 나설때 그 사람들의 시선이 무서웠는데
정작 내가 하고싶은건 남들앞에 나서는거라 나는 무슨일이 있어도
나 자신을 이겨내야만 했다

다른사람들을 보니 각자 만든 작업물을 들려주는 것이었다
난 내가 만들어온 작업물이 아닌 앞에 나가서 온몸으로 표현하길 바랬다
작업물이 아닌 나처럽 앞에 나가서 직접 내보이는걸 보여주려는
사람은 이상하게도 나 하나뿐이었다
나같은 사람이 또 있었다면 동질감 덕분에 덜 부담스럽고 긴장도 사그라졌을텐데....

똑같은 일에 묻혀지고 똑같은 실수나 하던 기계로 살다가
갑자기 다른 모습을 내보이려니 눈앞은 흐려졌다
내가 앞에나가서 뭔가 할수있을지 커다란 궁금증과 동시에 두려움이
교차되면서 나는 혼란에 빠졌다
망설이다가 멍청하게 못하겠다는 헛소리를 하면 어쩌나 싶었다
하지만 무슨이유 때문인지 난 조금도 주저하지 않은채 2분이라는 긴 시간동안
모든 이목을 집중받은채 소리를 토해냈다

난 매일마다 혼자있을때 나만의 모션과 표정과 표현방식을 수없이 구상했지만
사람들 앞에선 모두 하얗게 사라졌다 모든게 내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사람들앞에 처음 나서보는것 때문인지
감정조절도 똑바로 못하고 너무 심하게 흥분을 해버렸다
이건 분명 내가 아닌 다른사람이었다 처음보는 나의모습이 무서웠다
남들앞에서 할땐 다를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이정도일줄은 몰랐다

박자도 가사의 내용도 길을 잃어서 당황했지만 왠지 멈추면 안될것만 같았다
내가 연습하던 음악은 어둡고 사람의 눈을 파버린다는둥 목이 잘린다는둥
기괴한 가사들로 가득차있는 노래여서 그런건지 난 울분을 토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나를 바라보던 사람들의 눈을 나도 모르게 바라보게 되었다
노래같지않은 이상한걸 내보여서 그런지 사람들의 시선은 다소 이상하게만 느껴졌다
시선에 대한 불안감을 여기선 피할수 없었다 도망칠수 없었다

그렇게 흥분과 괴성으로 잠시 시간이 멈춘것만같던 2분이 모두 지나갔다
그런데 난 그자리에서 눈물이 터질것처럼 울먹거렸다
우는모습을 창피하게 생각하던 나는 사람들이 모두 있는자리에서
숨소리와 표정을 감추고 싶었지만 주체하지 못했지만 다행히 멍청하게 울지는 않았다
내가 내보였던 노래안에 몰입해서 그런건지
아니면 나를 불편하게 만들던 사회 때문이었는지 나도 나를 이해할수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난 나의 모습이 부끄럽지 않았다
짧은 2분은 너무길었고 여기에서도 평소처럼 난 실수투성이였다
이러한 내 모습을 더 많은 사람들앞에 내보여주고싶다

나의 앞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다른사람들보다 더 많이 두려워 하는것만같다
내 꿈이 실패했을때의 절망감과 도전하지 않았을때의 초라함중에
그래도 난 절망감을 택하는길을 걸어보고싶다
도박은 무섭지만 안하면 안될것만같다

난 어떤 누구와도 닯고싶지 않은 사람이다
나의 미래는 아직도 많이 어둡고 너무 무섭다


이제서야 난 첫번째 탈피과정을 겪었다

2 Comments
yTdLWG0C 2019.09.01 03:37  
축하해

럭키포인트 4,813 개이득

6tBjPHnT 2019.09.01 08:46  
ㅋㅋㅋㅋ

럭키포인트 730 개이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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