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연 사태가 가지는 본질의 단상

좌파 정권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친북 반일이다. 친북이야 말할 것도 없이 전통적으로 이용해오던 카드였고, 반일도 위안부 문제나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 등

상당히 설득력 있는 카드들을 이용해 성공적으로 펼쳐오고 있었다. (반일 기조에 대한 평가는 별론으로 하고서라도)

불화수소 수출 문제로 일본과의 갈등이 본격적으로 심화되면서, 반일 감정은 불매운동이라는 형태로 터져나왔다. 물론 외교적으로 봤을 때 일본과의 마찰이 

굉장히 리스크라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불화수소 국산화를 성공해내면서 사건의 본질은 완전히 뒤집히고, 철저하게 정치인들의 필요성에 의해서 반일 심리는 성공적으로 타올랐다.

일본이라는 경제 대국을 제쳐두는 것이 혹자에게는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으나 바로 이웃해 있다는 지정학적 연결성, 그리고 양국 모두에게 서로는 꽤 중요한 경제 파트너라는 사실은 결국 경제 협력의 본질적인 부분은 침해하지 않으면서 국내 여론을 원하는 쪽으로 유도할 수 있었다.

과연 민주당의 180석 압승이 일본 없이 가능한 결과였을까? 나는 상당한 영향을 받았고 또 그러한 영향은 철저하게 계산적으로 의도되었다고 생각한다.

명분은 위안부 할머니들과 강제징용 노동자들이었기 때문에, 누구도 쉽게 반일 감정 유도의 불합리성에 대해 지적할 수 없었다.

반일 감정의 쌍두마차인 위안부 할머니들의 존재는 일본 입장에선 가불기였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중국, 동남아 등지에서도 위안부를 운용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는 만큼,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과도 같이 여겨져왔다. 

이번 정의연 사태의 본질은 그들이 얼마를 착복하고, 개인적으로 유용했는지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앞으로 일본과의 관계에서 위안부 문제를 적극적으로 주장하기 민망한 상황이 되었다.

지속적으로 진행해온 수요 집회에의 불참선언과 함께 제기된 폭로, 그 폭로가 지원금의 착복에 관한 것이라는 점, 그리고 폭로가 위안부 할머니 본인에게서 터져나왔다는 것은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요구한 것이 진실된 사과였다는 점과 정면으로 배치한다.

국내외의 많은 기금들이 정작 돌아가야할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가지 않고, 특정 단체가 원하는 방향으로 집행되었다는 사실은 위안부 문제 자체의 본질을 호도하고 국제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대의명분을 흐리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지금이야 일본 국내 정세가 안정적이지 못 해서 즉각적으로 반응이 있다는 소식은 없지만, 코로나가 안정 국면으로 접어들면 반드시 일본 극우주의자들 사이에서는 정의연 사태 이야기가 흘러나올 것이다.

눈엣가시같던 위안부 피해자들의 본질을 흐리기에 딱 좋은 주제니까. 

따라서 문재인 정부는 정의연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철저히 꼬리자르는 형태로 대응할 것이다. 국세청이 재공시명령을 내린 것은 그러한 계산이 어느정도 선행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선인 제명부터 심하게는 의원직 상실까지. 사안이 사안인 만큼 일벌백계하겠다는 명분에도 문제는 없고, 어차피 5분의 3은 무소속이나 다른 군소 정당들이랑 으쌰으쌰해서 충분히 가능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