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리얼엔진으로 만들어보는 스타워즈 팬픽션 - 홀로크론 동굴
은하계의 끄트머리 어딘가의 황무지 행성을 배경으로 공중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제국 함대의 총공격으로 게릴라 부대를 몰아내고 있던 그 때, 검은 망토를 쓴 인물이 신비한 파란색으로 빛나는 동굴에 도착합니다. 동굴의 불가사의한 자연의 힘에 의해 작동되고 있는 홀로크론에는 저항군의 마지막 희망을 무너뜨릴 비밀이 간직되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만든게 소설이나 영화가 아니라 3D 환경이라 글 제목을 팬픽션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억지스러운것 같지만, 뭔가 스타워즈 이야기에 있을 법한 배경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황무지 외계 행성에 있는 입구가 큰 동굴 환경입니다. 처음에는 딱히 스타워즈랑 연관 시킬 생각은 없었고 그냥 공상과학 삘로 외계행성 환경 한번 만들어보자 해서 시작했는데 작업 하다 보니 점점 스타워즈 OST 틀어놓고 따라부르고 있더라는.... 새삼 다시 느끼지만 스타워즈 시리즈는 OST가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아무리 시리즈에서 제일 구린 영화라도 음악 덕분에 뭔가 있어보이는 효과는 기본적으로 가져가는 것 같습니다.
과정 설명 전에 결과물이 미리 보시고픈 분들이나 언리얼엔진을 배워보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궁금하신 분들은 이 글 맨 마지막으로 스크롤하시면 됩니다. 만드는 과정 영상으로도 정리해두었습니다.
언리얼엔진에서 기본 랜드스케입(땅 기능)을 만들고 돌, 흙, 자갈 이렇게 재질을 세가지 섞었습니다. 각 재질이 땅의 각도나 높이에 따라 자동으로 나타나게 할 수도 있고 원하는 곳에 재질을 수동으로 브러쉬로 칠해 줄수도 있습니다. 재질 색 밸런스도 조절해서 서로 잘 어우러지게 합니다.
랜드스케입 툴로 땅의 높낮이, 평평함, 험준함 등등을 누르고 깎고 잡아당기고 해서 만드는 과정입니다. 찰흙 쪼물딱거리듯 조각? 조소? 하는 재미가 있어서 꽤나 시간을 투자했는데 결과물에서는 어차피 돌덩이 같은걸로 다 가려져서 땅이 잘 보이지 않아서 사실상 필요없는 과정이었습니다. 탁트인 환경을 만들거나 할 때에는 신경을 많이 써야합니다.
레벨에 쓰일 절벽 모델들을 메가스캔 라이브러리에서 다운 받아서 하나씩 불러옵니다. 다운 받은 절벽모델들 기본색이 그랜드 캐년 느낌이라 제가 생각한 컨셉과는 어울리지 않아서 하나씩 불러와서 재질의 색을 보정하고 채도를 낮추었습니다. 뭔가 한방에 여러개를 다 조절하고 싶었는데 그럴 방법을 모르겠어서 그냥 하나하나 다 했습니다.
매번 구조물이 들어가는 레벨을 만들 때마다 거쳐가는 과정인데 기본도형으로 기본적이 뼈대와 틀을 잡아줍니다. 이렇게 구조물의 뼈대를 미리 잡아주면 컴퓨터에 무리가 거의 안가는 상태에서 큰 틀의 수정도 빠르게 가능하고, 카메라 앵글, 조명 세팅, 구조물의 위치 등등을 이리저리 조절해보면서 컨셉에 맞는 밑그림을 그려볼 수 있습니다. 페인팅의 스케치와 비슷한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주의 할 것은 제가 쓴 기본도형처럼 흰색은 빛을 많이 반사시키기 때문에 나중에 다른 색으로 바꾸었을 때 조명의 차이가 클 것이라 이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이렇게 빛이 들어오는 방향이라던가 그림자가 어디에 어떻게 생기는지, 실내조명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등등을 미리 계획 해 볼 수 있습니다. 원칙적이고 뻔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환경제작도 몇번 해보다 보니 이 스케칭 과정이 많은것을 좌지우지 한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을 대충 넘기지 않고 카메라 앵글, 구조물의 배치, 움직이는 것들이 있다면 이 물체들의 동선 등, 다각도로 고민해보는 시간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됩니다.
대강의 틀과 밑그림이 잡혔으니 바닥부터 공사 들어갑니다. 기본도형을 아까 색보정 해두었던 절벽, 바위 모델 들로 바꿔줍니다. 바닥에는 세가지의 3D 모형을 써서 각도와 크기를 각기 다르게 해서 서로 달라보이게 만들었습니다.
스케치로 쓴 기본 도형을 껏다켰다 위치를 확인 하면서 작업합니다.
바닥에 쓴 모델들 전체를 복제하고 휙 뒤집어 돌려서 천장으로 씁니다. 천장은 어짜피 실루엣만 살짝 보일 예정이라 크게 구멍나있거나 이상한 부분만 잡아주고 넘어갑니다.
아직 기둥은 없지만 이제 좀 그럴듯 하죠?
기둥들은 길쭉한 3D 모델들 몇개랑 바위들을 조합해서 만들었습니다. 이제 기본 구조는 거의 다 온 것 같습니다. 하얀 기본 도형을 없애고 시커먼 돌들로 바꿔놓으니 동굴 안이 아주 어두워졌네요.
동굴을 만들고 입구쪽으로 밖을 내다봤더니 배경이 휑하니 너무 어색합니다. 건너편에도 절벽면을 세워주고 계곡처럼 만들어 보았습니다.
이제 좀 크게 어색한 부분 없이 그럴싸 해지고 있습니다.
언리얼의 안개 기능(exponential height fog) 중에 second fog 라는 옵션이 있는데, 이걸 이용하면 레벨 전체의 옅은 안개 말고도 또다른 좀 더 짙은 안개를 레벨 아래 부분에 깔 수 있습니다. 계곡 아래쪽에서 스믈스믈 올라오는 느낌으로 두번째 안개를 깔았습니다.
행성을 띄울 차례입니다. 이 전에 올린 글에서 행성을 만들어서 하늘에 띄우는 내용 정리해서 올렸었는데, 그 방법 그대로 만들어서 띄웠습니다. 그 글 댓글에서 행성이 저렇게 가까이 있으면 중력은 어떻하냐, 인터스텔라 첫번째 행성 처럼 산만한 해일이 계속 닥칠 거다라는 등등의 과학적인 사실에 기반하신 말씀들이 좀 계셨는데, 그런 타당한 지적은 가볍게 무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심지어 한개도 아니고 두개 띄우겠습니다 ㅎㅎ. 왠지 이번에는 저건 목성 아니냐 스타워즈가 우리 태양계 이야기냐 등등의 지적이 있을 것 같습니다. 훗
행성 띄우고 하늘과 대기 색 가지고 이리 저리 바꿔보며 놀았습니다. 외계 행성들은 하늘이 무슨 색일까, 외계문명에도 미세먼지는 존재할까 등등 쓸데없는 상상들을 해보며 색을 조절해봅니다. 녹색, 보라색, 진한 황색 등등 지구에서는 절대 볼수 없을 것 같은 희한한 색도 외계행성이니 괜찮을 것 같았지만 결국에는 적당히 무난한 연핑크? 연보라? 색으로 정했습니다. 동굴은 푸르스름하게 빛을 비춰줄 예정이라 서로 너무 안어울리거나 튀지 않게 하려고 했습니다.
다시 동굴 안으로 돌아오니 너무 어둡습니다. 무드 조명을 여기저기 띄워줍니다. 그냥 조명만 떠다니면 어색하니까 반딧불 같이 날아다닐 입자들도 많이 많이 띄워줍니다. 대책없이 많이 띄운것 같지만 제 컴퓨터 한계를 감안해서 최대한 자제한겁니다. 저는 자제력이 뛰어나니까요 훗. 사실 반딧불 효과 너무 많이 넣었다가 컴퓨터가 장난하냐고 저한테 쌍욕하고 농성 들어가길래 황급히 반 정도 지웠습니다. 제 컴퓨터가 아마 사람이었으면 저한테 최적화 공부 안하냐고 뒤통수를 때렸을 것 같습니다.
스타워즈에서 자주 나오는, 중요우편함(?) 정도로 사용되는 홀로크론입니다. 각종 스타워즈 시리즈물에서 여기에 담긴 비밀정보를 회수하거나 뺏는게 주요 플롯 포인트로 자주 등장하죠. 홀로크론 옆에는 검은 망토를 쓴 캐릭터를 세워뒀습니다. 네? 스타워즈가 아니라 어새신 크리드 캐릭터 아니냐고요? 에이~ 기분탓입니다 허허허 그럴리가요 허허허. 홀로크론을 비롯한 우주선 등의 3D 모델 에셋들은 스케치팹이라는 웹사이트에서 구해서 썼습니다. 웹사이트에서 모델들을 다운로드 받아서 언리얼로 불러와도 되지만 스케치팹 언리얼엔진 플러그인을 사용하면 언리얼엔진 내에서 검색하고 불러오고 다 해결 가능합니다. 단, 모든 스케치팹 모델들이 무료인건 아닙니다. 각 3D 모델 정보와 크레딧은 영상 설명란에 있습니다.
머어얼리 노오오옾은 하늘에 띄워놓은 우주선입니다. 베나터급 스타 디스트로이어입니다. 제가 쓴 이 모델은 아주 디테일이 뛰어나다거나 그런건 아니지만 레벨의 중심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전혀 상관없습니다.
조금 덜 멀리 놔둔 타이파이터입니다. 스타 디스트로이어 보다는 좀 더 가까운 곳에 여러대를 배경에 배치했습니다. 우주선과 타이 파이터들은 시퀸서에서 멀리 날아가고 있는 것처럼 애니매이팅 해줄 예정입니다.
동굴 앞 돌밭에 불시착 한 컨셉인 E윙 입니다. 불시착한 컨셉에 맞게 연기도 피어나오게 합니다.
완성한 결과물입니다. 언리얼에서 시퀸스 제작하고 렌더 뽑아서 색보정하고 편집합니다. 사운드는 유튜브에서 무료로 배포하는 음악에 여러가지 음향효과를 조합해서 편집했습니다.
홀로크론 동굴 제작 과정 코멘터리 (한글자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