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인사, 그리고 감사했던 시간들
이 글을 여기 올리는 게 맞나 잠깐 고민했는데, 이 공간이 곧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그냥 지나치기가 어렵네요.
얼마 전 아버지를 보내드렸습니다. 그동안 사이트에 뜸했던 이유중에 하나이기도 했구요.
평소에 지병이 있었던건 아니고 급성 혈액암으로 인해 합병증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아무래도 노환이겠죠.
정신없이 장례 치르고 나니까 이제야 조금씩 실감이 나는데, 이상하게도 여기가 계속 마음에 걸리더라구요.
원래 개집이 좃목질 안 되는 곳인데 좃목질한다고 욕도 많이 먹었었죠. 그래도 여기서 맺어진 소중한 인연들 중 몇분은 아부지 보내드릴때 와주셔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개지방 사랑합니다)
개집이 이제 곧 문 닫는다니까, 괜히 이것저것 생각이 많아집니다. 여기서 시간은 물론이거니와 한때는 제 사비도 많이 쓰기도 했었죠. 절대 무언갈 바라고 한건 아닙니다. 그로인해 제게 생긴 행복도 많았기 때문입니다.
아버지를 보내고 나서 드는 생각이 하나 있는데, 결국 남는 건 사람인 것 같습니다. 얼굴 본 적 없어도 오래 같이 웃고 떠들던 사람들이나, 실제로 만나서 술 한잔 했던 사람들이나,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다 비슷하게 기억에 남는거 같더라구요.
이 글도 사실 누구 보라고 쓴다기보다는, 그냥 여기라는 공간이 사라지기 전에 남기고 싶어서 적는겁니다.
여기에 수만개의 게시물을 업로드 했어도 그 글들이 휘발될 거라는 생각을 한적이 없었는데 다음달 이후로는 이 글을 볼 수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만감이 교차하네요.
다들 어디서든 잘 사시고.....
마지막으로 우리 이 사이트 10년은 채울 수 있도록 조금만 더 힘을 보태보는건 어떨까요?


물반고기반






앨리스소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