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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를 사랑했던 조선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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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은 농업을 근간으로 하는 사회였으므로 고기를 먹겠다고 소를 함부로 잡는다면 농사일에 많은 지장이 생겼다.

그래서 조선왕조는 아예 '우금령' 이라 하여 소의 도살을 금지하는 것을 법을 정해 이를 어기는 자들을 처벌하기도 했다. 
(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았다...!)

유만공의 시 <세시풍요>를 보면 

"명절이 다가오니 도처에 다리 부러진 소가 참으로 많구나" 라는 시구가 있다. 

멀쩡한 소는 잡을 수 없으니 사람들이 소의 다리가 부러져 어쩔 수 없이 도축을 했다 허위 보고들을 했던 것이다. 이렇게 조선 사람들은 허위 보고를 해 가면서 몰래 소고기를 즐기곤 했다.




반면 돼지고기는 조선에서 잘 먹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세종실록에도 기록되어 있다.


세종대왕.jpg 소고기를 사랑했던 조선 사람들
 
세종: 농사철에 백성들이 힘들테니 노루, 사슴 같은 날고기 진상은 그만하고 궐에서 하루에 돼지 한 마리씩만 쓰는게 어떠한가?

조서강(도승지): 우리나라 사람이 돼지고기를 즐기지 않는데 어찌 궐내에서 쓸 수가 있겠습니까...
<세종실록>99권 中




조선 사람들이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것은 명나라 황제도 알고 있었다고 하는데, 명나라에 조선의 사신들이 갔을 때 영락제는

"조선인들은 원래 돼지고기를 먹지 않으니 소고기와 양고기를 공급하도록 하라." 는 명을 내렸다.

소는 농사에도 쓰이고 고기로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소를 키우는 것이 아무래도 돼지를 키우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이고 이로웠다. 조선엔 돼지보다 소가 더 많았고 고기의 가격 역시 소가 더 저렴했다고 한다.




송시열.png 소고기를 사랑했던 조선 사람들
 
우암 송시열은 소의 도살을 엄격하게 금지해야 한다고 임금에게 글을 올리면서 이렇게 한탄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사람의 습성은 쇠고기 맛을 으뜸으로 쳐서 이를 먹지 않으면 못 살 것 같이 여기고 있으므로 엄한 금령이 있어도 돌아보지 않고 있습니다." 

승정원일기에 기록된 1676년(숙종 2년)생활상을 보면 당시 국가에서 도축하는 소는 하루에 1천 마리가 넘었다고 한다.


 


난로회.jpg 소고기를 사랑했던 조선 사람들
 
<세시잡기>에선 10월 1일에 숯불로 고기를 구워먹는 모임을 가졌는데 이를 '난로회' 라고 한다. 

한마디로 고기파티 하는 날로써 쇠고기를 기름, 간장, 계란, 파, 마늘, 후춧가루로 양념한 뒤 화로에다 숯불을 피우고 번철을 올려놓은 뒤 구워서 둘러앉아 먹었다.
난로회에서 사용되는 번철은 전립투라고 불렀으며 '전립'은 조선시대 무관이 쓰던 모자를 뜻한다. 
가장자리에 고기를 구우면 안쪽의 움푹한 부분으로 국물이 흘러들어 채소를 익혀 먹을 수 있었다. 이렇게 먹은 음식이 전립투골, 즉 전골의 유래라고도 한다.

1781년(정조 5년)겨울에 정조가 밤늦게 일하는 규장각, 승정원, 홍문관의 유생들을 불러 난로회를 열었다는 기록도 있다.





성협 야연.jpg 소고기를 사랑했던 조선 사람들
 
문인 김종수는 "화로에 둘러앉아 연한 고기 굽고, 시골 맛으로 채소까지 더하였네. 그저 매일 술이나 마시게 하면 늘 가난하여도 내 후회하지 않으리" 라는 시를 남기기도 했다.






전립투1.jpg 소고기를 사랑했던 조선 사람들
전립투2.jpg 소고기를 사랑했던 조선 사람들
전립투3.jpg 소고기를 사랑했던 조선 사람들

한국인의 밥상에 나온 전립투.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 Comments
드림빌 06.19 09:51  
고기에 진심인 나라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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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구구 06.19 09:57  
JM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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