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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만다오! 제국도 백성도 다 주겠다! 살려만 다오!

에그몽 2 2659 12 0

1.jpg 살려만다오! 제국도 백성도 다 주겠다! 살려만 다오!
 



1945년 9월 28일 - 일본인들은 한때 현인신"이었던" 그들의 군주가 이제 초라한 모습으로

'일본의 정복자' 맥아더 원수와 나란히 선 사진을 보게 되었다.

극우파들은 그 사진이 조작된 것이라거나, 천황폐하께서 미군들이 들이댄 총검에 몰려 어쩔 수 없이

미국대사관으로 가신 것이리라 필사적으로 행복회로를 돌렸지만

그 전날의 방문은 전적으로 천황의 자의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었다.



(중략) 27일 오전 10시 정각, 실크햇을 쓰고 고풍스런 연미복을 입은 히로히토가

통역관과 내대신 기도 고이치 후작과 함께 미국 대사관에 도착했다.

기도는 천황이 대사관으로 들어갈 때, 미군들의 제지를 뚫고 자기도 함께 들어가려고 반쯤 실성한 사람처럼 필사적으로 애썼다.

일본 제국의 예법대로라면 "현인신" 천황은 옥좌에 앉아 있을 때가 아니면 다른 "인간"에게 직접 말해서는 아니 되며

언제나 시종하는 내대신이 "천황폐하께서 생각하시기에는..." 하는 식으로 대신 말을 전해 주어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한 미군 대령이 웃으면서 정중하지만 단호한 태도로, 기도가 더는 들어가지 못하게 막았다.



히로히토는 통역관만 데리고서 부들부들 떨면서 앞으로 계속 나아갔다.

접견실 문턱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맥아더를 마주하게 되었다.

맥아더는 "폐하." 라고 중얼거리며 그의 손을 다정하게 잡았다.

통역관을 통해서 원수는 러일전쟁이 끝날 무렵 그의 아버지 아서 맥아더 장군과 함께

히로히토의 아버지, 다이쇼 천황을 알현했던 추억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리고는 히로히토에게 벽난로 옆 의자에 앉으라고 손짓을 했다.



훗날 맥아더의 회고에 의하면 "그에게 미국 담배를 권했더니 고맙다고 하면서 한 까치를 집었다.

담배에 불을 붙여줄 때 나는 그의 손이 덜덜 떨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려고 내가 아무리 애를 쓸지라도,

그의 고뇌가 얼마나 깊고 무서운 것인지 나는 잘 알 수 있었다." 고 했다.



(중략) 38분 동안에 걸쳐 품위있는 예절을 다한 다음, 두 사람은 각자 자리에서 일어나 서로 머리숙여 인사하며 헤어졌다.

밖에서 식은땀으로 목욕을 하고 있던 기도에게 히로히토가 걸어서 돌아갈 때, 맥아더는 쿡쿡거리는 웃음소리를 들었다.

아내 진이 붉은 휘장 뒤에서 훔쳐보고 있었던 것이다.




- "아메리칸 시저 : 맥아더 평전" 2권에서

2 Comments
NationalTaxServ… 2021.11.18 10:18  
그냥 다 죽이고
미국의 속국이 되었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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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타 2021.11.18 12:20  
소련만 아니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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