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미스터리 > 미스터리
미스터리

(삼국지) 대도독 노숙

주성치 2 2670 4 0

단도부회2.jpg (삼국지) 대도독 노숙
 

단도부회란 칼한자루만을 지니고 회장에 참석한다는 뜻으로, 노숙과 관우가 익양대치 당시 군을 물리고 일대일 면담을 하는 상황에서 유래된 고사성어입니다. 만인지적이라는 무시무시한 칭호를 달며 숱한 전장을 누비고, 영웅들을 자신의 발아래로 보던 관우에게 패기있게 칼한자루만을 지니고 일대일 면담을 신청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있을까요?  우리가 연의에서 익히 알던 문약한 노숙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왜냐면 노숙은 실제로 매우 강단있으며 미래를 예측할 수 있었고, 또한 패기로운 사내였기 때문입니다.


노숙은 어릴 적 아버지를 여의고 할머니와 함께 살았는데 집안이 부유한데다 사람들과 나누고 베푸는 걸 좋아하여 사람들에게 환심을 얻었습니다. 특이한점은 어릴 때 격한 군사훈련을 좋아했고, 이상한 전술을 짜기를 좋아했다고 합니다. 또한 몸과 외형이 독특하고 이상하다는 기록으로 보아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외형과는 좀 다른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노숙 1.jpg (삼국지) 대도독 노숙
(대략 이런모습?)


손권에게 임관하기 전 주유가 일부러 노숙을 방문해 자금과 군량미 지원을 요청하자 집에있는 창고 2개중 하나를 전부 주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노숙의 비범함을 알게된 주유가 노숙과 친하게 지내게 됩니다. 노숙의 명성이 갈수록 높아지자, 원술이 요청하여 그의 부하가 되었는데, 노숙은 원술이 큰일을 할 것이라 생각지 않아서 그로부터 도망칩니다. 일족을 데리고 강동으로 이사하는데 관청에서 무사들이 쫒아오자 크게 혼을내며 방패를 세워놓고 활을 쏘아 방패를 전부 뚫어버립니다. 이에 무사들이 포기하고 되돌아가 무사히 강동으로 이사하게 됩니다.


노숙은 유엽과도 친했는데 유엽이 같이 정보(오나라의 정보가 아님)에게 사관하자고 하자 이에 동의했으나 주유의 설득으로 결국 손권에게 사관하게 됩니다. 손권이 즉시 노숙과 만나 이야기를 했는데 노숙이 그자리에서 북방의 소란을 틈타 강동과 유표를 차지해 제왕을 칭하고 천하를 통일하라고 얘기합니다. 이는 천하이분지계의 초기구상으로 이제 막 계승하여 입지가 불분명한 손권에게 수십년 뒤의 구상을 대국적인 구상을 얘기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다만 중신인 장소는 노숙이 불순하고 어리다며 자주 비난했으므로 이때부터 노숙과 장소는 매번 부딫치게 됩니다.



적벽대전의 설계자

노숙은 만능 멀티플레이어로 정치, 군사, 외교 분야에서 전반적으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습니다. 그 중 가장 대표되는 것이 적벽대전을 설계한 것인데요. 노숙은 유표가 죽고 곧이어 조조가 남하할 것이라 판단하여 손권에게 상주해 형주에 사신으로 가게됩니다. 노숙이 도착했을때는 이미 유종이 항복했고 유비는 강하로 도주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그러나 노숙은 포기하지않고 유비가 있는 장판파까지 가서 유비를 만납니다. 여기서 노숙은 조조에 대항해 동맹을 맺을 것을 먼저 제안함으로서 적벽대전의 시작을 알립니다. 그리고 제갈량과 함께 강동으로 귀한하여 손권을 만나게 됩니다.


제갈량 노숙.jpg (삼국지) 대도독 노숙
 

당시의 강동은 매우 불안정한 상황이었습니다. 손권은 지도력이 검증되지 않았고 전란을 피해 강동으로 유입된 사람들과 일신의 안위에만 급급한 호족들이 연합된 집단이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별다른 저항없이 항복했던 형주에 대한 관대했던 조조의 처분 역시 한몫했을 겁니다. 비록 손권 자신은 저항의 의지가 있었을지 몰라도 당장의 중신이었던 장소부터가 항복을 권유하고 있는 실정이었습니다. 장소는 조조가 천자를 끼고 있다는 사실을 들며 그에 저항하는 것은 곧 반역이므로 조정에 귀순해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훗날 손권은 이러한 장소를 마음에 담아두고 몇번이나 갈궈댔지만 당장은 어떻게 할 수 없는 실정이었습니다.


이때, 제갈량과 노숙이 장소의 논리에 반박할 수 있는 명분을 가지고 돌아옵니다. 유비와의 동맹이 바로 그것입니다. 유비가 누굽니까? 한나라의 황숙이며, 천자로부터 역적을 토벌하라는 밀지를 받은 사람. 그의 존재 자체가 명분이었기 때문입니다. 제갈량이 손권을 도발하고 노숙이 침착하게 설득하여 마침내 손권은 결전을 다짐하게 됩니다.



대국적 구상 

유비처우.png (삼국지) 대도독 노숙
 


적벽대전이 완승으로 끝나고, 주유는 남군과 강릉을 유비는 남형주 4군을 취합니다. 눈 앞의 큰 적이 물러갔으니 이제 유비를 두고 사후 처리에 대해 의견이 갈리기 시작합니다. 동맹강화를 위해 유비가 제갈량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찾아오자 주유와 여범은 유비를 사실상 인질로 잡아두고 그 휘하 장수들을 지휘하여 천하를 도모하자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노숙은 즉각 반대했습니다. 조조도 끝내 휘하로 끌어들이지 못한 관우 이하 유비의 장수들을 말처럼 쉽게 사용할 수 있을지도 의문인데다가 이를 눈치채고 즉각 대립하게 되면 두 세력이 자멸하는 꼴이 되버린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노숙은 조조는 언제나 유비를 의식하고 있기 때문에 유비를 키워 조조와 대립시키고 상황을 봐서 어부지리를 취하겠다는 전략을 주장한 것입니다. 이에 손권이 노숙의 손을 들어주게 됩니다. 이는 결과론적으로 오나라가 천하를 노릴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것이지만 손권의 조급함과 당장의 이득을 취하는데 혈안이 되버린 후임들에 의해 물거품이 되고 맙니다.


익양대치 

익양대치1.png (삼국지) 대도독 노숙

시간이 흘러 주유가 죽고 노숙이 후임으로 대도독에 올랐습니다. 조조와 손권이 유수구에서 싸우고 있을 동안 유비는 서촉을 정벌하게 되면서 세력을 팽창시킵니다. 이것은 조조와의 생사를 겨룰때의 동맹관계와 확연히 달라진 상황으로 바뀝니다. 손권은 유비에게 대여해준 형주를 돌려받기를 원했으며 유비는 양주를 점령한 뒤 돌려주겠다고 거절합니다. 금방이라도 깨어질듯한 얼음장과 같은 관계였죠. 유비의 답을 들은 손권은 유비가 돌려주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여 남형주 4군중 장사, 영릉, 계양에 태수를 파견하였는데, 이를 관우가 내쫓아버리면서 둘의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게 됩니다.


유비와 손권의 형주에 대한 문제는 매우 복잡하고 의견이 분분합니다. 형주의 어떤부분까지 대여를 해주었는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얻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형주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강릉, 남군을 주유가 조인과의 사투를 통해 얻게 될 동안 유비가 자력으로 남형주의 4군을 얻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익양대치 당시 손권은 유비가 얻은 4군중 3군에 태수를 파견하는 모습을 보였으므로 형주전체를 얻으려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유비입장에서는 손권이 먼저 손을 뻗어 만든 동등한 동맹관계인데다가 남형주 4군은 자력으로 얻었으니 형주에 대한 일정부분의 지분을 얻으려 했을겁니다. 각기 이해관계가 다르지만 어찌되었건 제땅을 고스란히 가져다 주지 않을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기에, 이제는 무력충돌만이 남았습니다.


손권은 여몽을 시켜 장사, 계양, 영릉을 빼앗게합니다. 유비는 바로 5만의 대군을 이끌고 직접 공안으로 내려오고, 관우를 익양으로 파견하여 대치국면을 만들게 됩니다. 유비가 움직이자 손권은 노숙을 보내 관우와 대립시킵니다. 이로서 강대한 조조에 대항해 힙을 합쳐 사투를 벌였던 동맹관계는 끝이나고야 말았습니다.


단도부회.jpg (삼국지) 대도독 노숙


노숙과 관우는 강을 상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었습니다. 노숙은 우선 관우에 대항해 성을 축조하는데 이를 노숙제라고 합니다. 이때 관우가 직접 정예병 5천을 이끌고 상류에 옅은 여울에 배치한 뒤 밤중에 건너려하는데 노숙은 감녕에게 1천명을 주고 망루를 세워 방비하게합니다. 이 때문에 관우가 강을 건너지 못하고 땔나무를 엮어 진채를 만드는데 이를 관우뢰라고 합니다.


지리한 대치국면이 지속되자 노숙은 관우에게 서로 군사들을 물리고 단도하나씩을 지닌채 일대일 대면을 신청합니다. 이것이 첫마디에 썻던 단도부회의 일화입니다. 연의에서는 관우가 칼한자루를 들고 오나라 진영으로 가는 것으로 관우의 대범함을 보여주는 일화로 각색됩니다. 여기서 만난 관우와 노숙은 각기 자신의 주공에 대한 입장을 얘기했습니다. 친유비파라고 알려져있는 노숙이었으나 국익이 달린 문제에 한치의 물러섬도 없이 관우를 압박합니다. 그리고 과연 관우가 설전으로서 노숙을 이길 수 가 있었겠습니까? 이것이 또한 노숙이 노렸던 바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위에서 얘기했듯이 서로의 입장차를 한치도 좁히지 못하고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었지만 노숙이 만만치 않다는 인상을 관우에게 분명히 심어주게 됩니다.


단도부회3.jpg (삼국지) 대도독 노숙

일촉즉발의 상황. 신호탄이 터지기만 하면 곧바로 대규모 전투로 돌입할 것 같은 현 상황을 타계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조조의 움직임이었습니다. 그가 의도한 것은 아니었겠으나 조조가 한중을 공격한다는 사실은 유비에게 더 큰 위기감을 느끼게 하였고 곧바로 손권과 협상을 벌이게 됩니다. 손권 역시나 유비가 무너지면 제 2의 적벽대전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협상에 임해 형주를 상수를 경계로 분할하여 강하 장사 계양을 손에 넣게 됩니다.


이로써 형주 문제는 일단락됩니다. 이후에는 형주에 대한 소유권분쟁이 일어나지 않지만 오나라는 형주전체를 얻으려는 야욕을 숨기지 못합니다. 유비가 조조를 격퇴하고 한중을 점령하는듯 세력의 팽창속도가 생각했던 것 보다도 훨씬 빠르자 손권은 유비를 통해 조조를 견제하자는 노숙의 대전략에 의문을 가지기 시작합니다. 조조뿐만 아니라 유비도 견제할 대상이 되어버린 것이죠. 노숙 역시 이 정도의 성장세를 예측하진 못했습니다. 그러나 역시 주적은 조조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되었습니다.


관우노숙.jpg (삼국지) 대도독 노숙

217년에 노숙은 사망합니다. 그의 오나라 대전략은 후임 여몽에 의해 완전히 뒤집어졌고 촉과 오는 돌이킬 수 없는 국면을 맞이하게 됩니다. 손권은 더이상 형주에 대한 야욕을 숨기지 않았고 결국에는 얻었습니다. 그러나 형주를 얻기 전부터 합비에 국한되어 있던 전선을 더이상 확장 시키지 못하고 거기다 형주방면으로도 공세를 취하지 못하면서 전세를 역전시킬 수 없게 됩니다.



-----------------------------------------------------------------------------------------------------------------------------

2 Comments
임페리우스 2019.07.28 14:03  
연의에는 노숙이 너무 호구로나옴

럭키포인트 1,158 개이득

밍스타 2019.07.29 18:53  
재밌네요 삼국지

럭키포인트 585 개이득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