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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는 귀인 - 25

이지은 0 106 2 0

(사진 - 한예슬님 인스타)




님들 저번에 귀인이 술김에했다던 말을 기억하심?

 

ㅇㅇ 죽을때까지 지켜주고싶다였음.

 

 

 

 

 

 


귀인은 많은것을 보1지만,


또 직업상 여러 사람들의 소중한 마지막 시간도 많이 봄.

 

 

 

 

 


님들이 귀인에게 모든것이 궁금하듯이,

 

내 친구지만 나도 귀인에게 궁금한것이 아주 많음.

 


 

내 궁금들을 하나부터 백까지 다 적어보면

 

스케치북에 깜지를 써도 앞뒤로 꽉꽉 채울수있을만큼임.

 

 

 

 

 

 

내가 전에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셨을때,

 

귀인에게 별뜻없이 "너는 장례식때마다 무슨 생각해?" 라고

 

철없는 질문을 한적이있음.

 

 

 

 


다른때같으면 성격상 "뭐래" 라고 지나쳐버릴 귀인이지만,

 

 

내가 외할머니 상을 치르고나서 때문이었는지,

 

나한테 귀인은 "글쎄.. 아마 시작?" 이라고

 

든든한 대답을해줬던게 아직도 기억에 남음.

 

 

 

 

 

 

 


난 아직까지 내 주변 사람들의 죽음을 딱 두 번 겪어봤음.

 

 

 

 

한번은 외할머니, 또 한번은 전에 언급했던 고등학교 선생님....

 

 

 

 

 

 

 

 

 

 

 

오늘 풀까말까 고민했던 고등학교 선생님 얘기도 같이 할까함.

 

 

 

 

 

 

 


나는 아시다시피 공부에는 흥미는커녕

 

취미의 족보도 없는 그런 애였음.

 

 

 

 

엄하디 엄한 호랑이 쇠심줄같은 아버지 밑에서 자랐지만,

 

아버지도 내게 공부까진 강요하시지않으셨음.

 

 

 

 

 

 

한번은 아버지께서 수소문에 고액과외쌤을 붙여주셨지만,

 

그 과외쌤이 먼저 내게 등돌리고 떠나가셨을 정도로

 

 

공부와는 그렇게 돈독한 담을 쌓을수가없었음.

 

 

 

 

 

아무튼 저번에 내가 학원접수한다할때

 

내 아버지께서는 토끼눈을 뜨시며 수강료를 내주시겠다고 하셨을정도니

 

부연설명은 필요없을것같음

 

 

 

 

 

 

때문에 중학교때도 철없이 고등학교 진학을 하지않겠다고해서

 

아버지,엄마 속을 박긁듯 박박 긁기도했었음. 

 

 

 

 

 

그러나 지금 현재,



고등학교 진학하길 잘했다는 이유가 크게 두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당연히 귀인, 광인, 남인 내 친구들을 만난것이고

 


또 하나는 이 선생님을 만난것일 정도로

 


이분은 TV는 사랑을싣고에 나올법한 분이셨음.

 

 

 

 

 

 

 

 

 


 

 

광인이 "요놈들 탐스럽구만~" 라면서

 

선생님께서 학교 뒷뜰에 키우시는 텃밭에 추들을(쌍추,꼬추) 상습적으로

 

서리하다 꼬리가 너무 길어서 선생님의 텃밭노예가 되고부터

 

 

선생님과 남다른 인연을 가지게됐음.

 

 

 

 

 

 

 

 


그때부터 돌이켜보면 선생님과 함께한 벅찬 추억들이 무수함.

 

 

 

 

여름방학엔 선생님 고향댁에 쫒아가서 낚시도 배워보고

 

겨울방학엔 스키장에가서 고급코스를 타보겠다고 까불다가

 

다같이 굴러서 다치기도하고,

 

 

스승의날엔 꼭두새벽부터 선생님댁 앞에 대기해서 선생님 나오시면

 

그냥 냅다 스승송을 부르고,

 

 

 

 

 

 

 

 

진심으로 다가서주신 선생님께,

 

우리도 진심으로 다가갔고,

 

 

 

 

자식이 없으셨던 선생님 내외분께서는

 

우리에게 " 말년에 딸이 넷이나 생겼네" 라고 하셨을 정도로

 

정말 유난히 가족이상으로 지냈던같음.

 

 

 

 

 

 

 

 

 

그렇게 변기물 내려가듯 순식간에 시간이지나 고3이되고

 

남인을 제외한

 

귀인 광인 나 셋이 대학에 진학하지 않기로했을때,

 

 

 

 

 


귀인과 광인에겐 졸업 후 뚜렷한 목표가있는 반면,

 

 

나 혼자만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태라는 생각에

 

내가 너무 초라해보였던 적이있는데

 

 

 

그때 내게 선생님께서 해주신 말씀은

 

아직도 내가 살아가는데있어 가장 큰힘이됨.

 

 


" 인생에서 쓸모없는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고

단 한사람도 특별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걱정하지마"

 

 

 

 

 

 

 

 

나뿐아니라 귀인의 능력에대해서도

 

"너로인해 다른사람이 행복해지는걸 보는건

너도 같이 행복해지는거야." 라 하셨고

 

 

 

 

 

한때 양관장님 여자친구분(개미상) 때문에

 

일탈의 빠져있던 광인을 달랜것도 역시 선생님이셨음.

 

 

 

 

 

 

또 남인이 수능스트레스로 인한 실수를했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병원으로 달려와주셨던 분이였음.

 

 

 

 

 

이밖에도 사소한것 하나하나 선생님은 우리에게 친구처럼,

 

때론 아버지처럼 세심하게 신경써주셨음.

 

 

 

 

 

 

 

 

 

 

 

그러던 어느날,

 

남인에게 전쟁같던 수능이 끝나고,

 

 

우리는 고3 마지막 겨울방학만을 목이빠져라 기다리고있던 중 

 

 

 

 

 

선생님께서는 방학을앞두고 돌연 학교를 그만두셨음.

 

 

 

 

 

 

 

 

이유는 폐암이었고

 

 

볼때마다 야위시는 모습, 

 

크셨던 눈에 걸맞게 하얗던 눈이 황색으로 변해가는 모습,

 

어쩌다 정신을 놓으실때면 입도 못다무시고 

 

맹눈으로 천장만 바라보시던 모습과 함께   

 

 

 

 

선생님께선 딱 한달을 너무 힘들게 버티시다가


돌아가셨음.

 

 

 

 

 

 

 

내가 태어나서 처음 접한 죽음이

 

부모님같던 선생님의 죽음이었음.

 

 

 

 

 

 

 

 

 

 

 

당시 우린 선생님께서 돌아가시기 3일전에 병문안을 다녀왔었는데

 

돌아가시기 전날 귀인은 뭐라도 알았던가

 

 

갑자기 우리에게 "선생님 병문안가자" 라고 했었음.

 

 

 

아마 귀인은 그때도 뭔가 알고있었나봄.

 

 

 

 

 

 

귀인말고 그때의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고

 

선생님께서 시켜주신 피자까지 든든히 먹고 돌아왔었는데,

 

 

 

그게 우리가 본 선생님의 마지막이었던거임.

 

 

 

 


 

하지만 귀인이 알고있었다해서

 

귀인을 탓하면 안되고

 

 

더더욱 선생님의 죽음이 귀인 잘못도 아니었지만

 

 

 

혹시 알면서도 우리에게 선생님의 마지막을 말해주지 않았던

 

귀인이 잠깐 밉기도했었음.

 

 

 

 

 

아마 원망을 돌릴곳이 귀인밖에 없었던것같음.

 

귀인도 많이 힘들었을텐데

 

생각하면 참 많이 미안함...

 

 

 

 

 

 

 

 

그렇게 우리는 선생님이 안계신 졸업식을했고,

 

제일 슬픈 마지막 등하교를했었음.

 

   

 

 

 

 

 


 

 

귀인이 늘 하는 말이있음.

 

맞아죽어도 바꿀수없는건 사람의 마지막 시간이라고, 


 

 

 

 

 

쉽게 말하면 전에 죽을뻔한 남인같은 경우는

 

손자에 자식까지 볼 명인것처럼

 

 

날때부터 정해진 사람의 목숨은

 

절대 바꿀수없는거랬음.

 

 

 

 

 

 

 

 

님들은 만약에 개미가 방바닥에 지나가는걸 보면

 

어떻게 할것같음?

 

 

보통 어떤식으로든 개미를 퇴치하지않음?

 

 

 

 

 

 

 

 

한번은 우리집 방바닥에 개미 한마리가 기어가는걸

 

광인이 손가락으로 눌러 죽이려한 적이있음.

 

 

 

 

그때 광인의 움직임에 귀인은 광인의 손을 때린다음에

 

A4용지를 갖다가 개미가 올라오게 하고

 

창문밖에 떨어트려줬음.

 

 

 

 

 

광인이 "유별나다 왜 또!" 라고 찡그리자

 

귀인이 해준말이 있음.

 

 

 

 

 

 

개미는 냄새길로 길을 찾아다닌다고함.

 

그래서 개미들이 줄지어 다니는 중간을 끊어서 그 냄새길을 없애면

 

개미들이 우왕좌왕하는걸 보게됨.

 

 

 

 

근데 개미는 죽으면 개미의 친구들이 죽은 개미 데리러온다함.

 

그니깐 개미친구들은 죽은개미의 냄새길을 따라서

 

데리러오고 데리고간다함.

 

 

 

 

 

 

우리한테 귀인은 찾아와서 데리고가주는 개미의 친구처럼

 

그렇게 든든한 존재임.

 

 

 

그래서 나도 역시 내 친구들에게 그런 친구가되려고함. 

 

 

 

 

 

 

 

 

귀인이 나한테 죽음은 또 다른 시작이라고 해줬음.  

 

그래서 죽은 사람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때까지

 

영들도 그들만의 세계를 살아간다함.

 

 

 

 

 

 

 

물론 이 모든걸 증명할 방법은 없지만,

 

나는 귀인을 만나고 그런 증명은 필요없다고 생각함.

 

 

뭐, 좀 더 구체적으로 연구가돼서 과학적으로 설명할수있고

 

그게 공식발표가된다면 분명 떠들썩해지고 사람들의 믿음은 늘어나겠지만,

 

 

 

 

 

이미 우리에겐 믿고말고를 떠나서

 

내가 맨날 말하는 일상이돼버렸음.

 

 

 

 

 

그래서 난 아직 두번밖에 겪어보1지 못한 이별이

 

그렇게 슬픈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함.

 

 

 

 

 

 

시간이 아주 많이 지나서 타임머신이 왔다갔다하고

 

외계인이 탄 우주선이 과속딱지를 끊는 세상이 오지 않는 이상,

 

영원한 삶이 없듯 누구나 한번쯤은 겪게될 마지막을

 

잊지 않고 끝까지 기억한다면

 

귀인 말대로 죽음은 또다른 시작이 될거라고 생각함.

 

 

 

 

 

 

 

 

 

 

 

 

하지만 그래도 많이 보고싶은건 어쩔수가없나봄...





출처 : 네이트판 '쑈쥐'님 

https://pann.nate.com/b203069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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