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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음감. 그리고 그 위의 절대음감.

에그몽 2 1252 3 0

musical_notes_paper-1040400.jpg!d.jpg 절대음감. 그리고 그 위의 절대음감.
 


절대음감이란 무엇인가?

사실 음감이 뛰어나지 않은 일반인들, 특히나 음악을 좋아하고 즐기는, 그러나 음감은 평범한 일반인들에겐 선망의 대상 중 하나다. 피아노 건반 한번 들려주는거 만으로도 곧장 음을 맞출 수 있다는건 곡예에 가까워보이긴 한다.

따라서 여러 창작물에서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 만으로 음악의 신동, 천재처럼 묘사가 되고, 마치 본의 아니게 신성불가침 마냥 올려치기 당해버린 절대음감.

물론 실상은 그냥 음을 보다 더 잘 알아듣는 능력1 정도에 불과하다.

당연히, 음악관련 업계에 종사한다면 굉장한 이점이 되는건 맞긴 하지만, 신의 능력 마냥 전지전능한건 아니라는 것. 당장 학부생 전공급으로 오면, 특히 작곡-지휘-현악-피아노 전공 같은 경우엔 널리고 널린게 절대다.

심지어 몇몇 특수한 경우에는 절대음감이 방해가 되는 경우도 있다. 음악을 온전한 흐름으로 들어야 되는데 너무 음 하나하나로, 수직적으로 듣게 된다던가, 혹은 실제 악보 표기와는 다른 이조악기를 연주한다던가, 이럴 때 절대음감은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한다.

그렇다고 해서 다시한번 말하지만 없는거보단 있는게 훨씬 쓸 곳이 많긴 하다. 애초에 실용성을 떠나서 어느정도 낭만의 영역에 들어가 있는 능력이기도 하고.

근데 이쯤에서 드는 생각이, "왜 작성자는 쓸데없는 개소리만 늘어놓고, 정작 궁금한 절대음감 위의 절대음감은 왜 적어놓은거지?" 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글재주가 없어서 뻘소리를 너무 많이 했는데, 절대음감이 어떤 개념인지, 그리고 절대음감 이기도 한 필자가 생각하는 절대 위의 절대가 뭔지, 알려주도록 하겠다.


1. 절대음감?

mb9V0aT.jpg 절대음감. 그리고 그 위의 절대음감.
 

일단 대부분 사람들이 접하기 쉬운 인터넷 위키피디아에서의 정의는 이렇다.

:절대 음감(Absolute pitch, perfect pitch)은 기준이 되는 다른 소리의 도움 없이 소리의 높이를 음이름으로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다.

여기서 중요한건 {1. 소리의 높이를 음이름으로 파악하는것} 과 {2. 다른 소리의 도움 없이} 이 두가지 문장에 주목해봐야 한다.


61544c6f92fd3.jpg 절대음감. 그리고 그 위의 절대음감.


1번은 말 그대로다. 가령 동요 비행기의 첫소절 두마디의 경우, 떳다떳다 비행기~ 이 구절을 일반적인 사람들은 음~ 음~ 음~ 이렇게 하나의 선율로 기억하는 경우가 많은데, 절대음감은 이 두 마디, 즉 동기를 "미- 레 도- 레|미미미-"(=떳- 다 떳- 다|비행기-), 평균율에 의거한 절대적인 음이름으로 치환해 파악하는게 가능하다는 것.

음악 좀 공부해봤다면, 이 음이름으로 치환이 가능하다는건 절대가 없는 아이들과 스타트 라인이 달라진다는 걸 의미한다는 것을 알것이다. 음감 없는 사람이 음 하나 파악하려고 피아노 쳐가면서 쏟아붙는 시간이 송두리째 스킵되고 다른 계발을 하면 되기 때문. 없는 입장에선 참으로 불합리 하지 않을 수가 없다.


2번은 말이 좀 어려울 수 있는데, 이 말을 이해하기 위해선 상대음감의 존재를 알아야 한다.

상대음감이란 "절대음감과는 달리 외부의 기준장치의 도움을 받아 한 음정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 인데, 이 말은 곧 누군가가 기준을 제시하지 않으면 음을 떠올리지 못한다는 것이고, 그 기준에 따라서 절대적인 음이름과 상대음감이 말하는 계이름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기본적인 음감과 음계의 개념이 있는 절대와 상대 모두 C(도)음을 피아노로 들으면 도라고 인지가 가능하지만, 역으로 절대음감은 C(도)음을 생각하라 하면 평균율에 의거한 C음을 바로 떠올릴 수 있지만 상대음감의 경우 평균율이라는 기준이 머리속 개념에 없기 때문에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

만일 같은 음을 내고 싶다면, 상대음감은 'F Major(파장조)의 V(5)음을 내봐' 처럼 기준을 정해주고 연산이 가능한 문장이나 음 개념을 제시해 줘야 비로소 절대음감의 C음과 동일한, 평균율의 C음을 내는 것이다. 

즉, 여기서 두드러지는 가장 큰 차이는 절대적인 음이름을 통한 음을 내라는 역치환이 절대만 가능한 것이다. 왜냐? 상대는 평균율이란 기준이 머리속에 아예 없으니까.


물론 이 음감들이 음악에서 궁극적인 사람들의 우열을 가려주는 수단이 되지는 못한다. 각자 노력의 여하에 따라 절대보다 뛰어난 상대, 혹은 음감이 없는 사람들 또한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에 서술처럼, 음악을 시작하고 이론을 배울 때 타고난 음감을 통해 스타트라인을 당겨주는건 가능하다. 일단 투자해야되는 노력치부터 압도적으로 다른데, 이건 뭐 당장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2. 절대, 그 위의 절대

istockphoto-485756494-612x612.jpg 절대음감. 그리고 그 위의 절대음감.
 

위의 문단을 통해 우리는 절대음감이 뭔지 대충은 알았다. 사실 절대음감과 음악의 관계에 대해 설명하라고 판 깔아주면 'I can do this all day' 가 씹가능이지만, 읽는 사람이 지루해지므로 주제만 일단 따라가겠다.

이제껏 글을 읽었으면, 눈치가 빠른 사람은 절대음감을 설명하면서 내가 어떠한 단어를 굉장히 많이 쓰는 것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정답은, 바로 "평균율"

당신이 듣고 있는 99% 이상의 음의 체계가 이 평균율, 정확히는 12평균율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istockphoto-1159466336-612x612.jpg 절대음감. 그리고 그 위의 절대음감.
 

가장 간단히 설명을 하자면 아무 피아노 건반 도부터 다음 도 까지 건반이 몇개가 있는가? 위 이미지를 참고해도 괜찮다. 아마 정확히 세었으면, 도~시 까지 흰건반 7개+검은 건반 5개=12개의 건반이 있는 걸 알 수 있다.

이게 12평균율의 정체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악기인 피아노라는, 건반악기를 대표로 하는 그 음계다. 현재 바로크 이후 서양 클래식 음악의 대부분이자 음계에 모든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평균율.

그런데 이 평균율과 절대음감과 무슨 관계가 있나? 라고 생각이 들면, 우리는 피아노를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이라면 세계에서 가장 보편적이고 진입장벽이 낮으며 유명한 악기 하나를 생각하라 하면 아마 무조건 피아노가 나올 것이다.

그만큼 피아노는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베스트셀러다. 자연스럽게 그 보급율도 다른 악기와 차원이 다르고, 대부분의 음악 교육에는 항상 피아노가 함께 해왔다.

즉, 주로 7세 이전 어릴 때 하는 음감 트레이닝 또한  피아노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고, 99%의 절대음감의 경우 피아노로 트레이닝 받은 음감이기에 보통 절대음감이라 하면 기준을 12평균율에 의거한 절대음감을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이거만 있어도 모든 음악을 무리없이 분석해낼 수 있다.

그러나 어릴 때 피아노를 배웠다면 한번 쯤은 가져볼만한 호기심이 있다. "미와 파, 시와 도 사이에는 검은 건반이 없는데, 정말 그 사이에는 음이 없는걸까?"

어릴땐 잼민이들의 머리가 아프지 않게 그냥 없다 라고 퉁치지만, 없을리가. 가장 보편적인 12평균울 사이에 음들, 즉 정해진 진동수=헤르츠 단위(hz) 사이사이에 위치한 이 음들을 우리는 "미분음" 이라 부른다.

자, 내가 말하고 싶은 절대음감 위의 절대음감이란 바로 여기서 나온다.

12 평균율을 기준으로 한 절대음감이 아닌, 진동수 단위의 미분음을 구분할 수 있는 절대음감 }

상상만 해도 어지럽지 않은가? 12개의 음을 구분하는거 만으로도 신기에 가깝게 보이는데, 그 사이 음까지 절대로 구분하는 미친 사람들이 있다니.

그러나 인간은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동물이다. 특히나 특정 악기를 다루는 사람들이 이 절대적인 미분음의 구분에 관해서 굉장히 민감하다.

원래는 모차르트를 예로 들으려 했는데, 예민한 상대음감이라는 썰도 있어서 이건 접고, 이 미분음들의 차이를 잘 캐치해내는 사람은 주로 현악기 주자들, 그 중에서도 그 진동수 차이가 미묘하고 음색이 날카로우며 악기의 울림통과 귀가 극단적으로 가까운 바이올린 주자들에게서 자주 나타난다.

tjsK9v8-violin-wallpaper.jpg 절대음감. 그리고 그 위의 절대음감.
 

바이올린은 보다싶이 활을 켜는 손의 반대손은 줄을 잡아서 그 음을 조절하는데, 이미 평균율로 튜닝이 되어있는 건반악기류와 달리 손가락으로 줄 1mm 씩 미세한 조절이 가능해서 미분음들을 내기에 최적화 되어있다.

따라서 어느정도 구실이 갖춰진 오케스트라의 악장(:주로 바이올린 파트에서 연주자로서 오케스트라를 리드하는 사람) 같은 경우엔 악기 특성상 이 음감에 대해 악단의 지휘자보다도 예민한 경우가 종종 있다.

또한 같은 현악기 류인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와 그 뿐만 아니라 몇몇 기타리스트들과 하프 주자들도 이런 미분음 음감에 대해 굉장히 예민하며, 주로 이런 경우 주변에선 인간 튜너가 되는 경우가 많다. 몇몇 미분음까지 확실하게 구별할 정도로 음감이 너무 좋아서 사람 자체가 기준이 되는 것이다.

그럼 이 미분음까지 구별하는 절대음감은 어디서 쓰나? 슬프게도, 굉장히 간지나게 설명했지만 사실 그렇게 많은 곳에서 쓰이지는 않는다. 일단 12평균율 정도만 구별하는 절대음감이면 대부분의 과제들은 해결이 될 뿐 더러 투머치한 음감은 위에 말했듯 곡을 너무 수직적으로 생각하게 유도해 오히려 연주에 방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분음을 구별하는 사람이 엄청나게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경우가 있긴 한데, 바로 고전 시대 이전, 바로크 부터 그 이전의 고음악들을 현대의 개량된 악기가 아닌 당시 갬성 그대로 복원하는 원전연주를 할 경우 엄청난 우대를 받는다.

그 까닭이라 함은, 원전연주는 현대의 평균율과 미묘하게 피치가 차이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단위가 반음계보다 좁은 경우또한 많아서 일반적인 평균율 절대음감으로 톤을 일일히 맞추기 쉽지 않은데, 이때 미분음이 구별가능한 절대음감을 이용한다면, 적어도 피치를 맞추는 시간을 엄청나게 절약해서 곡의 완성도를 훨씬 끌어올릴수 있기 때문이다.


3. 결론

글솜씨 때문에 약간 흐지부지 마무리 됐지만, 어쨋든 말하고 싶은건 절대음감또한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사람마다 차이가 있는 형태로 존재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추가로 덧붙이면 상대음감이나 따로 음감을 정의하지 않는 사람또한 미분음 자체를 구별할 수 있는 민감한 음감을 가질 수 있다. 다만 절대음감처럼 그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하기가 어려워져서 이럴 경우에 정말 애매한 재능으로 남는 것이다.

그러나 필자가 말하고 싶은건, 음감은 트레이닝으로 충분히 단련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대부분 어렸을 때 하는게 효과적이고, 필자 또한 어릴 때 받은 교육을 통해 절대음감을 가지게 되었지만 시간을 투자만 한다면 누구든지 절대음감을 가질 수 있다는게 내 생각이다. 심지어 노력을 안한다면 절대음감이 있었다가 사라질 수도 있다.

이는 타고난 음감도 영향이 있지만, 결국 음 체계와 평균율을 머리속에 개념화 시키는 것에서 절대음감이 출발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3줄 요약>
1. 절대음감은 12평균율에 의거하여 소리의 높이를 음이름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2. 그런데 절대음감 중에서도 12평균율 사이의 음인 미분음들을 구분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3. 실생활에서는 많이 쓸모 없지만 전공 분야에서는 충분히 대우받을 수 있고, 무엇보다 간지가 난다.


마무리로 원전연주 떡밥이 나왔으니 간지나는 바로크 시대 곡 하나 추천해주고 가겠다.




G. F. Händel - HWV. 232 "Dixit Dominus", No. 10 "Gloria Patri, et Filio"

2 Comments
가나다fkfkfk 2021.09.30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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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릴라드 2021.09.30 23:36  
도 하나 외우고 있어서 그걸 기준으로 추적만 가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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