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 의원들이 콘서트 한번 열고 단체로 사퇴한 사건
사진으로 담는 것으로도 부족한 이탈리아 물의 도시 베네치아.
도시 전체와 석호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기도 한데
1989년.
영국의 전설적인 록밴드인 핑크 플로이드가
베네치아에서 공연한 일이 있었다.
1967년 데뷔해 70년대 전성기를 지나
몇번의 멤버교체가 있었음에도 당대 최고의 밴드 중 하나였던 핑크 플로이드가
이탈리아 베네치아 산 마르코 광장에서 공연한다는 소식에 전세계가 흥분했지만
베네치아 주민들은 이에 격렬하게 반대했다.
이미 수많은 관광객들로 인해 파괴되는 문화재가
콘서트 관중들 때문에 얼마나 더 손상이 될지 알 수 없었기에
베네치아 담당자는
"그들이 록 공연을 하고 싶으면 산 마르코 광장이 아니라 축구장에서 해야 한다"
라며 그들의 공연을 격렬하게 반대했다.
수많은 갈등 끝에 베네치아 시 문화재청장과 공연 담당자는
밴드의 최대 음량을 100에서 60데시벨로 낮추고
산 마르코 광장에서 약 180m 떨어진 수중에 부유식 무대를 만들어 공연하는 것으로 합의
수많은 관광객들과 관중들이 공연이 시작되기 전인 대낮부터 모여들었다.
공연이 시작된 밤에는 그 열기가 더 뜨거워졌고
이 콘서트는 전세계 20개국 이상에서 1억명의 시청자들에게 동시 송출되었다.
참가자들은 당시를 인생 최고의 콘서트라고 했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관광객들이 마구잡이로 버리고 간 쓰레기들은 물론이고
공공화장실이 없어 그들이 흘린 오폐물까지,
베네치아는 난장판이 됐고 결국 주민들은 시장과 시의회를 소집해
공연을 허가하고 시를 난장판으로 만든 시장과 의회의 사임을 외쳤고
주민들이 원하는 대로 그들은 사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