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미스터리 > 미스터리
미스터리

전설의 에어캐나다143 "Gimli Glider" 불시착 사건

안지영 9 1525 16 0
1983년 7월 23일


애어캐나다143편(기종: 보잉767)은 41,000피트(12,500미터) 상공에서 순항중이었음.

기장은 피어슨. 비행시간 15,000시간이 넘는 경력자. 부기장은 퀸탈. 비행시간 7,000시간이 넘는 부기장으로써는 상당한 경력자.


그러다가 갑자기 연료계통 관련 경고가 들어옴. 조종사들은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고 리셋함.

그런데 연료압 관련 경고가 또 들어옴.

당시 연료게이지는 고장으로 미작동. 비행관리컴퓨터에 입력된 연료량에 의하면 아직 반이 넘는 연료가 남아있어야 했음.

그러다 갑자기 왼쪽 엔진이 꺼짐.

조종사들은 급히 가까운 공항을 찾으며 하강을 시작.

35,000피트를 지나 하강 중 오른쪽 엔진마저 꺼져버림.



조종사들은 모든 엔진이 꺼졌을 시 대처법을 매뉴얼에서 찾아보았으나 매뉴얼에 그런 내용은 없었음.


설상가상으로 엔진이 꺼지면서 계기판 및 조종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상태.

비상용 터빈을 작동시켜서 일부 기능을 겨우 되찾음.


이제 활공을 해야하는데 해당 항공기에는 활공에 필요한 수직 속도계가 없었음. 공속만 가지고는 이상적인 활공 속도 계산이 불가.


다행히 기장은 글라이더 조종 경험이 풍부하여 일반 조종사들이 모르는 활공 테크닉에 능통한 사람이었음.


활공 거리를 최대로 늘려야만 착륙할 장소의 선택지가 늘어나므로 이건 생사를 가르는 문제였음.


해당 항공기의 승객들은 정말 운이 좋았던거지. 뭐, 애초에 그 비행기에 탄 것부터 운이 없었긴 한거지만.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추측하여 항공기의 속도를 220노트로 맞추고
고도는 백업 계기판에서, 수평거리는 관제사들로부터 정보를 얻어서 활공비율 및 현재 고도에서 활공가능한 거리를 계산함.


착륙 장소를 물색하던 중 부기장이 공군에서 복무시 근무지였던 "김리 기지"를 제안함.

활공시에는 착륙시 실수하더라도 선회 후 재시도가 불가능하므로 익숙한 착륙장소일수록 더 안전함.


그만큼 실수할 가능성이 낮아지니까.

그런데 부기장도 관제사들도 김리 기지 활주로의 일부가 레이싱 트랙으로 용도변경된 사실을 몰랐던거임.



당시 김리 서킷에서는 레이싱 이벤트가 진행중이었고 관객들과 차가 가득했음.


이 사실을 전혀 모르는 조종사들과 관제사들은 김리 기지에 착륙하기로 결정.


착륙 시도 중 백업 터빈만으로는 유압이 충분치 않아 충분히 속도를 줄이지 못한다는걸 깨닳음.

360도 선회를 고려해봤지만 활공거리가 부족해서 불가능하다고 판단함.


이에 기장은 글라이더 조종 경험을 살려 "포워드 슬립"이라는 고급기술을 시전, 속도를 줄임.



이제 관객들로 가득한 서킷에 착륙하게되는 에어캐나다143편.


설상가상으로 항공기의 엔진이 꺼진 상태라 아무런 소음이 없어 관객들은 항공기의 접근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음.


정말 운빨 하나로 사람들이 없는 구간에 착륙.


이때 조종사들은 착륙지점으로부터 3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자전거를 타던 아이들의 공포에 질린 얼굴을 봤다고 함.


이때 정말 종합적으로 운빨이 엄청났음. 이 항공기 승객들과 당시 서킷에 있었던 관객들은 평생 운 이날 다 썼을거임.


력이 없으니 중력만으로 랜딩기어를 내렸는데 힘이 부족해 전방 랜딩기어가 락이 되지 않음.


착륙하자마자 브레이크를 최대로 잡아서 타이어 두개가 터지며 락이 되지 않은 앞쪽 기어가 접혀버림.


활주로는 레이싱 서킷으로 바뀌면서 중간에 가드레일이 설치되었었는데,

기어가 접히면서 동체가 이 가드레일에 마찰을 시작.
덕분에 마찰력으로 제동거리가 확 줄어듬.

조금만 더 앞으로 갔었으면 관객들이 가득한 섹션에 그대로 쳐박았을텐데, 이 마찰력 덕분에 대형참사를 면함.


전방 랜딩기어가 정상적으로 락이 되었거나 서킷에 가드레일이 없었다면 어땠을지 상상도 하기 싫음.


향후 사고조사에서 연료계기판 문제와 환산실수의 복합적인 이유로 연료가 필요량의 절반도 주유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짐.


당시 보잉 767은 캐나다에서 최초로 메트릭 단위를 사용하는 항공기종이었음. 따라서 조종사들과 정비사들 모두 메트릭 단위에 익숙치 못했음.


그리고 767은 비행엔지니어를 없애고 기장, 부기장만으로 비행을 가능하게 만든 최초의 항공기종들 중 하나였음.


조종사들은 42,900파운드(22,300킬로그램) 의 연료가 필요하다고 계산했었음.

기장은 이 숫자를 비행관리컴퓨터에 입력했지만, 실제 연료량은 10,100킬로그램에 불과했지.


이후 기장과 부기장은 각각 6개월과 2주의 징계를 받음. 해당 항공기 정비를 했었던 세명의 정비사들도 징계조치.


하지만 2년후 기장과 부기장에게는 어려운 상황에서 사상자 없이 항공기를 안전히 착륙시킨 공로가 인정되어 훈장이 수여됨.


수많은 파일럿들이 시뮬레이터로 같은 시나리오에서 착륙 시도를 해봤지만 대다수는 추락하였음.


여담으로 피어슨 기장은 에어캐나다에서 10년 근무 후 아시아나로 이적, 95년까지 비행하다 은퇴함.


단순한 실수 하나로 벌어진 사건이지만.
기장이 글라이더 조종 경험이 없었더라면.
기장이 "포워드 슬립"이라는 고급 글라이딩 기술을 몰랐었더라면.
부기장이 김리 기지에서 복무하지 않았었더라면.
전방 랜딩기어가 락이 되었었더라면.
김리 기지 활주로에 가드레일이 설치되지 않았었더라면.

이 어느 하나라도 어긋났으면 대참사로 끝났을텐데 정말 모든게 이렇게 맞아떨어지다니...

진짜 억세게 운이 좋았던 케이스.

9 Comments
케찹머겅 2018.07.09 00:20  
살 놈 살

럭키포인트 99 개이득

출렁덩이 2018.07.09 00:21  
thank you

럭키포인트 492 개이득

네임리스 2018.07.09 09:38  
우리나라 였으면다 죽음

럭키포인트 186 개이득

리만 2018.07.09 10:19  
와우...

럭키포인트 93 개이득

도도맴 2018.07.09 10:45  
포워드 슬립이 동체 쪽을 앞으로 보게해서 바람을 크게 맞아 저항을 일으켜서 속도 줄이거나 고도 떨구는데 아주 효과적임. 근데 글라이더나 아크로바틱 항공기 등에서 보통 사용하는 매뉴버이고 보잉 에어버스 같은 에어라이너는 저 기동을 할 수 있도록 설계가 되어잇지 않음. 멋있는 결단이었던 것 같음. 근데 관제사가 김리 비행장에 행사있다는 그런 정보를 주진 않았나보네. 계속 라디오교신하는데

럭키포인트 139 개이득

양태 2018.07.10 23:17  
[@도도맴] 그런데 부기장도 관제사들도 김리 기지 활주로의 일부가 레이싱 트랙으로 용도변경된 사실을 몰랐던거임

라고써잇넹...

럭키포인트 174 개이득

도도맴 2018.07.11 00:24  
[@양태] 그렇네요ㅠ 난독증 죄송합니다
어너도 2018.07.09 16:38  
whoop whoop pull up

럭키포인트 110 개이득

트리와크로스 2018.07.09 17:31  
톰행크스 주연 영화랑 비슷하네. 허드슨강 실화

럭키포인트 65 개이득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