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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분신사바 or 위자보드 2 - "꼬대각시 놀이"

BusterPosey 0 776 6 0
꼬대각시놀이

앞서 살핀바와 같이 '꼬대각시놀이'는 춘향이놀이와 거의 같은데 충남지역에서 특히 주문의 내용이 달라 이런 명칭이 붙은 듯 합니다.

보통 비교적 한가한 보름 명절에 처녀나 갓 시집온 색시들이 모여서 놀 때면 으레 꼬대각시놀리기를 했는데, 곧 신명(神明) 좋은 사람을 술래로 삼아 방 가운데에 앉히고, 다른 사람들은 그 주변에 빙 둘러 앉아 손을 모으고 다음과 같은 노래를 부르며 꼬대각시 혼령을 부릅니다.

특히 충청남도의 주문방법은 매우 자세히 전승되고 있습니다. 다음의 내용입니다.

 “꼬대각시 불쌍하다. 한 살 먹어 어매 죽고, 두 살 먹어 아배 죽어, 세 살 먹어 걸음 배워, 네 살 먹어 삼촌 집에 들어가니, 삼촌은 들이치고, 삼촌댁은 내리치네, 그럭저럭 십오세가 되니께, 중신애비 문턱 달랑 들랑, 2·9·18, 18세에 시집을 갔더니 고자낭군 얻어주네, 삼일날이라고 부엌에 내다보니 솥인가 쌀독인가 거미줄만 엉기 생키여, 양지 영지 영고사리, 은지 은지 은고사리 꺾어다가 내려가는 시냇물에 닦아서 시아버지(시어머니·시누이님) 진지 한 상 받으세요. 에라 이년 네년이 밥 해 주는 것 안 먹겠다. 아이 담담 서룬 지고, 이런 설움이 어딨을까!” 

이런 주문을 계속 외우면 꼬대각시의 강림이 술래가 쥐고 있는 인형, 방망이, 대나무 등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간혹은 두 손에 씌운 버선을 통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물건은 신령이 임재하기 좋은 매개물이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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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강림하면 놀이의 주체인 호기심과 궁금증이 많은 혼인 적령기의 처녀나 갓 시집간 각시들은 제각기 “혼인을 가겠는가?”, “언제 혼인하겠는가?”, “아들은 언제 낳겠는가?” 등을 빙의가 된 술래에게 묻습니다.

한동안 놀이를 하다가 중단하려면 찬물을 가져다 뿌리거나, 왼쪽으로 넘어뜨려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꼬대각시신령을 술래의 몸에서 내보내지 못하게 되는데 이는 서양의 [위자보드]에서 작별인사를 절대로 해야하는 법칙과도 유사합니다. 

또한 비슷한 놀이가 경상남도에도 전해지는데 여기서의 주문은 “비계태상외상 일거지 천지지황 감동하옵소서, 아무생에 난 누구 널음을 받아 주옵소서!”, “흥해장군, 흥해군왕, 청해장군, 청해군왕 내리려고 하시거든 대장군아 어깨 짚고 소매잡고 살살 내리소서!”라고 합니다 (* 지역에 따라 방망이놀리기, 무안목포연자씨 놀리기 등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2014년의 논문중 발췌한 춘향이놀이와 꼬대각시놀이의 비교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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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듣기에도 굉장히 위험천만해 보이는 놀이입니다. 아래 영상은 이 꼬대각시를 기억하는 충남 공주시 신풍면 평소리와 선학리에서 이 원형을 기억하는 분들이 있어 재현한 영상입니다.

충남 공주시 신풍면 꼬대각시 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25XYoZW7Vxs

서두에 소개했듯 이런 전통문화는 일제강점기와 70년대를 거치면서 구분없이 사라졌습니다. 2014년 논문의 저자인 한서희선생은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정월에 여성들이 방안에 모여 앉아 ‘춘향이 신’을 불러놓고 노는 일종의 강신놀이로 주술적 특성을 지니고 있는 ‘춘향이 놀이’는 2001년부터 2003년까지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실시한 전국의 세시풍속 조사 작업에서 그 실체가 분명히 드러나게 되었다.

그러나 이처럼 놀이의 실체에 대한 조사보고가 늦게 이루어지다보니, 자연히 ‘춘향이 놀이’에 대한 연구성과 또한 미진하다. 그나마 최근 박진태와 정형호의 논의가 이루어지면서 ‘춘향이 놀이’의 성격과 의미에 대한 이해가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주술적 성격이 진짜로 강해 위험하다면 하면 안되겠지만, 이와 별개로 분신사바나 위자보드처럼 한국형 공포영화의 소재로 매우 적합한 소재같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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