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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딘의 저주

개집아들 0 1572 1 0

온딘은 물의 정령이다. 다른 정령과 마찬가지로 온딘 역시 매우 아름다웠을 뿐 아니라, 영원히 늙지도 죽지도 않는 존재였다. 온딘은 홀로 있을 때는 불멸의 존재였다. 그러나 그녀가 인간을 사랑하고 그의 아이를 낳게 되면 그녀는 불멸과 아름다움을 잃어버리는 운명을 가지고 있었다.

 

잔혹한 운명의 예언에도 불구하고, 온딘은 아름다운 젊은 기사 로렌스를 만나서 사랑에 빠졌고, 그와 영원히 함께 하겠다는 맹세를 나누고 그의 아내가 되었다. 불멸의 삶을 사랑과 바꾼 것이다. 운명의 예언대로 첫 아이를 낳고 나자 젊고 아름다웠던 온딘도 나이를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의 젊음이 사그라드는 것과 동시에 그녀에 대한 남편의 관심도 사라져갔다.

 

그러던 어느 날, 온딘은 다른 여인의 품 안에서 잠든 남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소중한 사랑의 맹세를 휴지조각처럼 날려버린 남편에게 분노한 그녀는 배신감에 몸을 떨며 그에게 저주를 내뱉는다.그것은 살아있는 동안 매일 함께 눈을 뜨고 함께 숨을 쉬겠다는 맹세를 어긴 댓가였다.


 “굳건한 사랑의 맹세를 저버린 자여, 매일 아침 눈을 뜰 때 나와 함께 숨을 쉬겠다는 맹세를 잊은 자여, 그대는 이제 다시는 매일 아침 나와 함께 숨을 쉴 수 없을 것이리라. 매일 밤 잠이 들게 되면, 당신은 숨쉬는 것을 잊을 것이오, 다시는 깨어날 수 없을 것이리라.”

- 독일의 전설, ‘온딘의 저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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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설 속에서 우리는 두 가지를 읽어낼 수 있습니다. 바로 사랑이란 불로불사(不老不死)의 삶조차도 기꺼이 내던져버릴 만큼 강력하다는 것과, 그런 사랑에 배신당한 이의 절망은 이제껏 목숨보다 더욱 사랑했던 이에게 끔찍한 저주를 서슴없이 내리게 한다는 것이죠. 온딘의 저주가 오랫동안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던 것은 이 두 가지 사실은 예전 사람이나 현대인들이나 모두 동의한다는 뜻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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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사람들은 호흡이란 자율신경이 조절하는 것으로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아도 저절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우리는 살아가면서 특별히 ‘숨을 쉬어야지’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일부러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도 숨은 자연스럽게 쉬어지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호흡이 심장 박동처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는 것만은 아닙니다. 심박동은 생각만으로 빠르게, 혹은 느리게 조절하기는 힘들지만 호흡은 어느 정도 가능합니다. 원한다면 어느 정도까지는 숨을 참거나 혹은 몰아쉬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호흡은 전적으로 자율신경에 의한 것이 아니며, 때로는 수의적으로 조절이 가능하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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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적으로 연구된 바에 따르면 수의적인 호흡은 대뇌피질이 관장하지만, 불수의적인 호흡은 뇌교와 연수가 관장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뇌교에는 호흡조절중추(Pneumotaxic center)를 통해 혈중 이산화탄소의 농도에 따라 호흡을 조절하고, 연수는 배측과 복측 호흡중추가 있어 호흡 기능을 조절합니다. 뇌교와 연수는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입니다. 우리가 인위적으로 숨을 쉬려고 생각하지 않아도, 저절로 움직인다는 것이죠. 의식이 있을 때는 수의적인 호흡이 가능합니다. 잠이 들거나 의식을 잃게 되면 수의적인 호흡은 불가능해지지만, 자율적인 호흡이 가능하므로 의식하지 않아도 숨은 계속 쉴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뇌교나 연수 등 호흡을 조절하는 기관이 손상을 입는 경우, 이것이 불가능해집니다. 이런 경우, 깨어 있을 때는 대뇌가 의식적으로 호흡을 조절할 수 있지만 잠이 들게 되면 의식의 통제를 벗어나므로 호흡이 멎는 것이죠. 이런 현상을 ‘불수의적 무호흡 증후군' 즉, ’온딘의 저주‘라고 부른답니다. 대뇌의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이 호흡조절중추 부분에서 일어나는 경우, 온딘의 저주가 현실화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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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파울라 테이제이라(3세)는 온딘 증후군(Ondine Syndrome)이라 불리는 희소질환을 앓고 있는데요.

이 병명은 물의 정령 님프 온딘(운디네 Undine)이 어느날 남편이 다른 여인과 잠드는 것을 본 후 다시는 깨어나지 못하게 하는 저주를 건 것에서 유래됐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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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병은 호흡을 관장하는 뇌 부위에 손상이 생겨 수면 중 갑자기 호흡이 멎는 증상인데요. 전 세계적으로 1200명 정도가 이 병을 앓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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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라는 유치원에 갈때도 인공호흡기를 휴대하고 등원한다고 하는데요. 잠깐이라도 잠이 드는 경우를 피해야 하기 때문에 매순간 부모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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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의사들은 파울라를 위해 좀 더 편안하고 안전한 호흡법을 찾고 있다고 하는데요.

현지 의료진은 온딘 증후군은 매우 희귀한 질환이라 진단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고 어린이, 신생아, 모유 수유중 갑작스러운 사망은 진단 되지 않은 온딘 증후근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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