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안해도…대졸 4000명에 정부가 월 150만원씩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작년 8월 청년TLO 지원자 모집을 위해 제작한 포스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강원도 소재 이공계 대학 졸업생 박모(24)씨는 2월 졸업 후 온종일 도서관이나 카페에 앉아 토익 공부를 하면서 기업 채용 공고를 뒤져보는 게 일과다. 하지만 그의 통장에 5월부터 매달 158만원이 '월급'으로 들어온다. 통계에도 박씨는 기간제 근로자, 즉 '취업자'로 잡힌다.
기록상 박씨 직장은 출신 대학 한 교수 연구실이다. 근무 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이고 업무 내용은 '논문 분석 및 실험 진행'이다. 하지만 실제 출근한 날은 석 달 중 열흘도 안 된다. 박씨는 "출근한 날도 테이블 정리나 잔심부름 정도만 한 게 전부"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는 박씨 같은 사람을 '청년TLO(기술이전전담인력)'라고 부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미(未)취업 이공계 대학 졸업생의 취업을 지원하겠다'는 명분으로 작년 도입한 청년TLO 사업이 파행하고 있다. 청년TLO는 교수 연구 보조 등의 일을 하며 대학이 가진 기술을 전수받게 돼 있지만, 대상 청년과 학교는 이를 "일 안 하고 돈 챙길 수 있는 '꿀알바'"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정부는 이 사업에 작년부터 1년여간 예산 1052억원을 투입했다. 올해는 청년TLO 4000명을 '고용'한다. 그만큼 청년 실업자 수는 줄어든다.'근무' 여건은 학교마다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본지 취재에 응한 청년 TLO들은 한결같이 "애초 기술 이전이 필요해서 지원한 게 아니긴 했지만, 학교 측이 아무런 일도 안 시켜 돈 받기 미안할 정도"라고 했다.
청년 TLO 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작년 7월 처음 도입했다. "이공계 청년의 잠재력 청년 TLO로 펼쳐보라"는 광고와 함께, 예산 468억원을 전국 67개 대학 산학협력단에 지원해 이공계 졸업생 3330명을 1기 청년 TLO로 6개월간 채용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올해 7월 말 기준 이 중 취업에 성공한 사람은 1327명. 취업률은 40%다. 2018년도 대학 평균 취업률(62.8%)보다 낮다. 그런데도 과기부는 올해 또다시 548억원을 투입해 2기 청년 TLO 4000명을 채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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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알선에 상담은 물론이고 컨설팅도 해주고, 취업 관련 박람회도 보내주고 정말 잘해줌..
근데 저사람은 진짜 꿀빨았나보다 난 회사로 출근해서 팀프로젝트 맡고 3일밤 세워 발표했었음ㅠㅠ 관련 분야 아니라 엄청 고생했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