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여성 국방장관[편집]
서구권에서 문민통제가 웬만큼 되는 나라들은 간혹 여성 국방장관(!)이 나오기도 한다.
미국의 경우 2014년 현재 국방장관은 아니지만 산하 공군장관 자리에 여성인 데보라 리 제임스가 재임 중이고, 독일도 現 국방장관이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앤으로 여성이다. 여기서 그녀의 이력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여성부 장관 → 노동부 장관 → 국방부 장관 순서대로 역임하고 있다. 즉, 독일은 군 출신이 아니라 타 부서의 장관을 역임했던 사람을 국방장관에 임명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는 과거 보헤미아 상병이 홀로 군권을 장악하여 어마어마한 난리를 쳤기 때문에, 평시에 한해서지만 국방장관이 연방대통령이나 총리 대신 군 통수권을 행사하는 무지막지한 자리.(국가가 전시상황에 돌입할 경우에는 총리에게 인계된다.) 그런데 이 국방장관이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이라는 여성이다. 그것도 가족부 장관[4]과 노동사회부 장관[5]을 거친 의사 출신이라서 문민통제에 익숙치 않은 이들에게는 "이건 해도 너무한 거 아니냐?", "선진국에서 이딴 낙하산 인사라니!" 같은 평이 들리기도 한다.
다만 이런 현상은 의원 내각제를 실시하는 정부에서는 흔히 찾을 수 있는 현상이다. 요컨데 국방부도 다른 곳과 같은 평등한 정부 부처라는 것. 게다가 의원내각제 특성상 대개 집권당 의원 중에서 각료를 뽑아야하기에 인재풀이 제한적인 탓도 있다. 더욱이 제도상 내각해산 등 내각인선의 지각변동도 잦고 연정이라도 하는 경우 다른 정당 사람에게 맡겨야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때마다 징병제를 시행하는 것도 아닌 나라에서 꼬박꼬박 적합한 군 출신자가 나타나 국방장관을 맡는다는 것이 더 어렵겠다. 어쨌든 정부 부처 중 국방부가 유난히 중요성이 강조되는 남북대치 상황하의 한국과 같은 나라에서는 굉장히 낯설어할 요소.
또 이런 장관들도 일을 못하는게 아니라 유럽통합군 창설을 제창한다거나 문민의 눈으로 군대에 부족한 복지요소에 신경을 쓰며[6] 군대에 탁아소를 설치하는 등 여러모로 세심한 면이 눈에 띄어서 크게 까이지 않는다. 폰 데어 라이엔 장관은 2014년 상반기 현재 기독교민주연합의 거물로 떠올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후계자 1순위로 꼽히고 있다.
이런 인사는, 이 글의 서두에 적힌 바와 같이, 국방장관이 그 나라에서 전시와 평시에 수행하는 일의 권한과 책임, 대통령 유고시 서열 등이, 전역 고위 장성이 맡는 게 관례가 된 나라들과 조금 다르기 때문에 가능하기도 하다. 만약 우리 나라에서 의사출신 정치가이자 임신부인 여성에게 그 자리를 맡기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면, 제도와 기대치부터 바꾸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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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다른 얘기로, 스페인의 2008년~2011년 기간 국방장관으로 재임했던 故 카르메 차콘은 30대 중반의 법학 박사 출신이었는데, 사파테로 총리의 보좌관을 지낸 남편을 만나 결혼하고는 만삭의 임산부로서 국방장관에 임명되었다. 그런데 그 배나온 여인의 몸으로 스페인군 의장대를 사열하고 산부인과 주치의를 대동한채 ISAF를 방문하는등 당찬 행보를 보이더니 노산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아들을 낳아서 국방장관 재임 중 출산이라는 전대미문의 위업(;;;)을 세웠다. 국방장관이 출산휴가를 요청하는 진귀한 뉴스에 문민통제에 익숙치 않은 대한민국의 일반인들은 그야말로 컬처쇼크를 받았다고(…)
대만에서는 중화민국군측이 차이잉원 당시 대륙위원회 주임(통일부 장관)에게 국방부장직을 제의한 적이 있었으나 차이잉원이 국방장관 직을 사양하고 입법의원(국회의원) 진출을 선언하면서 무산된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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