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배우자를 보는 느낌.blind


오늘 만난 친구 부부는 아이가 없이 잘 사는 딩크 부부이다.
딱히 아이를 갖는게 싫거나 했던 건 아니고
굳이 안 생기는 아이를 따로 의학의 도움을 받을 생각이 없어서 자연스럽게 딩크가 된 부부이다.
나는 초등학생 아이를 키우는 유부남이다.
그저 평범하게 아이에게서 행복을 느끼고
아내와 으쌰으쌰하면서 열심히 살고 있다.
그런데 오늘 친구 부부는 서로 늙어가는 배우자의 모습이 서글프다고 했다.
나는 그런 생각을 해 본적이 없어서 왜 그런지 물으니,
아이가 있는 집은 졸업과 입학과 같은 삶의 새로운 시작이 있기에 이제 더이상 새로운 시작이 없는 자신들을 이해 못하는 것 같다고 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런 것 같다.
우리의 삶에는 시작도 마무리도 있구나.
어려서는 새로운 학교로의 입학이 기대 됐고
커서는 일하게 될 직장이 기대되는 삶을 살았는데,
이제는 아이의 새로운 시작을 기대하면서 산다.
그리고 이제 약해져가는 부모님과 하나라도 더 많은 추억을 만들고자 함은,
언젠가는 부모님과의 만남도 끝이 있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구나.
사랑하는 아내의 희끗해진 머리가 오늘따라 더 눈에 들어온다.
거울 안의 내 모습도 사뭇 달라보인다.
- 우리 삶의 새로운 시작과 아름다운 마무리를 응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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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고 애새끼 낳기 싫은놈이 어디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