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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왜 살려냈냐” 울부짖을 때, 어머니는 울지 않았다

소희 12 2753 37 0


평창 동계패럴림픽 한국의 첫 메달이자 한국 동계패럴림픽 사상 세 번째 메달의 쾌거를 쓴 신의현(37ㆍ창성건설). 경기 뒤 그의 얼굴에는 메달의 환호와 함께 한국 동계패럴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놓친 아쉬움이 뒤섞여 있었다.

신의현은 11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스키 남자 15km 좌식에서 42분 28초 9를 기록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승은 41분 37초 0의 우크라이나 막심 야로프이(29)가 차지했다. 한국은 이전 동계패럴림픽에서는 은메달(2002 솔트레이스크시티 알파인스키 남자 좌식 한상민, 2010 밴쿠버 휠체어컬링)만 두 개였다.

신의현은 “목표는 금메달이었다. 초반에 체력을 비축하고 후반에 승부를 보려고 했다. 관중들의 엄청난 함성을 들으며 온 힘을 쏟았는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그는 전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바이애슬론 남자 7.5km 좌식에서는 사격에서 실수를 해 5위를 했다. 우승 후보로 꼽혔던 터라 속상해서 경기 뒤 부모님과 만나 눈물을 흘렸던 신의현은 “오늘은 안 운다. 어제는 눈물이 아니라 땀이었다”고 농담하는 여유도 보였다.

동메달을 따낸 뒤 관중 환호에 답하는 신의현(오른쪽). 가운데는 금메달리스트 우크라이나 막심 야로프이, 왼쪽은 은메달리스트 미국의 다니엘 크로센. 평창=연합뉴스

이번 결과물이 값진 건 메달 때문만이 아니다. 두 다리를 잃고도 여기까지 온 도전 정신이 그를 더욱 빛나게 한다.

신의현은 충남 공주 정안면에서 부모의 밤 농사를 돕던 건강한 청년이었다. 2006년 2월 운전 중 마주 오던 차와 정면충돌했고, 7시간이 넘는 대수술 끝에 양쪽 무릎 아래를 잘라냈다. 어렵게 생명을 건졌지만 3년 동안 방에만 틀어박혔다. 

그를 일으켜 세운 건 어머니 이회갑 씨와 아내 김희선 씨였다. 사고 직후 의식이 없던 신의현을 대신해 아들의 하지 절단 동의서에 이름을 적은 사람이 바로 어머니 이씨다. 의식을 찾은 그가 사라진 다리를 보며 왜 살려냈느냐고 울부짖었을 때도 이 씨는 울음을 꾹 참은 채 다리 없이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아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지금의 신의현을 만든 가족들.왼쪽부터 아내 김희선 씨, 아들 병철 군, 아버지 신만균 씨, 어머니 이회갑 씨, 딸 은겸 양.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신의현은 재활 차원에서 시작한 휠체어 농구를 통해 운동의 즐거움을 알게 됐고 장애인 아이스하키, 휠체어 사이클을 섭렵했다. 2015년에 민간기업 최초의 장애인 실업팀인 창성건설 노르딕스키 팀에 합류한 뒤 1년 만에 세계정상급 선수로 성장했고 패럴림픽 메달까지 거머쥐었다. 

전날 바이애슬론에서 5위를 한 아들이 울자 “울긴 왜 울어. 잘했다. 잘했다”며 안아줬던 어머니 이 씨는 “너무 자랑스럽다. 메달을 떠나 우리 아들 고생한 게 너무 고맙다”고 미소를 지었다. 최근 눈이 잘 보이지 않아 가슴으로 아들을 응원한 아버지 신만균 씨도 “어렸을 때부터 끈기가 대단했던 의현이가 장한 일을 해냈다”며 흐뭇해했다. 신의현의 딸 은겸 양은 “아빠 짱”, 아들 병철 군은 “우리 아빠 신의현 선수 파이팅”을 외쳤다. 아내 김희선 씨는 “아이들이 다니는 공주 정안초등학교 전교생이 80여명 된다. 아이 아빠가 메달을 따면 전교생에게 아이스크림을 낸다고 했는데 약속을 지킬 생각”이라고 기뻐했다. 

13일 바이애슬론 남자 12.km 좌식 경기에서 다시 한 번 메달 사냥에 나서는 신의현은 “꼭 금메달을 딴 뒤 눈밭에 태극기를 꽂고 함성을 지르고 싶다“고 다짐했다. 그가 입상하면 한국 동계패럴림픽 사상 처음 두 개의 메달을 목에 거는 선수가 된다. 어머니 이 씨는 ”어제는 5등, 오늘은 3등이니 1등만 남았다. 외국 대회에서도 그런 적이 있다“고 거들었다. 

신의현은 “사람이 죽으라는 법은 없다. 나도 도전을 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많은 장애인 분들도 각자 도전의 길을 걸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http://sports.news.naver.com/general/news/read.nhn?oid=469&aid=0000284036


12 Comments
꼴데자이언츠 2018.03.12 11:37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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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치두치세치네치뿌꾸빵뿌꾸빵 2018.03.12 12:59  
아들내미 다리 짤라라고 동의할때 지어미 가슴은 얼마나 아팠을까... 저분도 엄마한테 저말한거 두고두고 후회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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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in9102 2018.03.12 13:07  
[@한치두치세치네치뿌꾸빵뿌꾸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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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비 2018.03.12 14:55  
[@한치두치세치네치뿌꾸빵뿌꾸빵] 역시 개구리좌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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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인 2018.03.12 13:02  
멋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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얃옹천사 2018.03.12 13:34  
엄마는 나에게있어서 못하는게 없어 평생동안 슈퍼우먼이였으면 좋겠다 엄마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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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진 2018.03.12 14:25  
ㅅㅂ 애색기들 패럴림픽은 안보는데 한번이라도 보고 판단해라 진짜 인간 승리자들은 이분들이다. 난 일반인이 금메달따도 그냥 우와~~이정도였는데 저분들이 메달 따면 진짜 얼마나 연습하고 고생했을까 스스로 생각하게 되더라 일반인들이랑 장애인분들 메랑의 색 가치 절대 다르지않다 그들이 흘린 땀방울 까지도 제발 관심좀 줘라 올림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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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COSTE 2018.03.12 16:39  
[@유시진] 여기 패럴림픽 무시하는 사람없는데
왜 혼자 빡쳐서 이래라 저래라 명령조로 말씀하시는지 ㅋㅋㅋ 좋게좋게 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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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진 2018.03.15 11:16  
[@LACOSTE] 여기있는 사람한테만 말하는게 아님 전국에있는 사람들한테 말하는거임 올림픽할때는 하루에 올림픽 글만 수백개씩 올라왔음 근데 지금은??? 방송사도 문제임 와 차별하면서 빙송시간 적게 하는거임????
장동민 2018.03.12 14:29  
한평생 부모님에게 후회없이 사는 사람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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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휄휄 2018.03.12 16:40  
방송좀 해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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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VAL 2018.03.12 19:18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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