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는 둘째치고
나 상병때 공지합동훈련 나갔을 때
훈련장 초소근무 나갔는데 보직이 일반차량 정비병이라
땅개애들이랑 장갑차랑 포병들 훈련 집중하라고
폭탄 근무를 장갑차 정비병이랑 같이 섯다.
근무시간이 남들 기상전 5시에 나가서
남들 취침전 9시쯤 복귀.
초소가 몇군데 있는데 내가 근무했던 초소는 거리도
멀어서 레토나로 직접 태워줌 진짜 있는거라곤
초소 길바닥 나랑 장갑차 정비병 제외하곤 산길과
풀숲 나무 뿐인곳이라 지겹지만 나름 좋았다 9시까진
아무도 안오니 번갈아 가며 낮잠 자고 노가리 까고
CD플레이어 챙겨와서 노래듣고
담배도 태우고 밥시간 되면 레토나 와서 비닐 주먹밥
던져주고 가고 그렇게 시간 때우다
훈련 3일차때 8시쯤 깜깜해지고 곧 끝난다고
실실 거리고 있는데 진짜 초소 앞 10~15m 거리
풀숲에서 뭐가 부스럭 거리면서 불쑥 나오는데
맷돼지더라 진짜 쓰바 얼마나 큰 놈인지 나랑
장갑차 정비병 둘다 굳어버림 돼지쉑도 우릴 봤는지
이쪽으로 오는데 실탄이라도 있음 쏘기라도 했지
빈탄창 끼우고 있고
호국열사의 심정으로 총검술 펼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지리겠더라 우리가 선택한 방법은
하나 밖에 없었음 초소 지붕에 올라가는 것
올라가서 레토나만 오매불망 기다렸다.
시간 되고 레토나 불빛 비추며 다가오니
맷돼지가 놀래서 도망가고 근무교대 하는 애들한테
전파해주고 아무 일없이 숙소로 돌아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