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억원 작품' 올라탄 아이들…영문 모른 아빠는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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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5.05. 오후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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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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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영상을 한 번 보시죠, 미술관에 온 아이가 작품에 올라탔습니다. 그리고 무릎으로 문지릅니다. 아버지는 말리지 않고 되레 카메라를 꺼냅니다. 전시물은 한국화의 거장인 박대성 화백의 작품이었습니다. 작품 하나에 1억 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박 화백 입장에선 단단히 화가 났을 것 같은데, 어떻게 정리됐는지 백민경 기자가 정리해드립니다.

[기자]

열 살 남짓한 남자 아이가 전시실에 들어옵니다.

길게 늘어뜨린 작품이 신기한지 다가와 작품에 올라탑니다.

손으로 까만 글자를 만지기도 하고 마법의 양탄자인 양 무릎을 찧기도 합니다.

그러다 못해 작품 위에 벌렁 눕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뒤늦게 따라 들어온 아이들의 아버지, 아이를 말리기는커녕 사진을 찍어줍니다.

영상 속 아이들이 올라탄 작품입니다.

약 20m가량의 두루마리 형태인데, 자세히 보면 아이들 손자국과 발자국이 그대로 남았습니다.

한국화 거장이라고 불리는 박대성 화백의 작품입니다.

통일신라의 명필인 김생의 글씨체를 따라 쓴 걸로 작품 하나가 1억 원이 넘습니다.

액자에 넣기 어려울 정도로 작품이 크고 관람객과 거리를 좁히려고 당시엔 안전선을 쳐놓지 않았습니다.

CCTV를 확인한 미술관 측은 즉시 이 가족을 찾아나섰습니다.

미술관의 항의에 아버지 A씨는 "작품을 만져서는 안 되는지 몰랐던 것 같다,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박 화백에게도 미술관을 통해 여러 차례 사과를 전했습니다.

박 화백은 아이가 악의 없이 한 행동인 만큼 선처해 달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박대성/화백 : (올라타기까지 했는데.) 그래그래 그게 애들이지 뭐, 답이 있나. 우리 애들도 그래. 애들이 뭘 압니까, 어른이 조심해야지. 그래서 더 이상 얘기할 것 없다고 그랬어.]

작품도 복원하지 않고 그대로 전시하기로 했습니다.

[박대성/화백 : 자국이 남아있다고는 하는데, 그것도 하나의 역사니까 놔 둬야지. 복원도 할 수 있는데 그럴 생각은 없습니다.]

(영상그래픽 : 한영주)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tbc.co.kr) [영상취재: 이병구 / 영상편집: 김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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