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쭐 덜 났다"…배고픈 형제에 '공짜 치킨' 준 점주가 최근 한 일

입력
수정2021.03.16. 오전 10:40
기사원문
류원혜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사진=박재휘 '철인7호' 홍대점 대표 SNS
가정 형편이 어려운 형제에게 무료로 치킨을 대접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돈쭐'(돈+혼쭐)이 났던 치킨 프랜차이즈 점주가 훈훈한 근황을 전했다.

지난 15일 박재휘 철인7호 서울 홍대점 대표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장문의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공개하며 전국 시민들로부터 돈쭐났던 후기와 따뜻한 소식을 알렸다.

박 대표는 "최근 언론 보도 이후 전국 각지에서 셀 수 없이 많은 분들의 응원과 칭찬, 감당하지 못할 만큼 많은 관심으로 꿈만 같은 날들을 보내며 바쁘게 지내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2월25일부터 후원목적으로 넣어주신 주문으로 생긴 약 300만원과 후원금 약 200만원(소액봉투 및 잔돈 미수령),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제 돈 100만원을 보태 총 600만원을 3월15일자로 마포구청 복지정책과 꿈나무 지원 사업(결식아동 및 취약 계층 지원금)에 기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건 제가 하는 기부가 아니라 전국의 마음 따뜻한 분들이 하시는 기부"라며 "제가 여러분을 대신해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자신의 선행에 대해 "결코 어떠한 대가를 바라며 행한 일이 아니었기에, 제가 받는 관심과 사랑이 겁도 나고 큰 부담으로 느껴지기도 한다"며 "하루에도 몇 번씩 '내가 과연 이렇게 박수받을 만한 일을 한 게 맞나'라는 생각이 든다. 누구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요즘 힘든 소식들이 많은 세상에서 제가 그 형제를 만났던 날이 유독 눈에 띄었던 것 같다"며 "1년 가까이 저를 잊지 않고 제 마음에 답해 준 형제에게 제가 더 감사하다. 언젠가 다시 만나고 싶다. 본사도 협조해 형제를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끝으로 더 이상의 돈쭐은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시간 이후로 후원목적 주문은 거부 처리하고 따뜻한 마음만 받겠다"며 "여러분 덕에 큰 용기 얻었다. 앞으로 실력, 맛, 서비스로 인정받는 치킨집 사장 박재휘가 되겠다. 정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아직 돈쭐이 덜 나신 듯", "날개 없는 천사가 바로 이 분인가요", "대단함을 넘어 존경스럽다"는 등 칭찬과 응원의 댓글을 달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왼쪽), 박재휘 대표 SNS
앞서 한 고등학생 A군은 지난 1월 철인7호 본사에 감사의 손편지 한 통을 보냈다. 이 편지에는 A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일하던 음식점에서 해고된 뒤 생계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고백이 담겨있다.

편지에 따르면 A군은 어릴 적 부모를 잃은 뒤 할머니, 7살 어린 남동생과 함께 살며 가장 역할을 해야 했다. 그는 택배 상하차 업무 등으로 생활비를 벌었다.

A군은 치킨이 먹고 싶다는 동생을 데리고 집 근처 가게를 전전했지만, 주머니에는 5000원뿐이었다. 이때 박 대표가 가게 앞에서 쭈뼛거리는 형제를 가게로 들어오라고 했고, 2만원 어치 치킨을 대접한 뒤 돈을 받지 않았다. 이후 박 대표는 A군 동생이 형 몰래 몇 차례 더 찾아올 때마다 치킨을 대접하고, 미용실에서 머리도 깎아줬다.

A군은 "처음 보는 저희 형제에게 따뜻한 치킨과 관심을 주신 사장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앞으로 성인이 되고 돈 많이 벌면, 저처럼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며 살 수 있는 사장님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이 사연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알려졌고 박 대표의 선행에 감동 받은 누리꾼들은 '돈쭐'내 줘야 한다며 주문하기 시작했다. 선물, 성금, 응원 전화 등 박 대표의 선행을 격려하는 물결도 이어졌다. 일부는 "멀리 살아서 주문만 한다. 치킨은 먹은 걸로 하겠다"며 리뷰를 남겼다.

이에 철인7호 프랜차이즈 대표는 "점주님의 선행에 감동받아 영업에 필요한 부분을 지원해 드렸다"며 "제보해주신 학생과 연락이 닿는다면 장학금 전달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부동산 투자는 [부릿지]
▶조 변호사의 가정상담소
▶줄리아 투자노트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