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불쌍하게 생각하려해도 안불쌍해" 양모의 충격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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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2.17. 오후 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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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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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불쌍하게 생각하려고 해도 불쌍한 생각이 들지 않는다. 화를 내서 음식을 씹으라고 해도 말을 듣지 않는다’고 얘기했다.”
학대로 숨진 정인양 양부모의 살인 혐의 재판에 나온 홀트 소속의 직원 A씨는 17일 과거 정인이 양모의 발언을 전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16개월 된 입양 딸 정인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에 대한 첫 공판이 열린 날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 앞에 학대로 숨진 아동들의 사진이 걸려 있다. 김성룡 기자
정인이 입양 관련 업무를 한 A씨는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신혁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3월 첫 방문 당시 아빠가 안아주거나 엄마가 아이를 어를 때 (정인이가) 적극적으로 반응했었다"고 회고했다.

A씨는 5월 가정 방문에 대해서는 "강서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학대 신고가 접수되어 저희들에게 연락이 왔고, ‘조사과정에서 입양 아동인 사실을 알게 돼 양부모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과정을 걸쳐 입양이 진행됐는지 알고 싶다’고 연락이 왔었다"면서 "당시 정인이의 옷을 벗겨 허벅지 안쪽과 배 주위의 멍 자국 등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A씨에 따르면 당시 정인이 양부는 "마사지를 하다가 멍이 들었다고 했고 아이가 잘 못 걷는 시기라 넘어지기도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양모가 화내며 입양기관에 전화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홀트아동복지회. 편광현 기자
A씨는 법정에서 경찰 수사 당시 자신의 진술을 재확인했다. 그는 "지난해 7월 18일경 양모가 화를 내며 전화를 걸어와 ‘오전에 먹던 과일 퓨레를 지금까지 입에 물고 있어요. 이 아이를 아무리 불쌍하게 생각하려해도 불쌍한 생각이 들지 않아요. 화를 내서 음식을 씹으라고 해도 말을 듣지 않아요’라고 했다”고 진술한 사실을 인정했다.

양부모가 입양 기관의 수차례 병원 진료 권유를 무시한 정황들도 나왔다. A씨는 지난해 9월 18일 양모와 통화한 뒤 양부에게 연락해 "‘양모에게 말하지 말고 일단 병원부터 가달라’고 했으나 그날 6시 병원진료 끝나는 시간에도 양부의 연락이 없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A씨에 따르면 병원 방문을 권유하자 정인이 양모는 “열은 잡혔습니다. 남편한테 따로 연락 안 하셔도 된다. 남편이 일하고 있으니 신경 쓰게 하고 싶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9월 26일에도 양모에게 '(정인이가) 잘 회복 하고 있는지' 묻자 “잘 먹고 있다. 잘 놀고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한다.

"몽고반점은 파란색, 멍은 멍처럼 보인다"
이날 재판에서 변호인은 "정인이가 손과 몸 등에 몽고반점이 많다고 했는데 실제로 그런가" 물었다. A씨는 "손과 등, 엉덩이에 몽고반점이 있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멍과 몽고반점이 구분되지 않는 정도인지" 묻자 A씨는 "몽고반점은 파란색이고 멍은 (몽고반점과 다르게) 멍처럼 보인다"며 멍과 몽고반점이 구별된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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