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서 7세 들이받은 만취 트럭운전자, 절규하는 아동父 보고 달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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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지난 23일 오후 스쿨 존에서 7세 여자아이를 차로 치고 그대로 달아난 40대 남성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사진은 24일 오전 사고가 발생한 초등학교 앞 모습. © News1
23일 오후 11시 20분경 광주 북구 양산동의 한 초등학교 인근 도로. 허모 씨(40)의 1t 트럭이 차로를 자주 넘나들며 달렸다. 앞서 허 씨는 친구들과 함께 음식점에서 술을 마셨고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겨 술을 더 마시겠다며 운전대를 잡았다.

허 씨의 트럭은 초등학교 앞을 지날 무렵 아버지(35)와 함께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 인근 편의점 안으로 들어가려는 A 양(7)을 들이받았다. 사고 지점은 초등학교 정문과 가까운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이었다. A 양은 충격으로 15m가량 앞에 떨어졌다. 달리던 트럭은 바로 멈추지 못하고 바닥에 떨어진 A 양을 깔고 그대로 통과했다. 차량 통과로 A 양은 골반과 다리를 크게 다쳤고 사고를 목격한 A 양의 아버지는 비명을 지르며 딸에게 달려갔다.

허 씨는 트럭에서 내려 사고 지점으로 가려다 A 양의 아버지가 절규하는 모습을 보자 뒷걸음질을 쳤다. 그는 A 양의 아버지가 다급하게 지나가던 택시를 세워 딸을 태우고 병원으로 향할 때도 모습을 보이지 않고 바라만 볼 뿐이었다.

허 씨는 A 양과 아버지가 눈 앞에서 사라지자 서둘러 트럭을 몰고 달아나기 시작했다. 마침 사고 지점 인근 배달서비스 사무실에 있던 B 씨(35) 등 4명은 비명 소리를 들었고 밖으로 나와 도주하는 트럭을 보자 무의식적으로 뒤쫓기 시작했다. 오토바이 4대는 시속 150㎞로 도주하던 트럭을 1.2㎞나 쫓아간 뒤에야 에워싸 붙잡을 수 있었다. 허 씨는 오토바이의 추격사실을 알아챌 수 없을 정도로 만취한 상태였다. 허 씨는 출동한 경찰에 넘겨졌다.

허 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고가 발생한 줄 알았지만 겁이 나서 달아났다”며 “A 양과 가족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에도 3차례 음주운전과 1차례 무면허 운전으로 적발된 사실이 있었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27일 허 씨를 특가법상 도주치상혐의로 구속했다. 병원에 입원중인 A 양은 의식을 회복했지만 위중한 상태다. A 양의 아버지는 경찰에 “허 씨를 엄벌해 달라”고 했다. 경찰은 B 씨 등 4명에게 표창장과 포상금을 수여할 예정이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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